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연구개발(R&D) 집중 투자와 특허 경영을 앞세워 혁신신약 개발 명가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이 같은 전략은 착실히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한미그룹에 따르면 그룹사 R&D 인력은 박사 84명, 석사 312명을 포함해 600여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임직원 28% 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다. 당연 업계 최대 규모다. 임직원 중 의사, 수의사, 약사는 모두 76명으로 대부분 R&D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 연구 인력들은 국내 5개 R&D 부서인 서울 본사 임상개발 파트 및 팔탄 제제연구소, 동탄 R&D센터, 평택 바이오제조개발팀, 시흥 한미정밀화학 R&D센터 등에서 의약품 제제연구와 신약개발 업무에 집중한다.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 R&D센터에서도 북경대, 칭화대 등 중국 최고 수준 대학 출신 연구원 180여명이 신약개발 업무 등을 맡고 있다고 회사는 전했다.
회사는 재무 여건 탓에 매출 대비 20%씩 R&D에 투자하던 기조가 한 때 13%대까지 줄어들기도 했지만, ‘R&D는 한미의 핵심 가치’라는 경영 철학에 따라 신약 연구개발에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분기보고서(별도)에 따르면 매출 대비 R&D 비용은 약 15% 수준이다.
이 같은 R&D 집중 투자는 꾸준히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해 한미약품은 세계 여러 학회에서 독자 개발한 후보물질의 다양한 연구결과 40건을 구두 또는 포스터로 발표했다
지난해 한미약품이 발표한 연구들은 항암과 비만대사, 희귀질환 등 주력 분야에서 한미가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들의 핵심 미래가치를 담고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희귀질환 영역에서는, 한미가 세계 최초 월 1회 투여 제형으로 개발중인 단장증후군 치료제를 다른 희귀질환인 ‘이식편대숙주병’ 치료제로도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난해 9월 유럽임상영양대사학회(ESPEN)에서 공개했다.
항암 분야에서는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돌연변이 중 매우 치명적인 ‘KRAS 변이’를 타깃하는 표적항암 혁신신약 ‘HM99462’의 우수한 효과 데이터를 10월 AACR-NCI-EORTC에서 공개했다.
또 유럽종양학회(ESMO)에서는 BRAF 변이를 타깃하는 ‘벨바라페닙’이 MEK 억제제(코비메티닙)와 병용 투여됐을 때 흑색종과 폐암, 대장암 등 BRAF 융합/삽입·결손(fusion/Indel)이 있는 환자에게 명확한 효과를 나타냈다는 연구 결과를 구연 발표했다.
비만대사 영역에서는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의 MASH(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 핵심 지표인 ‘간 섬유화’ 직접 개선 효능 연구를 발표했다.
미국간학회(AASLD)에서는 한미가 2020년 MSD에 1조원대 규모로 기술수출한 또 다른 M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가 환자의 백그라운드나 인종에 상관없이 대조약(세마글루타이드) 대비 우수한 지방간 개선 효능을 나타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직접 발표한 연구 과제 외에도, 한미약품 파트너사인 MSD, 앱토즈(Aptose), 랩트(RAPT) 등도 한미가 개발한 후보물질들의 미래가치를 담은 여러 과제를 함께 발표했다.
이같은 결과물은 하루 아침에 나온 게 아니다. 최초의 한미약품 연구실·합성시설은 1973년 판교에서 탄생했다. 한미약품 연구센터에는 50년이 넘는 R&D 활동의 맥이 흐르고 있는 것. 2015년에는 대규모 신약 기술수출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또 한미약품은 R&D 뿐 아니라 특허경영으로 무형자산 지키기에도 ‘올인’하고 있다.
한미그룹이 ‘특허 경영’에 힘을 쏟는 이유는 그만큼 ‘특허권’이 제약바이오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무형자산 중 하나기 때문이다. 특허는 경쟁사의 시장진입을 저지해 시장 점유율을 보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특허 소송 결과에 따라 회사 매출도 좌우된다.
또 특허권 등록 시 자사의 기술력을 보호함과 동시에 경쟁사에서 동일한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 신약 개발과 지식 재산권 확보는 제약 업계에서 필수적인 전략이다.
최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한미그룹은 국내 238건, 해외 2135건으로 총 2373건의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2023년 1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신규 특허등록 취득 건수는 국내 13건, 해외 110건으로 총 123건이다.
