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도 안한 한의원인데...전 의협 간부가 좌표 찍자 의사들 '별점테러'
주수호 전 회장 "의사 가운 입고 의사인 척 사기치지 말고 한복 입어라"
한의협 "할 수 있는 부분 한다는 것, 현대한의학 폄훼 행위 좌시 않겠다"
입력 2024.08.13 06:00 수정 2024.08.13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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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의협회장인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가 11일 개인 SNS에 올린 한의원과 한의사 비방글(왼쪽). 댓글에 해당 한의원의 외관과 한의사의 얼굴이 나온 홍보기사를 모자이크 없이 올렸고, 해당 한의원엔 1점 별점테러가 빗발쳤다. 닉네임은 모자이크 처리했다(오른쪽). ©캡쳐화면

"한의원이래서 기대했는데 왜 양방 기계를 쓰시나요?" (★☆☆☆☆)
"한의사가 하는 병원이에요. 걱정돼서 나왔어요 헛걸음했네요." (★☆☆☆☆)
"피부과인줄 알고 들어갔는데 한의사 선생님이 계시네요" (★☆☆☆☆)
"별점 하나도 아깝습니다" (★☆☆☆☆)

개원 예정인 서울 구로구의 한 한의원에 별점 1개의 후기가 쏟아졌다.

일명 '별점테러'는 35대 대한의사협회장을 역임한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가 11일 개인 SNS에 피부미용 시술을 홍보한 해당 한의원의 사진과 홍보기사를 모자이크 없이 올리고 '의사인 척 사기친다'며 비방하자 시작됐고, 해당 한의원이 12일 오전 업체 등록을 삭제할 때까지 이어졌다.

후기와 별점은 기본적으로 소비자가 업체를 선택할 때 기준점이 되는 만큼 이같은 별점테러는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줘 업주에게 상당한 피해를 입힌다.

문제는 사실과 다른 악질적인 허위리뷰란 것. 개원도 안한 곳이라 이용을 했다는 후기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한의사협회 김석희 홍보이사는 1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 한의원은 미백, 기미, 레이저, 리프팅 치료 등에 한의사가 가능한 것을 시행하려고 한 것인데, 아직 오픈하기도 전인 한의원에 좌표를 찍어 공격했던 상황"이라며 "당황스럽고, 대응을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주수호 대표는 11일 개인 SNS에 올린 게시글에서 "의사 가운을 입고 의사인 척 사기치지 말고 당당하게 한복 입고 한자로 한의원이라고 표기하는 게 허준 후예 한방사의 정체성에 맞는 것"이라고 비방하며 해당 한의원의 홍보기사와 외관 사진을 댓글에 올렸다.

김석희 홍보이사는 한의학과 한의사를 악의적이고 맹목적으로 폄훼하는 움직임은 분명히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가장 큰 부분이 초음파 진단기기 등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이 가능하다는 부분인데, 이러한 전원합의체 판결을 완벽하게 무시하는 행태"라고 했다.

지역에서 한의원을 운영 중인 한의사 A씨도 "의사 가운이 따로 있는 게 아니고 같은 가운이다. 그런데도 한의사는 의사 가운이 아닌 한복을 입고 한자를 쓰는 게 맞다며 옛날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폄훼하며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게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앞서 지난달 전문언론 간담회에서 한의협 윤성찬 회장도 한의사들은 이미 시대 흐름에 맞는 '현대한의학'을 공부해 활동하고 있다며 "현재 6년제인 한의과대학의 교육과정엔 해부학, 병리학, 생리학, 영상진단학, 약리학 등 한의학 외에도 기초적인 의학 관련 학문들이 포함돼 있고, 한의학 치료 효과의 우수성에 대한 SCIE급 논문도 쏟아지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의협은 양의계의 조직적인 폄훼 움직임에 한의사들의 피해가 큰 만큼 법적 대응을 한다는 방침이다.

김석희 홍보이사는 "할 수 있는 부분을 한다고 했던 부분인데, 악의적으로 공격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고소 등 클린-K특별위원회에서 한의학 폄훼에 대한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현 한의협 제45대 윤성찬 회장 집행부 산하로 출범한 클린-K특별위원회는 한의약 폄훼 근절을 위해 형사 고발과 방송심의신청 등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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