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형 탈모는 보통 20대 후반에서 30대에 시작되는데, 국내 남성 탈모환자의 절반이 2030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형 탈모로 인해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27,000명으로, 이들 중 30대가 26%, 20대가 24%로 전체 환자의 절반을 차지했다.
하지만 정작 탈모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찾는 사람은 전체 탈모의 1/3 수준이다. 한국의약바이오기자협회와 대한모발학회가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70%는 탈모가 의학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인식했지만, 정작 탈모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는 응답은 36%에 불과했다.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로는 ▲높은 치료비용 이 20%로 가장 컸으며, 치료 저해 요인으로는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하는 부담과 번거러움이 48.45% ▲높은 치료비용이 44.6%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남성형 탈모의 원인으로는 ▲유전적 ▲남성 호르몬과 DHT 및 5-알파 환원요소 ▲스트레스 ▲두피불청결 ▲화학약품 ▲흡연 및 은주 등을 꼽을 수 있다.
탈모는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호전될 수 있는데, 의학적 치료법 중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방법은 바로 약물치료다.
‘프로페시아’는 가장 유명한 남성형 탈모치료제로, 탈모를 앓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도 낯선 이름이 아니다. 하지만 정작 탈모를 앓고 치료를 받고 환자들은 프로페시아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에 약업신문은 아주대학교병원의 최지웅 피부과 교수를 통해 프로페시아에 대해 알아보았다. 서면으로 진행된 이번 인터뷰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탈모 유형인 남성형 탈모 질환 및 치료 인식을 살펴보고, 남성형 탈모 치료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프로페시아에 대해 알아보고자 진행됐다. 최근 늘고 있는 2030 탈모 와 치료 시작을 고민하는 환자들에게 탈모라는 질환과 치료법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다.
▲최지웅 아주대병원 피부과 교수
Q. 젊은 탈모 환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이고, 실제 현장에서도 젊은 환자가 많이 늘었는지 궁금하다.
탈모 유형에는 안드로겐 탈모, 원형 탈모, 휴지기 탈모와 같은 다양한 탈모증이 있다.
이 중 가장 흔한 탈모 질환인 안드로겐 탈모증의 경우, 남성의 평균 유병률이 약 15%에 육박하며 특히 50대 남성의 비율을 봤을 때는 4명 중 1명이 안드로겐 탈모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매우 흔하다. 더욱이 외모와 삶의 질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탈모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평균연령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10~20대의 젊은 층에서는 치료뿐만 아니라 탈모의 예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어,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본 외래에서도 5년 전에 비해 탈모로 대학병원을 찾는 젊은 30대 이하의 남성, 여성 환자가 2배 가까이 늘었다.
Q. 국내에서 남성형 탈모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남성형 탈모의 대표적인 치료방법은 약물치료다.
도포제인 미녹시딜과 경구제인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가 있는데, 세 약제 모두 남성형 탈모 치료에 대해 국내 식약처 승인을 받았으며, 미녹시딜 도포제와 피나스테리드는 미국 식약처 승인 또한 받은 바 있다. 약물에 효과가 없거나 빠른 앞머리 모발선의 회복을 원할 경우 모발이식을 진행하기도 하며, 모발이식은 뒷머리에서 모발을 채취한 후 앞쪽 탈모 부위에 심어주는 방법을 이용한다.
Q. 경구용 탈모치료제로 어떤 약물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약물들 간 차이는 무엇인지 소개 부탁드린다.
남성형 탈모는 남성호르몬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특히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dihydrotestosterone, DHT) 이라는 남성 호르몬이 원인 물질로 알려져 있다.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은 테스토스테론 (testosterone)이 5 알파 환원효소 (5α reductase)를 만나서 생성되며, 모발을 만드는 공장인 모낭에 작용하여 모발을 가늘게 만들고 결국은 소실되게 한다.
경구제인 피나스테리드 (1mg)와 두타스테리드 (0.5mg)는 바로 이 5 알파 환원효소의 작용을 차단하여 테스토스테론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으로 바뀌는 것을 억제하는 것으로, 탈모의 진행을 막는 효과가 있다.
두 약제 모두 1일 1회 복약하며, 다른 남성 호르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걱정할 만한 부작용은 없고, 보통 6개월 이상은 복용을 해야 치료 효과를 느낄 수 있다. 효과의 유지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사용이 필요하고 사용을 중단하면 수개월 내에 다시 탈모가 진행하게 된다. 복약 후 1-2%의 환자에서 성욕 감퇴, 성기능 감소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투약 중에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도 많고, 불편한 경우 복약을 중단하면 회복된다.
