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데시비르가 ‘렘데사(xa)비르’로 불리는 까닭은
입력 2021.02.03 16:31 수정 2021.02.0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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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하셀타인 전 하버드 의대 교수는 작년 10월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기고에서 다음을 언급했다.  "코드 파괴자(code cracker) 전문가인 SARS-CoV-2(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분명 우리의 유전자를 깨트렸다.  이 신종바이러스는 인간의 가장 취약한 세 가지 지점에 작용하면서 팬데믹의 원인이 되었다.  우리의 생물학적 방어, 사회적 행동의 군집화, 그리고 들끓는 정치적 분열이 그것이다."

하셀타인 교수의 10월 기고 이후 4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 인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맞서기 위해 백신, 항바이러스제, 중화항체 기반 치료제, 스테로이드 계열 면역 억제제 등 다수의 방어 전력을 속속 확충하고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빈틈을 잘 드러내지 않는 어려운 상대임인 분명하다.  백신과 치료제로 확보한 우리의 면역 반응을 피하기 위해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끊임 없이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셀타인 교수는 인류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이라는 40여년에 걸친 진행형의 도전과제를 겪으면서 의사, 바이러스 학자, 역학자,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코로나19 팬데믹과 싸움에 적용하는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변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속속 등장하는 현 상황에서 모든 것을 한방에 해결하는 '게임 체인저' 격의 코로나 백신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그 대신 치료제가 인류의 가장 중요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하셀타인 교수는 언급했다.  

'인류의 가장 중요한 무기'가 될 수 있는 코로나19 치료제는 크게 두 가지 접근법이 있다.  하나는 인체에 침투한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바이러스에 의한 인체 면역 체계의 반응을 억제하는 것이다.  

질병의 초기 단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그 자체가 인체를 해하는 주된 원인으로 기침, 후각 상실 등과 같은 증상을 유발한다.  이후 질병이 계속 진행되고 인체의 면역 체계가 과잉 반응하기 시작하면서 염증, 장기 손상, 사이토카인 폭풍 등과 같은 심각한 문제가 나타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체에 침투하고 7~10일간 체내에서 개체를 증식하는 잠복기를 거친다.  잠복기라는 표현처럼 이 때는 증상이 발현되지 않아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알아차리기가 어렵다는 전문가 설명이다.  사회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적극 장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 시점에서 전문가들은 바이러스의 증식 단계에서 이를 억제하는 중화항체 기반의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 방지환 센터장은 최근 발표에서 "항체라고 해서 모두 병원체와 싸우는 데 도움 되는 것은 아니다.  항체 중 병원체 증식을 막으면서 인체 면역에 도움 되는 항체가 중화항체다.  회복 환자의 몸에는 바이러스와 싸운 중화항체가 있고 이를 활용하는 회복기 혈장 치료법, 혈장치료제, (중화)항체 치료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화항체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대량생산하는 과정을 거치는 중화항체 치료제는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레그단비맙(regdanvimab·브랜드명 렉키로나)으로 시장 이해관계자들의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셀트리온이 개발하는 "(중화)항체 치료제도 결국 항바이러스제다"고 언급한 방 센터장은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시기에는 항바이러스제를 쓰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다"고 말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셀트리온의 레그단비맙과 함께 FDA 긴급사용승인으로 주목 받은 리제네론의 카시리비맙/임데비맙(casirivimab/imdevimab) 칵테일 요법과 일라이릴리의 밤라니비맙(bamlanivimab)은 '표적 치료제(targeted therapy)' 성격이 다분하다는 것이다.  

변이가 등장하기 이전 시점의 연구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표면 단백질 중 하나인 스파이크 단백질의 특정 결합부위(RBD)와 결합하는 중화항체를 집중적으로 탐색하는 과정으로 레그단비맙, 카시리비맙/임데비맙 칵테일, 밤라니비맙이 나왔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방 센터장은 "중화항체가 바이러스에 직접 들러붙어 증식을 억제하면 좋겠지만 바이러스가 변이되면서 기존의 중화항체가 제 역할을 제대로 못할 수 있다"며 "오히려 바이러스에 들러붙어 바이러스가 사람에 침입하는 것을 도와주는 '항체유래 감염증강(ADE·antibody dependent enhancement)'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화항체 치료제 사용으로 인체가 원치 않는 면역반응을 만들어 내어 오히려 환자에게 더 해로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이유에서 스테로이드 계열의 면역 억제제나 렘데시비르(remdesivir)와 같은 항바이러스제처럼 특정 바이러스에 국한되지 않는 치료제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렘데시비르에 대해 지난 2020년 10월 미 FDA는 코로나19 확진자 중 입원 환자 치료에 쓸 수 있다는 정식 사용 허가를 내렸다.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치료용으로 허가 받은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로 현재 임상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의 두 가지 접근법에서 인체에 침투한 바이러스의 증식 억제가 변이 등으로 인해 여의치 못하다면 그 다음 선택지인 인체 면역 체계의 반응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임상 현장에서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와 스테로이드계 면역 억제제인 덱사메타손(dexamethasone) 조합을 코로나19 입원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에 미국의 한 의료진은 "이 두 가지가 빈도 높게, 그리고 함께 사용되면서 '렘데사비르(remdexavir)'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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