한미그룹 특허팀 관계자는 “특허권 보유 현황은 정량적 척도이자 지표로써 기업의 R&D 역량을 평가하는 또 다른 기준”이라며 “관련 치료제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 속에서 한미그룹은 앞으로도 자체 기술력을 선보이며 지속적인 지식재산권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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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연구개발(R&D) 집중 투자와 특허 경영을 앞세워 혁신신약 개발 명가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이 같은 전략은 착실히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한미그룹에 따르면 그룹사 R&D 인력은 박사 84명, 석사 312명을 포함해 600여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임직원 28% 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다. 당연 업계 최대 규모다. 임직원 중 의사, 수의사, 약사는 모두 76명으로 대부분 R&D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 연구 인력들은 국내 5개 R&D 부서인 서울 본사 임상개발 파트 및 팔탄 제제연구소, 동탄 R&D센터, 평택 바이오제조개발팀, 시흥 한미정밀화학 R&D센터 등에서 의약품 제제연구와 신약개발 업무에 집중한다.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 R&D센터에서도 북경대, 칭화대 등 중국 최고 수준 대학 출신 연구원 180여명이 신약개발 업무 등을 맡고 있다고 회사는 전했다.
회사는 재무 여건 탓에 매출 대비 20%씩 R&D에 투자하던 기조가 한 때 13%대까지 줄어들기도 했지만, ‘R&D는 한미의 핵심 가치’라는 경영 철학에 따라 신약 연구개발에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분기보고서(별도)에 따르면 매출 대비 R&D 비용은 약 15% 수준이다.
이 같은 R&D 집중 투자는 꾸준히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해 한미약품은 세계 여러 학회에서 독자 개발한 후보물질의 다양한 연구결과 40건을 구두 또는 포스터로 발표했다
지난해 한미약품이 발표한 연구들은 항암과 비만대사, 희귀질환 등 주력 분야에서 한미가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들의 핵심 미래가치를 담고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희귀질환 영역에서는, 한미가 세계 최초 월 1회 투여 제형으로 개발중인 단장증후군 치료제를 다른 희귀질환인 ‘이식편대숙주병’ 치료제로도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난해 9월 유럽임상영양대사학회(ESPEN)에서 공개했다.
항암 분야에서는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돌연변이 중 매우 치명적인 ‘KRAS 변이’를 타깃하는 표적항암 혁신신약 ‘HM99462’의 우수한 효과 데이터를 10월 AACR-NCI-EORTC에서 공개했다.
또 유럽종양학회(ESMO)에서는 BRAF 변이를 타깃하는 ‘벨바라페닙’이 MEK 억제제(코비메티닙)와 병용 투여됐을 때 흑색종과 폐암, 대장암 등 BRAF 융합/삽입·결손(fusion/Indel)이 있는 환자에게 명확한 효과를 나타냈다는 연구 결과를 구연 발표했다.
비만대사 영역에서는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의 MASH(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 핵심 지표인 ‘간 섬유화’ 직접 개선 효능 연구를 발표했다.
미국간학회(AASLD)에서는 한미가 2020년 MSD에 1조원대 규모로 기술수출한 또 다른 M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가 환자의 백그라운드나 인종에 상관없이 대조약(세마글루타이드) 대비 우수한 지방간 개선 효능을 나타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직접 발표한 연구 과제 외에도, 한미약품 파트너사인 MSD, 앱토즈(Aptose), 랩트(RAPT) 등도 한미가 개발한 후보물질들의 미래가치를 담은 여러 과제를 함께 발표했다.
이같은 결과물은 하루 아침에 나온 게 아니다. 최초의 한미약품 연구실·합성시설은 1973년 판교에서 탄생했다. 한미약품 연구센터에는 50년이 넘는 R&D 활동의 맥이 흐르고 있는 것. 2015년에는 대규모 신약 기술수출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또 한미약품은 R&D 뿐 아니라 특허경영으로 무형자산 지키기에도 ‘올인’하고 있다.
한미그룹이 ‘특허 경영’에 힘을 쏟는 이유는 그만큼 ‘특허권’이 제약바이오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무형자산 중 하나기 때문이다. 특허는 경쟁사의 시장진입을 저지해 시장 점유율을 보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특허 소송 결과에 따라 회사 매출도 좌우된다.
또 특허권 등록 시 자사의 기술력을 보호함과 동시에 경쟁사에서 동일한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 신약 개발과 지식 재산권 확보는 제약 업계에서 필수적인 전략이다.
최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한미그룹은 국내 238건, 해외 2135건으로 총 2373건의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2023년 1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신규 특허등록 취득 건수는 국내 13건, 해외 110건으로 총 123건이다.
한미그룹 특허팀 관계자는 “특허권 보유 현황은 정량적 척도이자 지표로써 기업의 R&D 역량을 평가하는 또 다른 기준”이라며 “관련 치료제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 속에서 한미그룹은 앞으로도 자체 기술력을 선보이며 지속적인 지식재산권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