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젬픽’ ‘위고비’ 약가 “터무니없다”
미국 상원 버니 샌더스 위원장 노보 노디스크 CEO에 서한
"약가 감당 못하는 다수 환자들에게 '그림의 떡일 뿐"
"약가 크게 인하 안되면 미국 전체 의료시스템 파산 몰고갈 가능성 배제못해"
입력 2024.04.26 06:00 수정 2024.05.0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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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 노디스크社는 ‘오젬픽’과 ‘위고비’(이상 세마글루타이드)의 표시가격과 정찰가를 크게(substantially) 낮출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미국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HELP) 위원회 버니 샌더스 위원장(무소속‧버몬트州, 사진)이 노보 노디스크社의 최고경영자에게 서한을 발송하면서 미국시장에서 터무니없이(outrageously) 높게 책정된 ‘오젬픽’과 ‘위고비’의 약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것임을 전했다고 24일 공표해 관심이 쏠리게 할 전망이다.

한때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성향의 정치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상원에서 분과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중량급 정치인이면서도 “양파”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무당파라는 사실 또한 이채로워 보인다.

24일 발송된 서한에서 샌더스 위원장은 “2형 당뇨병 및 비만과의 싸움을 전개하고 있는 수많은 미국 내 환자들을 위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오젬픽’과 ‘위고비’를 개발한 노보 노디스크의 연구진이야말로 신뢰할 만한 주인공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약가를 감당할 수 없는 다수의 환자들에게는 ‘오젬픽’과 ‘위고비’가 그림의 떡일 뿐(not do any good)이라는 사실이라고 샌더스 위원장은 지적했다.

샌더스 위원장은 “이에 따라 ‘오젬픽’과 ‘위고비’의 약가가 크게 인하되지 않을 경우 의료보장(Medicare) 및 의료보호(Medicaid) 뿐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국 전체 의료 시스템을 파산으로 몰아갈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뒤이어 미국 의회와 연방정부는 그 같은 사태가 발생하는 시나리오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현재 미국 내 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월 969달러의 약가를 부담토록 하고 있는 반면 캐나다에서는 155달러, 독일에서는 59달러를 부과하고 있을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를 사용 중인 미국 내 비만 환자들에게 월 1,349달러의 약가를 부담토록 하고 있어, 독일의 140달러 뿐 아니라 영국의 92달러와 현격한 격차를 내보이고 있음이 눈에 띄었다.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는 또 최근 예일대학 연구진이 공개한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제조가격을 감안하더라도 노보 노디스크가 책정한 약가는 대단히 터무니없는(outrageous)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샌더스 위원장은 “내가 볼 때 미국민들은 훨씬 낮은 비용에 제조되고 있고, 기타 다른 여러 선진국들의 경우 미국과 비교했을 때 일부분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에 월 최대 1,349달러를 부담해선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처럼 ‘오젬픽’과 ‘위고비’에 천문학적으로(astronomically) 높은 약가가 책정된 결과로 정작 두 의약품을 필요로 하는 다수의 미국민들이 구입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유감스럽게도 노보 노디스크가 책정한 약가를 보면 두 의약품은 환자들의 삶을 럭셔리한(luxury goods) 수준으로 향상시켜 줄 수 있을 것이고,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해 836억8300만 크로네(약 121억5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언급했다.

샌더스 위원장은 “이 같은 순이익 금액이 지난 2021년과 비교했을 때 76% 크게 향상된 것”이라며 “이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는 ‘오젬픽’과 ‘위고비’의 약가가 이렇듯 매우 높게 책정되어 있는 까닭에 해당제품들의 사용 유무와 무관하게 다수의 미국민들이 높은 보험료와 세금 납부를 통해 노보 노디스크의 이익 극대화 전략에 따른 부담을 짊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메이저 민간건강보험회사가 ‘위고비’와 ‘오젬픽’을 사용하는 적격한 환자 전체에게 급여 혜택이 적용될 경우 전체 보험 계약자들의 보험료를 2배로 인상할 수 있다고 샌더스 위원장에게 귀띔했을 정도라고 상기시키기도 했다.

이 같은 문제점은 공공의료보험 또한 마찬가지여서 한 예로 노스 캐롤라이나州 공공의료보험은 현행 가격 그대로 급여 혜택을 계속 적용할 경우 해당제품들의 사용 유무와 무관하게 전체 보험 계약자들의 보험료를 2배로 인상해야 할 것이라면서 ‘위고비’의 비만 치료용도 급여 적용을 중단했다며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는 주의를 환기시켰다.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오젬픽’과 ‘위고비’의 약가가 이미 의료보장 및 의료보호 제도의 예산을 압박하고 있고, 이 때문에 해당제품들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의 접근성이 심하게 제한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가 이날 인용한 밴더빌트대학 및 시카고대학 연구팀의 추정자료에 따르면 ‘위고비’를 비롯한 전체 비만 치료제들에 급여를 적용할 경우 의료보장 프로그램에서 연간 1,50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1,500억 달러는 지난 2022년에 의료보험 프로그램에서 같은 항목의 급여 적용액이 1,300억 달러를 밑돌았던 것과 대비되는 금액이다.

이밖에 35곳을 웃도는 주(州)의 의료보호 프로그램에서 ‘위고비’에 급여를 전혀 적용하지 않고 있고, 10여 주에서는 높은 약가를 이유로 ‘오젬픽’에 대한 급여 적용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고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는 언급했다.

한편 샌더스 위원장은 이날 발송한 서한에서 노보 노디스크의 내부 의사결정에 관한 정보와 약가 책정방법, 해당제품들을 개발하는 데 소요된 비용 등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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