"미국에서 조금씩 팔리는 것 같은데, 지금과 같이 아마존 전략을 유지하면 괜찮은 걸까?"
"일본 도쿄 신주쿠 거리에서 젊은 학생들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앳코스메에 입점하는 것으로 충분한걸까?"
"과연 중국 시장을 포기해도 되는 걸까?"
“유럽에선 어떤 국가를 가장 먼저 공략해야 할까?”
장밋빛 전망… 수출 100억 달러 기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는 K-뷰티는 이런 질문들에 직면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49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올해 100억 달러 수출도 가능하다’는 핑크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금의 추세라면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니다. 잘 나가고 있지만 중국에서 쓴맛을 봤던 K-뷰티 기업들은 불안한 점도 없지 않다. 또 더 잘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지도 궁금하다.
컨셉추얼의 양문성 대표는 뷰티 브랜드들에게 "해외 진출을 위한 단 하나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찾지 말고, 개별 시장의 진짜 소비자들을 하나하나 파고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컨셉추얼은 2007년 설립된 콘셉트 기획 전문 회사로, 중국 일본 미국 유럽 동남아 등 여러나라의 컬처 코드에 대한 비교연구를 통해 뷰티 브랜드를 브랜딩해왔다.
시장조사 제대로 해야
양 대표는 현재 뷰티 기업들이 시장조사 단계부터 실수를 범하고 있다고 큰 우려를 표했다. 예를 들어 일본 시장을 조사하기 위해 신주쿠 하라주쿠 거리에서 1020 소비자들만 만나보고 오는 것은 한국 소비자들을 파악하기 위해 명동 홍대 성수동만 조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매일 사용하는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 일본 현지 소비자들이 도쿄 시내 한복판까지 가겠습니까. 당연히 집과 가까운 근린 상권에, 역에서 내려 집으로 오는 길목에 있는 가게를 찾죠. 그런데 국내 브랜드들은 모두 번화가 드럭스토어, K-뷰티의 팝업스토어가 열린 가게에 가서 조사하고 있어요." 양 대표는 그러니 소비자 패턴에 대한 연구가 잘 될 리 없다고 했다.
소비자 패턴 연구 필수
중국 시장에서 한국의 쿠션 제품의 인기가 꺾인 것도 소비자 패턴 연구에 소홀한 영향이라고 양 대표는 지적했다. 중국에서 동영상 플랫폼이 확산되며 메이크업 튜토리얼 등의 콘텐츠가 인기를 끌었는데, 그 중 하나가 '메이크업 베이스-파운데이션-픽서'의 3 스텝이었다. 파운데이션의 대체품에 속하는 쿠션은 그 단계에서의 장점과 사용감, 사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해야 했는데, 실제로는 세 단계를 뭉뚱거린 '올인원' 콘셉트로 제품을 소개했다. 중국에선 이것을 일종의 '화알못(화장품을 알지 못하는)'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물론 모든 기업들이 그런 잘못을 범한 것은 아니다. 소비자 반응을 파악해 반전에 나선 곳도 있다. 애경산업 에이지투웨니스의 '에센스 팩트'다. 소비자들이 메이크업 베이스와 픽서 사이에 바를 제형의 파운데이션, 하지만 쿠션의 간편함을 담은 에센스 팩트는 중국 시장에서 여전히 잘 팔리고 있다.
동남아시아 진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뷰티 기업들은 '동남아는 무덥고 습윤하기 때문에 무조건 파우더리하고 매트한 제품을 내놔야 승산이 있다'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국가별로 선호하는 제품이 다르고, 소비자들도 제각각이다. 본인의 피부 타입, 취향, 소득수준에 따라 원하는 특성이 다르다.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면서 이 모든 것을 하나로 '퉁치려고' 하니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것”이라고 양 대표는 지적했다.
콘텐츠 빈약해선 안돼
"우리가 어딜 가도 잘 되는 ‘샤넬’은 아니잖아요. 그러면 진출할 시장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합니다."
이 시장은 어떤 제품을 주력으로 밀어야 할지, 새로운 제품이 필요할지, 혹은 메인으로 내세운 제품의 색상 선택폭을 넓히는 게 좋을지, 기능 선택의 폭을 확대하는 게 좋을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
양 대표는 콘텐츠의 빈약함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내 브랜드 다수는 한국에서 쓴 내용을 번역해서 들고 간다. 진출 국가의 소비자들엔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해야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 대표는 먼저, 국내기업들이 현재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과 브랜드, 제품이 시장에서 어떠한 포지션에 놓일 수 있는지 고민해 보고, 알맞은 브랜드를 진출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진출할 시장에서 한국 문화, 제품에 대한 기대치나 호감이 어느 정도인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기대치가 없는 시장에선 사업을 확대할 수 없습니다."