Q. 비용 측면에서 오리지널 제제가 아무래도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오리지널 제제가 치료 시장에서 선호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남성형 탈모는 한번 증상이 시작되면 점차적으로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으로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 따라서 충분한 임상을 통해 장기 치료 효능 및 안전성 등이 입증된 치료제인지가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된다. 실제 진료를 할 때에도 제네릭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Q. 경구용 탈모치료제 중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1mg)가 글로벌 가이드라인 1차 치료로 권고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 1mg)는 미국 FDA와 국내 식약처 모두로부터 허가, 승인된 유일한 경구용 남성형 탈모치료제다. 최초의 경구용 탈모치료제로 가장 오래 처방되어 왔으며, 국내에는 2000년도 도입, 20년 이상 남성형 탈모 치료에 쓰이고 있다.
또한, 경구용 남성형 탈모치료제 중 유일하게 5년, 10년(해외), 20년(해외)의 장기 임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프로페시아는 아시아 컨센서스위원회의 남성형 탈모 치료 알고리즘 가이드라인(2013)에서 남성형 탈모 치료에 강력하게 권장되는 ‘A등급’ 경구용 남성형 탈모 치료제로 선정되었으며, 일본 남성형 탈모치료제 가이드라인(2010)과 유럽 남성형 탈모 치료 가이드라인(2017) 등에서도 남성형 탈모에 대한 입증된 치료 효과로 가장 우선적으로 권장되고 있다.
Q. 경구용 탈모치료제 복용 시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성기능 관련 부작용은 약물마다 어느 정도로 나타나는지?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복용에 따른 성기능 관련 이상반응은 대부분 2% 미만으로 나타난다.
특히, 오리지널 피나스테리드 제제 프로페시아의 경우, 치료 1년 시점에서 2% 미만의 성기능 관련 이상반응(성욕감퇴, 발기부전, 사정장애 등) 및 치료 중단율을 보였으며, 치료 5년 시점에는 1년 시점 대비 이상반응 발생이 감소했다. 결과를 자세히 보면, 치료 1년 시점에서 성욕 감퇴 1.9%, 발기 부전 및 사정 장애 1.4%, 치료 중단 1.4% 등으로 나타났고, 치료 5년 시점에서 성욕 감퇴 0.3%, 발기 부전 0.3%, 사정 장애 0% 등으로 나타났다.
성기능 관련 부작용의 경우, 빈도도 낮고 약을 함께 복약 하면서 관련 부작용이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도 많으며, 약을 끊으면 모두 정상화되기 때문에 부담 없이 복약하시길 권장한다.
Q. 그 밖에 더 알려진 부작용이나, 프로페시아를 복용할 때의 주의점은 무엇이 있나?
프로페시아와 관련한 우울증, 자살충동 등 논란의 근거가 된 논문을 보면 연구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오류를 간과한 부분이 많다. 탈모 질환 자체가 우울감, 자존감 상실을 비롯한 심리적, 정신적 문제점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복약 후에 느끼는 이상반응이 질환 자체의 영향인지, 약의 영향인지 명확하게 밝히기 어렵다.
더욱이 용량 반응에 대한 차이(복약 용량이 클수록 부작용 빈도도 높은 현상)가 없고, 부작용 보고도 미국, 유럽 등으로 심하게 편중되어 있어 해석에 매우 주의가 필요한 연구이다. 실제 본인 외래에서도 이러한 부작용을 처음부터 호소한 분은 없으며, 모두 언론을 접한 후 문의한 분들이다.
따라서, 탈모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우울감은 약물 치료 등을 통해 얻는 자신감으로 극복할 수 있기에 약물이 가지는 장점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Q. 환자에게 프로페시아를 권고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지 궁금하다.
임신을 계획 중인 부부 중, 임신이 잘 되지 않는 경우 그 원인이 남성에 있을 때만 복약을 하지 말고 임신을 계획하도록 한다. 그 외는 일차적으로 권고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
Q. 최근 탈모치료용 레이저기기, 장기지속형 주사제 등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 이들의 실제 치료 효과는 어떠하며, 경구용 탈모치료제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의학은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는 분야이다.
레이저의 경우, 저출력 레이저가 홈 디바이스 등으로 개발되어 현재도 사용 중이나 효과가 크지는 않다. 장기지속형 주사제 또한 현재 개발 중에 있으나 안전성 등의 평가가 필요하고 아직 효과 또한 판단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효과적인 탈모 치료체나 방법이 많이 도입되리라 생각되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현재의 경구용 탈모치료제를 대체할 방법이 쉽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 같다.
Q. 병원 방문 혹은 탈모 치료를 망설이는 젊은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탈모, 특히 안드로겐 탈모는 점점 증상이 진행되는 질환이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 진행 속도가 더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정수리나 앞머리 탈모 소견이 있는 경우 피부과 전문의를 반드시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 빠른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또한 탈모로 고민하는 환자가 많다 보니 검증되지 않은 제품들을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런 제품들은 환자들이 기호에 따라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남성형 탈모의 경우에는 피나스테리드와 같은 경구제 사용을 기본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