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는 없다" 파멥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
타이어뱅크에 인수·유상증자로 약 400억원 조달 성공…상장유지·재무 문제 해결
유상증자에 제약바이오 산·학·연·병 저명인사 대거 참여로 우수한 기술력 입증
기존 면역항암제 내성 문제 극복 VISTA 항체 신약후보 등 글로벌 기술수출 기대
입력 2024.08.19 06:00 수정 2024.08.1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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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멥신이 코스닥 상장폐지를 막고 경영 정상화에 도달하기 위한 마지막 ‘헐떡고개’에 접어들었다. 이번 고비만 넘기면 기술특례상장 기업으로서 요구되는 최소 매출액과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등의 요건을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 파멥신이 위치한 대전 대표 향토기업 타이어뱅크와 바이오 업계 저명인사들도 파멥신의 경영 정상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파멥신이 이번 위기를 넘기고 신약개발 선도 기업으로 다시 도약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파멥신이 14일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지난 7월 24일 의결한 상장폐지 건에 대해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거래소는 9월 12일 이내에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개최해 파멥신의 상장폐지 및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짓는다. 파멥신의 운명을 결정할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지금까지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 온 파멥신의 여정이 이대로 멈추는 걸까. 바이오 업계는 상장 유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거래소가 의결한 상장폐지 건은 파멥신이 고의적으로 일으킨 문제가 아니며, 특히 기술특례상장 기업으로서 파멥신의 항체 기술력이 여전히 글로벌 선두 수준으로, 향후 글로벌 기술이전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파멥신은 설립 이후 외부 요인으로 발생한 문제들을 기술력 하나로 극복해왔다. 글로벌 경제 위기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인한 투자유치 불발부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임상 지연 및 중단, 파멥신다이아몬드클럽동반성장에쿼티제1호조합·유콘파트너스 유상증자 대급 불입 등 그야말로 첩첩산중을 넘어 오늘날까지 성장해왔다.

이번에 문제가 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과 세 건의 지적에 따른 부과된 벌점 15.5점도 지난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대상 기업들이 대금 납부일을 지키지 않으면서 발생한 것이다. 실제 파멥신은 2018년 상장 후 이번 지적까지 단 한 건의 벌점도 받지 않았다. 심지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연구개발 및 임상시험 지연·중단 등,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내용을 적시에 공시하며 신약개발 기업의 정도(正道)를 지키는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파멥신은 당장 급한 불은 껐다. 파멥신은 지난해만 4839억원의 매출을 올린 타이어뱅크에 인수됐고, 유상증자를 통해 약 4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재무 문제를 해결했다. 특히 유상증자에 제약바이오 산·학·연·병 저명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파멥신의 우수한 기술력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

유상증자에는 코스닥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의 대표 및 연구책임자들과 비상장 유망 바이오텍의 주요 인사들, 생명공학 학계 석학들이 참여했다. 여기에 현 파멥신 심주엽 대표이사(전 휴젤 대표이사)를 비롯해 유진산 부사장, 이원섭 연구소장, 파멥신의 우리사주조합도 유상증자에 동참했다. 기술력을 매우 까다롭게 평가하는 연구자들이 대거 참여한 것은 파멥신의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사례다.

파멥신은 현재 항체 기반의 항암제 신약후보 '올린베시맙(Olinvacimab)'과 차세대 면역항암 신약후보 'PMC-309', 혈관 정상화 신약후보 'PMC-403'을 주력으로 연구개발 중이다. 이 중 올린베시맙은 미국 머크(MSD)와 공동으로 재발성 교모세포종과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키트루다와 병용투여하는 호주 임상 1b상을 마쳤다. 해당 임상에선 올린베시맙의 우수한 안전성과 긍정적인 유효성 경향이 확인됐다. 현재 올린베시맙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임상 지연으로 인해 임상 2상 대신 글로벌 기술이전을 계획 중이다.

파멥신 ‘PMC-309’과 현재 면역항암제와의 차별점.©파멥신 

파멥신은 글로벌 기술수출 가능성이 큰 두 번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존 면역항암제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면역항암제 PMC-309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면역항암제 개발 분야에서 'VISTA(V-domain Ig Suppressor of T cell Activation)' 항체가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anti-PD1(항-PD1), anti-PDL1, anti-CTLA4 면역항암제들이 내성 문제 등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VISTA가 대안으로 제시되기 시작했다.

