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가 희귀유전질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희귀의약품 승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루게릭병은 아직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어 FDA가 주의 깊게 보는 질환 중 하나다. 최근 아밀릭스제약의 렐리브리오가 FDA 승인을 받으며 루게릭병 신약 개발에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아밀릭스제약(Amylyx Pharmaceuticals)의 루게릭병(근위축성측색경화증) 치료제 ‘렐리브리오’는 지난달 29일 미국 FDA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기존 루게릭병 치료제들은 증상 완화가 중점이었다면, 렐리브리오는 치료적 관점에서 승인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렐리브리오는 FDA의 '신속심사(Fast Track)'와 '희귀의약품 지정(Orphan Drug Designation)'을 통해 다른 질환을 타깃 하는 신약보다 '관대하고, 신속하게' 승인됐다.
센터 빌리 던(Billy Dunn) FDA 약물평가연구센터(CDER) 신경과학 사무국장은 렐리브리오 승인에 대해 “앞으로도 FDA는 추가적인 루게릭병 치료제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FDA 심사 부국장을 역임한 안해영 안바이오 대표도 지난 10월 25일 부산에서 열린 제3회 희귀유전질환 심포지엄에서 “FDA는 희귀의약품을 검토 및 승인할 때, 유연성(Flexibility)을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말을 모으면, FDA는 의약품 심사에서 환자들의 치료받을 권리, 특히 희귀질환자 치료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국내 루게릭병 신약 개발 기업들의 FDA 승인 가능성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국내 기업들도 루게릭병 치료제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지엔티파마는 루게릭병 치료제 '크리스데살라진'이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고 지난 1일 밝혔다. 크리스데살라진은 퇴행성 뇌질환의 발병과 진행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와 염증을 동시에 제거한다.
지엔티파마는 크리스데살라진이 루게릭병 동물모델에서 비교 약물 대비, 운동기능 손상 속도 지연 및 생명 연장 효과가 확인됐고,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이 검증됐다며 임상 2상에 진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코아스템은 지난해 7월 FDA로부터 루게릭병 치료제 '뉴로나타-알주'의 임상 3상을 승인받아 국내 5개 기관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FDA는 루게릭병은 인종 간 편차가 거의 없어, 한국에서의 임상 3상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임상시험계획서를 승인했다. 실제 미쓰비시다나베의 ‘에다라본’도 동양인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데이터로 FDA 승인을 받았다.
코아스템은 올해 안에 뉴로나타-알주의 임상 3상 대상자 등록을 마무리하고, 내년 하반기에 최종 임상데이터를 확보해 2025년 초에는 BLA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올리패스는 RNA 기반 루게릭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 4월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루게릭병 치료제 개발 지원 기업으로 선정돼 현재 최적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있다.
올리패스는 루게릭병의 원인 물질로 추정되는 STMN2 단백질의 Pre-mRNA에 작용하는 RNA 기반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디앤디파마텍의 미국 자회사 프리시전 몰레큘러가 루게릭병을 적응증으로 하는 'PMI04'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헬릭스미스도 루게릭병을 적응증으로 하는 '엔젠시스' 임상 2b상을 진행 중이며, 엔젠시스는 지난 2016년 FDA로부터 희귀의약품과 신속심사를 지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