타깃 지역 선택과 집중해야
타깃 지역 선정도 매우 중요하다. 국가를 정하고 도시를 선택하고 다시 1차 타깃 지역을 선정한다. 그 시장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시장 조사를 하고, 문화를 파악한다. 타깃 지역 소비자들의 화장품 루틴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양 대표는 최근 K-뷰티가 집중하고 있는 미국을 예로 들었다.
"미국 소비자들에게 세럼은 무엇인지? 어떤 단계에 바르는지? 이것을 왜 사용하는지? 등을 알아내야 합니다." 또한 아침에 쓰는 것과 저녁에 쓰는 것이 따로 있다면 어떻게 다른지, 세럼 앞뒤로는 무슨 제품을 바르고 어떻게 구분하는지 등을 하나하나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1차 타깃 지역의 소비자 파악이 끝났다면 적절한 제품을 마케팅하고 판매하면서 집중적으로 키워야 한다. 그 다음에 주변으로 확산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한 번에 넓은 지역을 커버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그간 쌓은 수익을 재투자해서 소비자 인사이트를 쌓고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해 브랜드 비즈니스를 해야 합니다. 국가별로 지역별로 하나씩 전개하다 보면 네트워크가 마련되고, 다른 새로운 시장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도 생기지 않겠습니까."
총판과의 관계 정립 필요
양 대표는 총판과의 관계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판은 영업 담당자이지, 마케팅이나 전략 전문가가 아니다. 그럼에도 국내기업 상당수는 총판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경향이 적지 않다. 이런 경우 기업들은 제품은 판매할 수 있지만 판매 노하우는 얻기 어렵다. 총판과 좋은 파트너십을 쌓기 위해선 기업은 브랜드 오너십과 마케팅 노하우,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총판과 협의하면서 견제와 협력이 오가는 건강한 상생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전통적 뷰티 강국인 프랑스, 더마와 기능성에 강한 독일, 자본주의에 충실한 미국이 지금껏 글로벌 뷰티 시장을 이끌어 왔다. K-뷰티는 전통적인 서구권 중심의 뷰티에 대응한 새로운 대안 세력, 스킨케어나 뷰티 루틴에 대한 새로운 방법, 관점 생각, 스타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양 대표는 K-뷰티가 '니치' 카테고리에서는 벗어났고 '주류'로 올라서 글로벌 시장의 네 번째 세력이 됐다고 봤다.
K-뷰티와 한국 브랜드는 별개
"앞으로 K-뷰티는 제4세력으로서, 한국의 뷰티 개념에 로컬의 특징이 섞이는 방향으로 나아갈 전망입니다. 해외 소비자들의 생활에 이미 스며들어 있어요. 문제는 그 과정에서 한국 뷰티 기업과 브랜드들이 튕겨 나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양 대표는 K-뷰티를 ‘한국화장품’ 또는 '메이드 인 코리아'로 보는 것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나이키를 소비할 때 그 제품이 메이드인 베트남, 차이나, 말레이시아 이런 것을 보진 않습니다. 나이키라는 브랜드, 나이키가 지향하는 것들을 보죠."
양 대표는 현지 소비자들의 생활 속으로 스며들어 성공한 K-브랜드로 티르티르와 조선미녀를 꼽았다. 티르티르는 미국에 30가지가 넘는 색상의 쿠션을 들고 가 전례없는 속도로 히트시켰다. 조선미녀의 선크림은 순한 성분과 마일드한 제형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루틴 속으로 들어갔다. 두 브랜드의 제품이 K-뷰티에서 볼 때는 혁신적이고 차별적인 결과물은 아니다. 티르티르나 조선미녀는 소비자의 패턴을 파악하고 기본적인 것을 해결해줌으로써 성공한 것이다.
양 대표는 "무엇보다 과정이 전개되는 속도가 빨라야 한다”면서 “현재 인디브랜드가 성공하는 것은 바로 이 속도에 있다"고 진단했다.
개발 속도감이 성공 열쇠
티르티르의 경우 쿠션의 개발에서 출시 성공까지 1년이 채 안 걸렸다. 대기업들은 몸집이 무겁다. 신중한 접근은 실패 가능성은 낮춰 주지만 성공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진다.
