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의학, 바이오마커 보완할 ‘유전자 연구’에 힘 써야

완벽성 기대하기 어려워…올바른 진단 위해 병력 조사 중요

기사입력 2020-12-23 06:00     최종수정 2020-12-23 07:06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차세대 의학의 중심 키워드로 맞춤 의학(personalized medicine)이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를 의미있게 실현하기 위해서는 바이오마커에 기대하기 보다는 이를 보완할 유전자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1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CHORUS SEOUL 2020에서는 독일 차리트 대학병원(Charite University Hospital, Germany)의 베티나 헤이데커(Bettina Heidecker) 박사가 ‘Personalized medicine in secondary cardiomyopathy with high throughput technologies’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바이오마커(biomarker)는 정상적인 생물학적 과정, 병원성 과정 또는 치료적 개입에 대한 약리학 반응의 지표로 객관적으로 측정되고 평가되는 특성을 말한다.

중요한 것은 바이오마커가 원인이거나 방관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감도와 특이성에 관해서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예를 들어, 트로포닌(troponin)은 원인이 되는 바이오마커는 아니며 방관자일 뿐이지만 매우 가치 있는 바이오 마커라는 것이다.

바이오마커 연구는 메커니즘에 대해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으며, 실제로는 그것이 바이오마커가 나타내고자 하는 본 의도 역시 아니다. 바이오마커는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진단을 돕기 위한 지표로, 일반적으로는 완벽하지 않다.

헤이데커 박사는 심부전의 바이오마커를 예로 들었다. 그는 “새로 발병한 심부전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를 식별하기 위해서 유전자 발현 분석을 사용했는데, 여성 환자는 남성 환자와 매우 다르게 유전자를 발현했다. 더 흥미로운 것은 그 중 상당수가 알려진 약물 표적이라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가 개인 맞춤 의학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 다르게 나타나는 유전자 발현에 대해 더 많은 연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칼륨 통로(potassium channel)는 클래스 I 항부정맥제의 표적인 남성에서 훨씬 많이 발현된다. 그리고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인 실데나필의 표적이기도 한 PDE6B는 여성에서 많이 발현된다.

이에 헤이데커 박사는 바이오마커와 관련된 한 가지 연구를 진행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총 1,4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새롭게 발병한 심부전의 5년 결과를 예측하는 proteomics 연구다.

연구 결과, 임상적인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는 5년 후 회복된 환자와는 다르게 유전자를 발현했다. 여기서 과발현된 유전자는 또한 텔로머레이즈(telomerase) 활성 및 줄기세포 생존과 관련된 생물학적 타당성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안정된 관상 동맥 질환 환자의 단백질을 분석해 발병률을 예측하는 9개의 단백질 모델을 고안해냈다. 이를 막대 형식으로 그래프화해 어두운 막대는 관찰된 발생률을 나타내고 밝은 막대는 발생률을 예측하는 기준으로 삼았다.

헤이데커 박사는 이와 더불어 새로운 질병을 진단할 때 병력 조사(history taking)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개인 맞춤형 의학은 병력 조사를 통해 시작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오늘날 우리는 매우 현대적인 도구를 가지고 있지만 결국에는 의사가 매우 철저한 병력 조사와 진단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저에게 심근염으로 의뢰된 환자의 MRI 이미지를 봤을 때, 예상했던 것처럼 심근이 균질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이를 바탕으로 환자가 심근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나 그녀의 증상은 이미 반년 동안 지속된 상태였으며 만성 기침이 있었다. 또 심박출률은 ​​정상이었으며, 허벅지에서 다리에 걸쳐 강한 말초 부종이 있었다. 이것은 심근염에 대한 매우 특이한 증상이었다. 이에 아밀로이드증을 의심하게 됐고, 심내막 생검을 진행한 결과 아밀로이드증이라는 점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헤이데커 박사는 “이 세상에 완벽한 바이오마커는 없다. 퍼즐의 모든 조각을 조립해야 한다. 또 질병 진단 과정에 있어 뭔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병력 조사부터 다시 시작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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