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감염병 백신 플랫폼 구축위한 정책 결정부터 이뤄져야”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 코로나19 특별 인터뷰
입력 2021.07.2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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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중식 교수

Q : 화이자 모더나의 경우 지금까지 효과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매우 뛰어난 예방효과를 지닌 백신으로 알려져 있지만 유통과 보관 접종주기 측면에서 다소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한 차세대백신이 탄생할 가능성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 mRNA 백신이나 바이러스벡터 백신은 새로운 기술로 만들어진 백신으로 예방효과가 뛰어나지만 안전성 문제는 완전히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경미한(심각하지 않은) 이상 반응의 발생 빈도가 높아서 접종 후 불편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고 희귀하지만 심각한 이상 반응도 대량 접종 과정에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접종 후 긴 시간이 흐른 후 발생할 수 있는 이상반응에 대한 평가는 계속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입니다. 보관과 유통의 한계는 사용 경험이 늘어나면서 차츰 완화되는 상황인데 백신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도 연구 중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DNA 백신이나 단백질 재조합 백신도 임상 연구가 진행 중으로 효과나 안전성을 더 높일 수 있을지 임상 연구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입니다. 

바이러스 벡터 방식(아데노바이러스)의 항바이러스백신 개발은 미국 영국은 물론 중국이나 러시아 심지어 아시아일부 국가에서도 자체개발과 생산이 가능하다는 발표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약바이오 기술수준이 일정부분 선진국에 달했다고 자신해 온 우리나라에서 백신개발이 더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지?.

한마디로 그동안 관심과 투자가 부족하였고 현재도 큰 변화가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가 신종 감염병에 대한 백신 플랫폼을 가져야겠다고 정책적으로 결정된 적도 없습니다. 국내 제약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예산이 필요하고 실패 가능성이 높은 분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신종 감염병에 대한 백신 플랫폼을 구축하고 투자할 것인지 정책 결정부터 해야 할 사안입니다. 

팬데믹을 거치며 현재 세계는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백신공급과 치료제개발 정도에 따라 각국이 예상하는 코로나19 종식과 시기가 각각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종식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에 따라서 의견이나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코로나19가 가까운 시일 내에 사라질 가능성은 없다고 추정합니다. 따라서 주기적인 백신 접종과 항바이러스제 개발을 통하여 큰 유행을 억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관리되면 다행이라고 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백신 자체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에 따라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하겠지만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치료제로 가장 유망해 보이는 의약품이 있다면 어떤 것을 꼽을수 있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현재 코로나19 대응은 거의 백신에 치중하는 형국이다. 백신보다 치료제 개발이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지 전문가 의견을 여쭙고 싶다.

신약 또는 기존 약제의 치료 효과에 대한 여러 가지 임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의미 있는 치료 효과를 보이는 항바이러스제는 렘데시비르가 경증 환자 치료에 사용이 가능하고 단일클론항체치료제가 특히 고위험군의 중증 진행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정도입니다. 백신 개발보다 치료제 개발이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하여 단기간 우수한 치료 효과를 가진 신약 치료제 도입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방역당국은 고혈압 당뇨 녹내장 등 기저질환자들의 경우에도 백신접종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금까지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된 백신부작용 연관성이나 인과관계에 대한 확실한 분석이 나오지 못한 상태에서 이같은 백신접종 권유가 바람직한 결정인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금기는 없다고 보아도 좋습니다. 청소년을 포함하는 어린이 그리고 임산부 등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 중이라서 아직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이지만 그 이외 성인의 경우 모두 접종 대상에 해당합니다. 특히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고위험군에 해당하거나 접종을 피할 사유가 아니라서 적극적인 접종 권고가 필요합니다.

코로나19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영역에서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환경이 조성되고 이로 인한 급격한 변화가 몰아닥쳤다. 특히 의료현장에서 바라본 의료기관과 의료인들의 어떤 변화를 겪고 있으며 의료소비자인 국민들의 의료이용 형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중증 호흡기 증상을 동반한 코로나 환자들 뿐 아니라 ‘방어의료’로 인해  다른 진료과에서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 등이 나타난 환자들을 의뢰하는 사례들이 부쩍 늘어나면서 문자 그대로 호흡기내과 및 감염내과 의료진들이 숨쉴 틈이 없어졌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감염내과는 전문의 부족으로 업무 과다 상태가 대부분이었고 코로나19 이후는 일상을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대규모 모임에서 백신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일시적으로 마스크 없이 참석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백신접종률이 어느정도까지 진행돼야 탈마스크가 가능할지 궁금하다.

마스크를 착용 의무화를 중단하는 결정은 매우 신중해야 하고 백신 접종이 목표한 수준으로 이루어지더라도 유행 상황 특히 변이바이러스의 유입과 전파 상황을 충분히 모니터링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연내에 성인에 대한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어도 일부 고위험군과 어린이 임산부 등은 접종을 하지 못한 상태로 여전히 위험한 대상으로 남아 있어 물리적 보호가 필요합니다.

백신접종후 열이 나고 두통이 심해지면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이외 기타 해열제,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 이는 의학적으로 타당한 조치인지, 이외 다른 방법은 없는지.

경미한 이상반응을 조절하기 위한 목적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타당한 조치입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다 보니까 처음에는 신뢰하기 어려운 나라의 백신이라는 이유로 전혀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던 러시아 및 중국 개발 코로나 백신의 효과성과 안전성에 대한 견해는, 

아직도 임상 정보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특히 러시아 개발 백신이나 중국 개발 백신을 이용한 국가의 실제 효과(real world effectiveness)와 유행 양상이 중요한데 신뢰할 수 있는 자료 구축이 안 되어 있어 평가가 어렵습니다. 

코로나19 감염의 초기징후로 돌발적인 후각‧미각 상실이나 코막힘을 동반하지 않는 돌발성 후맹(嗅盲) 증상을 꼽아볼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돌발성 후각‧미각 상실 증상이 발생한 이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한 결과 5명당 4명 꼴로 코로나 항체 양성을 나타냈다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의학 학술지 ‘PLoS Medicine’에 게재되었는데. 

후각이나 미각 소실은 코로나19의 증상이나 징후의 하나입니다. 비말 또는 경우에 따라 공기전파로 감염이 되니까 코를 통한 감염이 일어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무증상 환자나 호흡기 증상이 없는 환자도 존재하기 때문에 코라는 특정 장기에 국한하여 정리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몇 년 전에 나라 전체를 바짝 긴장시켰던 중동 호흡기 증후군(MERS) 기억이 있다. MERS가 중동지역에서는 오래 전부터 대표적인 풍토병으로 자리매김해 왔기 때문이지요.다행스럽게도 국내에서는 MERS가 단기간 동안 맹위를 떨치는 듯하다가 이내 수그러들었다. MERS의 전례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부분이 있다면   

메르스와 코로나19는 전파와 유행 양상이 완전히 달라서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신종 감염병에 대한 대응체계를 국가 안보 수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다루고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엄중식 교수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가천대 길병원 감염관리실장, 기획조정실장, 교육수련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엄교수는 지난 2015 메르스 대응 정부포상 유공자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은바 있다. 엄 교수는 코로나19로 발생한 지난해 코로나19 예방, 통제핸드북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 책에는 코로나19가 인류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꼭 알아야 할 긴급 대응 매뉴얼을 제시하고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90가지 질문에 대한 바이러스 전문가들의 대답을 담아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전반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정보를 전달하기도 했다. 엄교수는 지난 2013년 보령의료봉사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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