양 대표는 "글로벌 뷰티의 대안으로 떠올라 메인 스트림으로 발돋움하는 K-뷰티에서 한국 브랜드가 잔존하기 위해선 소비자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통한 개별 전략을 세우고 쌓아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탕'은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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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중국 시장을 포기해도 되는 걸까?"
“유럽에선 어떤 국가를 가장 먼저 공략해야 할까?”
장밋빛 전망… 수출 100억 달러 기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는 K-뷰티는 이런 질문들에 직면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49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올해 100억 달러 수출도 가능하다’는 핑크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금의 추세라면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니다. 잘 나가고 있지만 중국에서 쓴맛을 봤던 K-뷰티 기업들은 불안한 점도 없지 않다. 또 더 잘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지도 궁금하다.
컨셉추얼의 양문성 대표는 뷰티 브랜드들에게 "해외 진출을 위한 단 하나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찾지 말고, 개별 시장의 진짜 소비자들을 하나하나 파고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컨셉추얼은 2007년 설립된 콘셉트 기획 전문 회사로, 중국 일본 미국 유럽 동남아 등 여러나라의 컬처 코드에 대한 비교연구를 통해 뷰티 브랜드를 브랜딩해왔다.
시장조사 제대로 해야
양 대표는 현재 뷰티 기업들이 시장조사 단계부터 실수를 범하고 있다고 큰 우려를 표했다. 예를 들어 일본 시장을 조사하기 위해 신주쿠 하라주쿠 거리에서 1020 소비자들만 만나보고 오는 것은 한국 소비자들을 파악하기 위해 명동 홍대 성수동만 조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매일 사용하는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 일본 현지 소비자들이 도쿄 시내 한복판까지 가겠습니까. 당연히 집과 가까운 근린 상권에, 역에서 내려 집으로 오는 길목에 있는 가게를 찾죠. 그런데 국내 브랜드들은 모두 번화가 드럭스토어, K-뷰티의 팝업스토어가 열린 가게에 가서 조사하고 있어요." 양 대표는 그러니 소비자 패턴에 대한 연구가 잘 될 리 없다고 했다.
소비자 패턴 연구 필수
중국 시장에서 한국의 쿠션 제품의 인기가 꺾인 것도 소비자 패턴 연구에 소홀한 영향이라고 양 대표는 지적했다. 중국에서 동영상 플랫폼이 확산되며 메이크업 튜토리얼 등의 콘텐츠가 인기를 끌었는데, 그 중 하나가 '메이크업 베이스-파운데이션-픽서'의 3 스텝이었다. 파운데이션의 대체품에 속하는 쿠션은 그 단계에서의 장점과 사용감, 사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해야 했는데, 실제로는 세 단계를 뭉뚱거린 '올인원' 콘셉트로 제품을 소개했다. 중국에선 이것을 일종의 '화알못(화장품을 알지 못하는)'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물론 모든 기업들이 그런 잘못을 범한 것은 아니다. 소비자 반응을 파악해 반전에 나선 곳도 있다. 애경산업 에이지투웨니스의 '에센스 팩트'다. 소비자들이 메이크업 베이스와 픽서 사이에 바를 제형의 파운데이션, 하지만 쿠션의 간편함을 담은 에센스 팩트는 중국 시장에서 여전히 잘 팔리고 있다.
동남아시아 진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뷰티 기업들은 '동남아는 무덥고 습윤하기 때문에 무조건 파우더리하고 매트한 제품을 내놔야 승산이 있다'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국가별로 선호하는 제품이 다르고, 소비자들도 제각각이다. 본인의 피부 타입, 취향, 소득수준에 따라 원하는 특성이 다르다.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면서 이 모든 것을 하나로 '퉁치려고' 하니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것”이라고 양 대표는 지적했다.
콘텐츠 빈약해선 안돼
"우리가 어딜 가도 잘 되는 ‘샤넬’은 아니잖아요. 그러면 진출할 시장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합니다."
이 시장은 어떤 제품을 주력으로 밀어야 할지, 새로운 제품이 필요할지, 혹은 메인으로 내세운 제품의 색상 선택폭을 넓히는 게 좋을지, 기능 선택의 폭을 확대하는 게 좋을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
양 대표는 콘텐츠의 빈약함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내 브랜드 다수는 한국에서 쓴 내용을 번역해서 들고 간다. 진출 국가의 소비자들엔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해야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 대표는 먼저, 국내기업들이 현재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과 브랜드, 제품이 시장에서 어떠한 포지션에 놓일 수 있는지 고민해 보고, 알맞은 브랜드를 진출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진출할 시장에서 한국 문화, 제품에 대한 기대치나 호감이 어느 정도인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기대치가 없는 시장에선 사업을 확대할 수 없습니다."
