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량키트 수준 항말라리아제 투약전 ‘G6PD 현장진단기기’ 개발"
[라이트펀드 감염병 지원사업11] 솔젠트 이희정 연구소장
입력 2020.11.02 06:00 수정 2020.11.02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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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강점과 혁신을 활용해 국제보건을 위협하는 소외감염병 대응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국제보건 연구 지원 플랫폼 글로벌헬스기술연구기금 ‘라이트펀드’(RIGHT Fund)가 올해 새롭게 17개 연구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다.

라이트펀드는 보건복지부와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한국 생명과학기업 8개사(SK바이오사이언스, LG화학, GC녹십자, 종근당, 제넥신, 바이오니아, 유바이오로직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공동 출자로 형성된 기금을 한국의 우수한 보건의료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는 감염병 대응 기술 개발 연구에 투입하는 독특한 성격의 국제보건연구기금이다.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최대한의 효과를 이끌어내려는 민관협력 국제보건연구기금의 성공 전략에 따라 라이트펀드는 저개발국의 감염병 문제 해결에 한국의 강점과 혁신이 활용된 우수한 기술 개발 연구를 발굴해 지원한다.

올해 라이트펀드가 지원을 시작한 17개 감염병 기술 개발 연구 중에는 삼일열말라리아 환자에게 치료제 투약 전 권고되는 검사인 G6PD(Glucose-6-phosphate dehydrogenase: 글루코스-6-인산탈수소효소) 검사 정확도와 활용성을 현재 현장진단기기에 비해 크게 개선한 개념 ‘청색형광단백질을 활용한 G6PD 정량 현장진단기기 개발 연구’가 있다. 솔젠트가 개발하는 이 혁신적 연구가 무엇이고, 그 결과물이 국제보건을 위해 어떻게 활용될지 솔젠트 이희정 연구소장을 만나 들어봤다.

라이트펀드 지원으로 청색형광단백질을 활용한 G6PD 정량 현장진단기기를 개발하는 것으로 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인가.

-세계보건기구(WHO)는 프리마퀸, 타페노퀸 등 삼일열말라리아 치료제 투약 전 G6PD결핍증 여부를 검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G6PD는 우리 몸 효소 중 하나로, G6PD 작용으로 NADP+가 NADPH로 전환되면서 글루타티온이 항산화제로 바뀌어 체내 활성산소가 제거된다. 때문에 G6PD 결핍증 환자가 삼일열말라리아 치료제 투약 같이 G6PD 결핍을 초래하는 위험에 추가로 노출되면 활성산소를 정상적으로 제거할 수 없게 되는 위험에 처한다.

즉, 삼일열말라리아에 감염된G6PD 결핍증 환자에게 G6PD 사전 검사 없이 프리마퀸, 타페노퀸 등을 투약하면 체내 산화스트레스 유발로 적혈구 파괴가 일어나 용혈성 빈혈이 초래되며, 심할 경우 악성 빈혈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삼일열말라리아 치료제 투약 이외에 항생제 투약, 잠두콩 섭취 등 G6PD 결핍을 초래하는 위험에 노출될 때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G6PD 결핍증 인구는 전 세계 약 4억명으로, 말라리아가 다발하는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에 대거 분포해 있다.

솔젠트는 현재의 진단기기보다 G6PD결핍 정도를 더욱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G6PD 정량 현장진단기기를 개발 중으로, 전남대 산학협력단이 G6PD 수치를 NADP+와 NADPH의 비율을 통해 보다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청색형광단백질 기술을 개발했다는 정보를 접한 뒤 이를 기술이전 받아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은 기기로 만들고 있으며, 내년까지 시제품(프로토타입)을 제작할 계획이다. 

현재 G6PD 진단기기와 비교했을 때, 솔젠트가 지금 개발 중인 G6PD 진단기기 강점은 무엇인가.

-현재 시판되고 있는 G6PD 현장진단기기는 대부분이 정성적인 방법으로 G6PD결핍증에 대해 ON/OFF 형태로만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얼마나 이 효소가 결핍됐는지 알 수 없다. G6PD 정량 분석은 대부분 연구소 기반의 장비를 통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과정이 복잡하고 긴 시간이 소요된다.

또 지금의 현장진단기기는 WHO가 제안하는 95% 이상의 민감도와 특이도에 미치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 때문에, 현재 말라리아 다발 지역인 저개발국에서 사용이 용이하고 95% 이상의 민감도와 특이도를 탑재한 현장진단기기 개발이 필요하다.

솔젠트 G6PD 신속정량측정키트는 NADPH와 직접 결합하는 청색형광단백질을 기반으로 약 2분이라는 짧은 시간 내 G6PD 활성과 total hemoglobin 수치를 측정할 수 있다. 이 단백질을 사용할 경우 NADPH만 존재할 때와 비교했을 때, 약 100배 향상된 민감도를 가지므로 저개발국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면서 진단 정확도가 높은 G6PD현장진단기기가 개발되는 것이다.

또, 기존 정성분석이나 현장진단에 사용되는 G6PD 활성도 측정은 주로 WST-8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NADPH의 전자가 전자이동체(electron transfer)인 1-Methoxy PMS로 이동하고 이를 다시 WST-8에 전달해 WST-8의 발색에 따라 G6PD 활성을 측정하고 있다. NADPH 경우 공기 중에서 산화반응이 아주 빠르게 발생하므로, 당사는 단백질과 NADPH가 특이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산화반응으로 인한 NADPH의 손실이 없게 해 정확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또 이 기기는 G6PD 활성 반응에 필요한 G6P와 NADP+를 제외한 다른 기질 첨가가 없기 때문에 저개발국가에 저렴한 가격에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연구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대내외적으로 어떤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나.

-솔젠트가 개발 중인 G6PD 현장진단기기는, 민감도와 특이도는 정량키트 수준이면서 기존 현장진단기기와 비슷한 시간이 소요되고 측정 방법도 간단해 사용자 오류를 최소화한 저개발국 맞춤 G6PD 현장진단기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당사는 이외에도 민감도와 특이도를 더욱 높인 병원, 연구실 용도 G6PD 측정 진단제품도 개발할 것이다. 이를 통해 저개발국 말라리아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망자 수를 감소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또한, G6PD 결핍증은 삼일열말라리아 치료제를 사용했을 때만 위험성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항생제나 잠두콩 등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다른 요인에 의해서도 문제가 되므로, G6PD 결핍증 진단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다. 이 결핍증은 X-염색체에 위치한 유전병으로, G6PD 결핍증 분포가 높은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동 지역 등에서 신생아검사 활용 가능성도 높다.

실제 대만, 중국, 싱가포르, 필리핀 등에서는 신생아 황달에 대비해 이 검사를 장려하는 추세이며, 우리나라 역시 매년 약 2만명씩 증가하는 다문화가정 2세를 대상으로 G6PD 결핍증 검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솔젠트 개발 기기는 기존 기기보다 더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를 탑재한 데다 G6PD 정량 수치를 표기해 꼭 필요한 치료제(항말라리아제, 항생제 등) 투여 시 적절한 약물 용량을 조절할 수 있게 하므로, 개발에 성공하면 수출 증대로 이어져 한국 진단기기산업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며, G6PD 결핍증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용혈을 예방할 수 있게 도울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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