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이이노베이션 “기술수출보단 상업화 중요…바이오텍 성과 15~20년 걸리기도”
이병건 회장, 27일 ‘보건산업 성과교류회’서 국내 바이오산업 문제점 재조명
입력 2023.11.28 06:00 수정 2023.11.28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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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이이노베이션 이병건 대표이사 겸 회장이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27일 열린 ‘보건산업 성과교류회’에서 자사의 기술이전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약업신문  

제약바이오 산업의 성과가 제대로 나오려면 20년에 가까운 긴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는 일침이 나왔다. 이는 최근 ‘파두 사태’로 불거진 기술특례상장 기업에 대한 날선 시선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지아이이노베이션 이병건 회장은 기술특례상장 기업이 내로라 할 성과를 거두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15~20년이라며, 이들이 뚜렷한 성과를 낼 때까지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회장은 27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한 ‘2023 보건산업 성과교류회’에서 미국 생명공학기업인 ‘리제네론(Regeneron)’을 대기만성의 사례로 들었다.

리제네론은 1988년 설립 후 5년이 지난 1993년에 처음 개발했던 신경 영양성 인자 임상3상에 실패한 뒤 18년이 지난 2006년에야 바이엘헬스케어에 아일리아(Eylea) 기술수출을 통해 시장가치가 1조5000억원이 됐다. 2007년에는 사노피에 듀피센트 기술수출로 허가 후 임상비용을 50% 상환했고, 판매 수입의 절반을 수익으로 거뒀으며 수익의 일부를 지분으로 받아 견고한 파트너십을 형성했다. 이후 리제네론은 설립 후 22년 만인 2010년 시장가치 3조5000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그 이듬해엔 아일리아가 판매 허가를 받으면서 7조원의 시장가치를 기록했다. 2017년에는 듀피센트가 허가를 받으면서 시장가치는 60조원이 됐고, 현재는 110조원의 시장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이 가장 어려운 이유는 5~10년간 기술특례상장 기업을 밀어줬는데도 제대로 된 성과가 없다는 평가 때문”이라며 “바이오 산업은 5~10년이 아니라 15년, 길게는 20년 이상 걸리는 장기사업으로, 기다려줘야만 리제네론 같은 기업이 탄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기술특례상장은 미래 성장성은 크지만 현재 수익성이 낮은 혁신기업이 상장할 수 있도록 상장심사 기준을 낮춘 제도다. 기업이 보유한 기술의 혁신성과 기업 성장성이 인정되면 상장 문턱을 대폭 낮춰 최소 재무 요건만으로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허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기술특례 상장기업인 반도체 제조기업 파두의 ‘주가 뻥튀기’ 논란이 확산되면서, 기술특례상장으로 증시에 입성한 상장사들이 뭇매를 맞고 있다. 파두는 올해 첫 조 단위 공모주로 관심을 받았으나 실제로는 미미한 실적으로 부실 상장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8월 기술특례상장을 앞두고 올해 추정 매출액을 1203억원으로 기재했지만, 상장 후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98% 감소한 3억2100만원을 기록한 것. 이에 3분기 누적매출 또한 180억원에 그치며 주가가 폭락했다. 현재는 금융당국의 조사에 이어 소송전에도 휘말린 상황. 이로 인해 파두 외에도 수많은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은 ‘부실 상장’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3월30일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한 지아이이노베이션 또한 이같은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보건산업 성과교류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지아이이노베이션 이병건 대표이사 겸 회장. ⓒ약업신문   

이 회장은 지난달 일본 기업 ‘마루호’에 알레르기 치료제 GI-301을 298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한 성과를 전했다.

알레르기 치료제 시장은 2021년 기준 34조원을 기록하는 등 시장 규모의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로슈와 노바티스가 공동개발한 기존 알레르기 치료제 ‘졸레어’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액 4조6000억원을 기록했으나, 내년에는 유럽 특허 만료, 내후년인 2025년에는 미국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졸레어는 IgE(면역글로불린E) 수치가 높은 환자에 쓸 수가 없고, 자가항체 결합을 못하며 아나필락시스 부작용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 6세 이하 소아에게도 사용이 불가해 보다 안전성과 치료 효능이 높은 치료제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이 회장은 GI-301이 졸레어의 한계점을 보완한 차세대 알레르기 치료제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GI-301은 유한양행이 주관하는 글로벌 임상(임상1상)을 한국에서 진행 중이며, 이후 임상2상은 한국과 유럽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GI-301은 바이오 기업 프로젠이 개발하고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이전받은 물질로, 2020년 유한양행에 1조409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됐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이 해당 약물을 일본 마루호에 기술이전함으로써 마루호로부터 반환 의무없는 계약금과 임상개발, 상업화, 판매 로열티 등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을 받게 됐다. 마루호는 일본에서 GI-301의 임상과 상업화를 주도하게 된다.

이 회장은 “우리가 마루호를 파트너로 선정한 이유는 국내 많은 기업들이 기술수출을 위해 노력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 상업화된 제품이 없다는 것”이라며 “기술수출보다 제품 상업화가 더 중요한 만큼 일본에서 108년된 전통을 가진 피부과 분야 선도기업 마루호가 최적의 파트너라고 판단했다”고 기술이전 배경을 전했다.  

그는 “GI-301은 졸레어보다 약 70배 높은 IgE 결합력과 장기지속력 등을 보였고, 1회투여만으로도 졸레어 대비 획기적 수준으로 IgE가 감소했다”며 “IgE 결합력, 자가항체 보유 환자에 대한 높은 효과, 적응증 확장성 등 효능과 안전성(아나필락시스 위험성 해소)에서 모두 경쟁 약물인 ‘졸레어’보다 압도적인 우수성이 입증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지아이이노베이션은 현재 새롭게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GI-102’의 임상 1/2a에 대해서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시험승인(IND)을 받아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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