VISTA 항체는 암세포가 면역시스템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돕는 새로운 유형의 면역항암제다. 암세포의 방어막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전용 무기로 이해할 수 있다. VISTA는 주로 종양 미세환경에서 발현되며, T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해 면역 반응을 약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암세포는 면역 시스템의 공격을 피할 수 있게 되는데, VISTA 항체는 이러한 억제 기능을 차단해 T세포가 다시 활성화되도록 유도한다. 특히 이러한 기전은 기존 항암제에 내성이 있는 암종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크며 환자들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높은 시장성도 가진다.

그러나 VISTA 항체 개발에는 여러 도전 과제가 존재한다. VISTA의 작용 메커니즘이 매우 복잡하며, 종양미세환경(TME)의 다양한 pH 조건에서 VISTA 항체가 다르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항체를 개발하는 데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MSD, BMS, 존슨앤존슨 등 여러 글로벌 빅파마가 VISTA 항체 개발을 시도하고 있으나, 개발 과정에서 직면한 난관을 극복하지 못하고 대다수 개발을 중단했다. 존슨앤존슨은 1상에서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 환자가 발생해 임상을 멈췄다. MSD와 BMS는 전임상 단계에서 VISTA 항체의 한계가 드러나 임상 단계에 진입하지 못한 채 프로젝트가 중단됐다.

그렇다면 VISTA 항체 개발은 불가능한 도전일까. 파멥신 관계자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 현재 파멥신의 PMC-309는 진행성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용량증량(Dose Escalation Study) 임상 1상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약물관련 중대한 이상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 특히 경쟁 약물에서 한계로 지적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강점도 다수 확인됐다.

PMC-309는 모든 pH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작용하는 'IgG1' 항체로, 생리적 pH에서 일어나는 VISTA-VISTA, VISTA-VSIG3 상호작용을 차단하고, 산성 pH에서 일어나는 VISTA-PSGL1 상호작용을 동시에 차단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PMC-309는 산성부터 비산성 pH의 범위를 가진 종양미세환경(TME)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항체인 것이다.

현재 미국 바이오텍 센세이 바이오테라퓨틱스(Sensei Biotherapeutics)와 키네타(Kineta)가 IgG1 형태의 VISTA 항체를 개발 중이나, 산성 환경(pH 6.2)에서만 VISTA에 결합한다는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또 허밍버드 바이오사이언스(Hummingbird Bioscience)는 효과기능(Effector function)이 없어 안전성 측면에서 IgG1보다 우수할 가능성이 있는 'IgG4' 형태의 VISTA 항체를 개발하고 있다. 이 역시도 파멥신이 PMC-309 'IgG4'와 PMC-309 'IgG1'을 비교한 연구 결과에서 IgG1의 항암 효과가 더 우수한 것이 증명됐다. 즉, PMC-309는 전 세계 VISTA 항체 신약후보 물질 중 기술력 면에서 선두 그룹에 속해 있으며, 이는 라이선스 거래 가능성이 높은 후보군이라는 의미다.

대규모 글로벌 기술수출에 성공한 국내 신약개발 기업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VISTA 항체 기반 면역항암제를 다음 성장 동력으로 준비하고 있으며, 이는 항암제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파멥신 관계자는 “VISTA 항체는 상용화된 면역항암제들에 비해 도전 과제를 안고 있지만, 새로운 연구 결과와 임상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점차 그 가능성이 증명되고 있다”면서 “PMC-309가 기존 면역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게임체인저로 성공할 수 있도록 개발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시판 중인 면역항암제는 20∼30%가량의 환자에게서만 항암 효과가 나타나고 대부분은 내성이 생겨 암이 재발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이 면역항암제들의 지난 2022년 시장 규모는 약 155억 달러(약 20조9947억원)라고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가 전망했다.

현재 전 세계 VISTA 항체 개발 기업들은 모두 초기 단계에 있으며, 독보적인 선두 기업 없이 대부분이 임상 1상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파멥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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