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추가 접종분, 마냥 좋은 건 아니다
입력 2021.03.01 01:34 수정 2021.03.01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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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눈부신 속도로 개발된 화이자-바이온테크(화이자) 백신은 2회 접종 방식으로 95%에 달하는 예방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등 주요 규제 당국이 화이자 백신의 최소 포장단위인 1바이알(병)당 도스(접종분)를 5회에서 6회로 인정하면서 기존 계약된 공급 물량이 감소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정부와 관련 당국이 1병당 접종 7회분까지도 가능하다는 다소 성급한 메시지를 전하면서 신중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화이자 백신에 대한 FDA의 긴급사용승인(EUA)은 작년 12월 11일 이뤄졌다.  당시 FDA가 화이자에게 전달한 긴급사용 승인명령(LoA)은 백신 1병당 5회 접종분이 포함된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이와 함께 보건의료인에게 전달한 예방접종 실시방법(fact sheet)에서도 백신 1병당 각 0.3mL 용량의 5회 접종분이 포함된다고 기술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의 "화이자, '추가' 접종분 인정으로 백신 공급물량 축소 전망" 제목의 1월 22일자 기사에 따르면 백신을 처음 출하했던 12월 중순의 시점에서 화이자는 백신 1병이 5회 접종에 요구되는 충분한 용량이 있다고 공지했다.  실제로 그 당시 출하된 백신의 최소 포장단위에는 '5회 접종분 포함(contains five doses)'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인쇄된 스티커 라벨이 부착됐다.  

출하 시점을 시작으로 접종을 진행한 미국 보건의료인들은 이후 백신 1병으로 6회 접종도 가능한 충분한 용량이 있음을 파악했다.  더 나아가 7회 접종분까지 이뤄졌다는 사례도 등장했다.  따라서 한국이 세계 최초로 화이자 백신 1병으로 7회 접종에 성공했다는 일부 견해에 대해 그 근거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국내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접종 현장의 의견수렴과 함께 곧바로 대관 로비에 착수한 화이자는 올해 1월 6일 긴급사용승인 사항의 변경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FDA는 수정된 긴급사용 승인명령에서 백신 1병당 몇회 접종분이 포함된다는 문구 자체를 아예 삭제했다.  보건의료인 대상의 예방접종 실시방법에서는 백신 1병당 6회 접종분이 포함된다고 변경·수정했다.  수정된 실시방법 본문에 '우선적 대체(supercede)'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 FDA의 6회 접종분 지침이 제조사의 스티커 라벨, 패키징 등에 명시된 여타 접종분 정보보다 더 상위개념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또한 수정된 사용지침 본문에서는 '최소 잔여형(low dead)' 주사기 또는 주사바늘을 언급하고 최소 잔여형의 사용으로 6회 접종분 확보가 가능하다고 알렸다.  덧붙여 최소 잔여형이 아닌 일반 주사기 또는 주사바늘을 사용하는 경우 6회 접종분을 얻기 힘들다고 경고했다.  즉 화이자가 백신을 첫 출하했을 당시에 설정한 5회 접종분은 최소 잔여형이 아닌 일반형의 사용을 감안한 것으로 여겨진다.  의료 선진국에서는 최소 잔여형 주사기의 확보와 사용이 비교적 용이하지만 다른 국가와 지역에서는 그 부분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조차도 LDV 및 LDS로 알려진 최소 잔여형 주사기의 확보가 여의치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로 로이터 통신은 1월 25일자 기사에서 화이자 백신 1병당 6회 접종분 확보에 필요한 최소 잔여형 등 특수 주사기를 생산하는 주요 제조사의 공급 여력이 당분간 부족하다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진 주사기 제조사 벡톤디킨슨은 미국 정부와 백신 공급계획을 수립하는 자리에서 최소 잔여형를 포함하는 특수 주사기 생산 확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미국 보건의료인에게 제공되는 접종용 주사키트 구성에서 전부가 아닌 일부가 최소 잔여형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6회 접종분을 얻기 위해서 6개의 최소 잔여형 주사기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3개 일반형과 3개 최소 잔여형의 사용으로 6회 접종분을 확보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최소 잔여형의 비중을 늘리면 7회 접종분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국내에서 7회 접종분 확보라는 사례가 나타난 것도 바로 이 점에 기인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의 정경실 반장은 지난 27일 브리핑에서 "접종인력의 숙련도에 따라서 화이자 백신 1병에서 6명분이 안 나올수도 있고, 6명분 이상이 나올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일단 화이자 백신의 "6명분"은 접종실시 12회를 의미하므로 그 표현이 정확하지 못하다.  "6명분"의 의미를 맥락상 '6회 접종분'으로 이해했을 때에도 6회분 유무를 가르는 문제의 핵심은 접종 실시자의 숙련도가 아님이 드러나고 있다.  

화이자는 최소 포장단위인 바이알(병)이 아닌 접종 단위인 도스(접종분)가 명시된 기존의 계약 내용에 따라 공급 약속을 이행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미국의 경우 화이자는 올해 7월 말까지 2억회에 달하는 접종분을 제공하기로 미국 정부와 계약했다.  이후 FDA가 1병당 접종분을 5회에서 6회로 인정하면서 국내외 전문가들은 최소 포장단위 기준의 총 공급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정부는 직계약 방식으로 화이자 백신 1300만명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2회 접종을 요구하는 백신의 2600만회 접종분에 달하며 1병당 접종 5회분을 감안하면 520만개, 6회분을 감안하면 433만여개에 달하는 최소 포장단위가 포함된다.  2600만회 접종분의 일부라도 아직까지 국내에 도착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화이자가 6회 접종분 기준의 물량을 제공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정황에서 정부와 관련 당국은 최근 들어 7회분 접종의 가능성을 존재감 있게 시사하고 있다.  그 가능성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화이자는 이를 예의주시하고 공급 물량을 하향 조정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전문가 견해가 신중한 행보를 요구하고 있다.  'K주사기'의 기술력과 접종 1회분 '영끌' 추가로 접종 실시가 산술적으로 얼마큼 늘어난다는 성급한 메시지는 백신 공급 물량의 감소라는 우려처럼 마냥 좋은 것 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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