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경영대상’은 약업신문이 주최하고 유한양행이 협찬하는 행사로서, 개별 약사가 아닌, 지역사회 주민을 대상으로 약료 및 경영 활동을 모범적으로 전개하는 약국을 대상으로 그 보건의료경영학적 영향력을 평가하는 국내에서 유일한 경선형 축제이다.
전국에 산재한 약국 중에서 경영, 약료, 사회기여의 측면에서 우수한 활동을 전개하는 약국을 심도 깊게 평가하여 발굴하고자 전국의 시도약사회를 순회하며 개최되는데, 지역소재 약국의 약사로서는 평가대상이 될 기회가 희소하므로 수상자에게는 매우 영예로운 행사이다. 올해(2020년도)는 축제의 개최 예정지는 팬데믹이란 불의의 사태로 인하여 행사진행에 다소 수정이 불가피하였다.
필자는 올 해 제46년차 ‘약국경영대상’ 평가에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였다. 하지만 전대미문의 역병인 COVID-19로 인하여 지난 45년간 지속되어 온 방식과 달리 온라인으로 응모 및 심사가 진행되었다. 예년에는 행사개최 지부 안에서 1차 심사를 거쳐 총 16개 약국이 선발되었다. 이어 본선 심사에 따라 대상과 금상, 은상, 동상, 장려상 등이 정해진다. 올해의 심사위원으로는 약업신문, 유한양행, 대한약사회 임원,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심사위원장은 가천대학교 약대의 유봉규 교수께서 담당하셨다.
올 해는 행사의 대상범위를 부산, 경남, 울산, 대구, 경북 등 5개 권역을 포함한 광대역 약 5,000개 약국으로 확대하였다. 우선 온라인 설문사이트를 제작하여 참여를 희망하는 약국들이 온라인으로 직접 응모하였다. 예년에는 현장심사를 통상 4개 영역 10여개 세부항목의 평가지표를 각 심사위원이 방문하고 평가하고 순위를 정했다. 약국의 외형 심사뿐 아니라 약사와 종업원에 대한 심층인터뷰도 실시하였으며, 청결도, 진열상태, 고객대기실, 조제실, 약품창고, 직원휴게공간, 약료 및 경영측면의 철학과 실행체계, 고객응대 및 업무처리 숙달정도와 교육훈련체계, 인사관리체계, 문제해결역량, 차별화되고 특화된 서비스의 종류와 품질 등을 총체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러한 평가를 효과적으로 대체하기 위하여 다양한 정보를 응모자가 직접 기입하고 사진과 약국소개 동영상을 촬영하여 업로드하였다. 이에 대해 서면심사를 마친 뒤, 2차 심사는 약업신문사에 모여 심사진들이 응모자에게 전화를 걸어 집단 질의응답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한 달 간의 응모기간과 2주간의 심사과정을 거쳐 최종 선정된 약국은 모두 3개였다. 특기할 만한 사항으로는, 이전의 약국경영대상이 대상, 금상, 은상, 등 순위를 정하는 시상이었다면, 이번에는 약료서비스, 지역친화, 경영혁신 등 3가지 특화된 부문에서 수상자를 뽑았다.
응모 기간에 접수된 자료의 양과 질에서부터 수상약국들은 독보적이며 특징적 요소를 많이 나타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방문과 대면접촉이 사회적으로 극도로 제한되는 가운데 실시된 이번 행사는 온라인 응모와 심사로도 충분히 행사가 진행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일단 응모 약국들은 충분한 양의 정성적 정량적 정보와 자료를 심사진에 기꺼이 제공하였다. 약국의 안팎과 특장점을 보여주는 3분짜리 동영상 부분은 행사기획 단계에서 우려를 많이 했으나 한 수상 약국은 드론을 이용하여 약국의 외관과 주변 상권을 촬영하여 보여주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와 노력을 보여주었다. 약국의 역사, 경영철학, 특장점, 매장 및 매대 관리와 인사 및 고객 관리, 재고관리, 전산화 정도 등등 우리나라 지역약국의 현재를 잘 보여주는 일종의 교과서적이면서도 나름 예술가의 독특한 작품 포트폴리오를 보는 듯 하였다.
