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항체' 항암제㊦ 블록버스터 노리는 K제약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이중항체 항암제 분야 선두…전통 제약사 파이프라인 기대
입력 2023.09.12 06:00 수정 2023.09.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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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차세대 블록버스터로 손꼽히는 이중항체 항암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시장 및 산업 발전을 표현한 이미지. ©픽사베이

이중항체(Bispecific antibody)기반 항암제가 차세대 블록버스터 유력 후보로 꼽히며, 국내 관련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상장 바이오텍부터 대형 바이오기업, 전통 제약사까지 이중항체 항암제 개발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에이비엘바이오, 파멥신, 와이바이오로직스 등이 국내 대표적인 이중항체 항암제 개발 기업이다. 바이오시밀러 및 CDMO 기업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전통 제약사인 유한양행, 한미약품, 종근당 등도 이중항체 항암제 개발에 적극적이다.

이중항체는 두 개의 서로 다른 항원(Antigen)을 인식, 동시에 결합할 수 있는 항체를 가리킨다.  기존 한 개 항원만을 타깃하는 항체치료제도 우수한 효과가 나타났지만,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하는 암을 잡기엔 한계가 있었다. 이중항체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 두 개의 항원 간의 상호작용을 조절하거나 한번에 여러 개의 활성을 조절해 더욱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전문기업으로 이중항체 기반 항암제를 필두로 퇴행성 뇌 질환 등 다양한 이중항체 신약을 연구개발 중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미 임상에서 검증된 종양 타깃인 ‘PD-L1’ ‘HER2’ 'VEGF'와 더불어 최근 강력한 항암 효과 타깃으로 기대되는 ‘DLL4(Delta-like ligand 4)’ ‘Claudin18.2’ '4-1BB' 등을 동시에 타깃하는 이중항체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위암 및 췌장암의 핵심 표적 인자로 알려진 Claudin18.2와 Claudin18.2에 의존적으로 활성화 되는 4-1BB의 특징을 이용, 전신 면역 반응과 간 독성을 최소화한 고형암종 항암제 개발에 나섰다.

에이비엘바이오의 BBB 셔틀 기반 이중항체 ‘그랩바디-B(Grabody-B)’, 4-1BB 기반 이중항체 ‘그랩바디-T(Grabody-T)’, 면역조절제 기반 이중항체 ‘그랩바디-I(Grabody-I)’ 플랫폼. ©에이비엘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미 다수 이중항체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라이선스 아웃하는 데 성공해 마일스톤을 통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엔 'ABL001(VEGF, DLL4)' 임상시험 진전에 따라 미국 콤패스 테라퓨틱스(Compass Therapeutics)로부터 600만 달러(약 79억8000만원)를 받았다. ABL001은 미국과 국내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이 확보돼  현재 미국과 국내에서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에이비엘바이오는 △ABL111(Claudin18.2, 4-1BB) △ABL503(PD-L1, 4-1BB) △ABL105(HER2, 4-1BB) △ABL103(B7-H4, 4-1BB)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파멥신 이중·다중 표적항체 플랫폼 ‘DIG-XY(Domain linked IgG antibody).©파멥신

파멥신은 이중항체를 포함, 단일항체, 다중항체를 바탕으로 항암제와 안질환 치료제 등을 개발 중이다. 파멥신은 이중·다중 표적항체 플랫폼 기술 ‘DIG-XY(Domain linked IgG antibody)’를 개발했다. DIG-XY는 하나의 항체를 여러 항원에 동시에 결합하게 해, 표적에 대한 특이성 및 결합력 증진과 효능을 개선시킬 수 있다.

파멥신의 이중항체 항암제 파이프라인은 'PMC-122(PD-L1 & CD47·SIRPα)'로, 현재 후보물질 최적화 과정에 있다. SIRPα는 암세포를 제거하는 대식 작용을 억제한다. 파멥신은 암세포의 면역 회피 기능과 연관된 PD-L1과 SIRPα·CD47을 동시에 표적하는 항암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PMC-122 개발은 2021년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신약기반 확충연구’과제로 선정됐다. 

파멥신은 PMC-201(VEGFR2, DLL4), PMC-001(VEGFR2, TIE2) 파이프라인 최적화도 진행 중이다. VEGFR은 혈관 신생에 중요 단밸질로, 암세포 전이와 암신생혈관생성을 억제한다.

와이바이오로직스 이중항체 플랫폼 ALiCE(Antibody Like Cell Engager) 모식도.©와이바이오로직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단일항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중항체 플랫폼 ‘ALiCE(Antibody Like Cell Engager)’을 개발, 이중항체 개발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ALiCE는 종양 세포의 면역 회피를 막고, 종양 세포만을 특이적으로 인식해 사멸시키는 T세포 관여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이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이중항체 항암제 파이프라인으로 ‘YBL-013’과 ‘AR092’를 확보했다. 현재 두 파이프라인 모두 전임상시험 단계다. YBL-013은 PD-L1과 CD3을 타깃한다. CD3은 면역 T세포 활성을 증진시키는 작용을 한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한미약품도 이중항체 신약개발 관련 서비스 산업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9월 이중항체 전문 CDO(위탁개발서비스) 플랫폼 'S-DUAL'을 론칭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6월 서정진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며 바이오시밀러를 넘어서 신약개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으로 이중항체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한미약품은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펜텀바디'를 활용, 이중항체 항암제 BH3120(PD-L1, 4-1BB)을 개발했다. BH3120은 지난달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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