타깃 지역 선택과 집중해야
타깃 지역 선정도 매우 중요하다. 국가를 정하고 도시를 선택하고 다시 1차 타깃 지역을 선정한다. 그 시장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시장 조사를 하고, 문화를 파악한다. 타깃 지역 소비자들의 화장품 루틴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양 대표는 최근 K-뷰티가 집중하고 있는 미국을 예로 들었다.
"미국 소비자들에게 세럼은 무엇인지? 어떤 단계에 바르는지? 이것을 왜 사용하는지? 등을 알아내야 합니다." 또한 아침에 쓰는 것과 저녁에 쓰는 것이 따로 있다면 어떻게 다른지, 세럼 앞뒤로는 무슨 제품을 바르고 어떻게 구분하는지 등을 하나하나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1차 타깃 지역의 소비자 파악이 끝났다면 적절한 제품을 마케팅하고 판매하면서 집중적으로 키워야 한다. 그 다음에 주변으로 확산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한 번에 넓은 지역을 커버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그간 쌓은 수익을 재투자해서 소비자 인사이트를 쌓고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해 브랜드 비즈니스를 해야 합니다. 국가별로 지역별로 하나씩 전개하다 보면 네트워크가 마련되고, 다른 새로운 시장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도 생기지 않겠습니까."
총판과의 관계 정립 필요
양 대표는 총판과의 관계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판은 영업 담당자이지, 마케팅이나 전략 전문가가 아니다. 그럼에도 국내기업 상당수는 총판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경향이 적지 않다. 이런 경우 기업들은 제품은 판매할 수 있지만 판매 노하우는 얻기 어렵다. 총판과 좋은 파트너십을 쌓기 위해선 기업은 브랜드 오너십과 마케팅 노하우,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총판과 협의하면서 견제와 협력이 오가는 건강한 상생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전통적 뷰티 강국인 프랑스, 더마와 기능성에 강한 독일, 자본주의에 충실한 미국이 지금껏 글로벌 뷰티 시장을 이끌어 왔다. K-뷰티는 전통적인 서구권 중심의 뷰티에 대응한 새로운 대안 세력, 스킨케어나 뷰티 루틴에 대한 새로운 방법, 관점 생각, 스타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양 대표는 K-뷰티가 '니치' 카테고리에서는 벗어났고 '주류'로 올라서 글로벌 시장의 네 번째 세력이 됐다고 봤다.
K-뷰티와 한국 브랜드는 별개
"앞으로 K-뷰티는 제4세력으로서, 한국의 뷰티 개념에 로컬의 특징이 섞이는 방향으로 나아갈 전망입니다. 해외 소비자들의 생활에 이미 스며들어 있어요. 문제는 그 과정에서 한국 뷰티 기업과 브랜드들이 튕겨 나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양 대표는 K-뷰티를 ‘한국화장품’ 또는 '메이드 인 코리아'로 보는 것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나이키를 소비할 때 그 제품이 메이드인 베트남, 차이나, 말레이시아 이런 것을 보진 않습니다. 나이키라는 브랜드, 나이키가 지향하는 것들을 보죠."
양 대표는 현지 소비자들의 생활 속으로 스며들어 성공한 K-브랜드로 티르티르와 조선미녀를 꼽았다. 티르티르는 미국에 30가지가 넘는 색상의 쿠션을 들고 가 전례없는 속도로 히트시켰다. 조선미녀의 선크림은 순한 성분과 마일드한 제형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루틴 속으로 들어갔다. 두 브랜드의 제품이 K-뷰티에서 볼 때는 혁신적이고 차별적인 결과물은 아니다. 티르티르나 조선미녀는 소비자의 패턴을 파악하고 기본적인 것을 해결해줌으로써 성공한 것이다.
양 대표는 "무엇보다 과정이 전개되는 속도가 빨라야 한다”면서 “현재 인디브랜드가 성공하는 것은 바로 이 속도에 있다"고 진단했다.
개발 속도감이 성공 열쇠
티르티르의 경우 쿠션의 개발에서 출시 성공까지 1년이 채 안 걸렸다. 대기업들은 몸집이 무겁다. 신중한 접근은 실패 가능성은 낮춰 주지만 성공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진다.
양 대표는 "글로벌 뷰티의 대안으로 떠올라 메인 스트림으로 발돋움하는 K-뷰티에서 한국 브랜드가 잔존하기 위해선 소비자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통한 개별 전략을 세우고 쌓아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탕'은 없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