필자는 어느 지역이든 예년부터 수상 약국들은 공통적 특성이 있음을 발견한다. 첫째, 확고한 경영철학과 실행체계의 우수성이다. 게다가 이번에 발견한 특이점은 우수약국들의 디지털 지능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 제한된 온라인 지면과 앵글의 영상 안에 준비된 대답을 구성하여 보여준다. ‘전략목표’, ‘비즈니스 모델’, ‘조직문화’를 아주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으로 전달하는 역량이 돋보였다. 예전에 필자는 사전에 1차 심사를 마친 약국들은 약업신문 기자단이 방문하여 기획기사를 작성하여 게재하는 방식에 다소 의문을 품은 적이 있었다. 기자의 눈과 필력으로 과장되거나 포장되는 모습은 혹시 없을까도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이 같은 과정이 전부 생략되고 본인들에 의해 자기의 특장점을 온라인으로 제출토록 하였는데, 이번에 수상한 40~60대 약사들의 디지털 인지력과 수용능력이 매우 우수했다.
둘째, 약국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항상 노력한다. 지리적, 시간적, 재정적 요소는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사실 이번에 수상약국들이 위의 3가지 측면에서 특출하거나 독보적인 면은 없었다. 하지만 약국의 공간적 제약의 극복, 근무시간의 최적화, 약료서비스 내용의 차별화, 수익창출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 측면에서 장점이 뚜렷하였다. 약사는 누구나 24시간을 살아간다. 일단 운영하는 약국의 면적도 임의로 늘리거나 줄일 수 없다. 이렇게 제약조건이 동일하다면 이제 차별화는 아이디어, 시간활용도, 선택과 집중, 친절도, 지역주민과의 소통력 등에서 차이를 만들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경영역량인 것이다.
셋째, 매 순간 혁신을 추구하며 중장기 발전계획을 가지고 있다. 혁신이란, 행동보다는 혁신에 대한 이해도(혁신마인드)와 전략수립 역량, 변화 추진기술을 보유해야만 가능하다. 예컨데 방문약료, 커뮤니티케어, 의약품안전사용교육, 세이프약국, 자살방지활동, 올바른약물사용(올약)교육, 약물부작용보고사업, 청소년 장학 및 멘토링 활동 자체는 혁신이 아니고 이런 일들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기획하여 추진한 약사와 조직이 혁신가인 것이다. 남이 만들어 놓은 것을 잘 따라하는 것은 자발적 추종이지 능동적 혁신은 아니다. 이번에 선정된 수상약국은 확고한 혁신 의지, 기술, 방법, 성공경험을 보유하고 있었다. 물론 중장기 목표 역시 뚜렷하게 수립되어 있었다
COVID-19로 다사다난했던 2020년도가 저물고 새해가 밝았다. 이번에 약국경영대상을 수상한 약국의 약사와 직원들께 심사위원을 대표하여 축하와 격려의 마음을 전한다. 약국은 여러가지 환경 변화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지역사회로부터 존경받는 전문가로 거듭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통하여 실력있는 보건의료인이자 유능한 경영인, 따스한 봉사자의 모습을 더욱 빛내야 하겠다. 새해에도 코로나가 초래한 팬데믹의 여파는 지속될 것이고 예측 불허의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약업신문 독자들과 매일매일 혁신을 추구하는 약업종사자들에게
2021년이 희망찬 새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아마도 2021년도 2020년과 같은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되리라 예상해 본다. 모쪼록 많은 약국으로부터 혁신사례가 발굴되고 미래지향적 약국의 본보기로 알려졌으며 좋겠다. 끝으로, 이번에도 중단없이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한 약업신문의 대표와 임직원들, 유한양행의 대표와 임직원들, 그리고 참여하신 심사진 제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