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버니 샌더스가 꿈꿨던 "Medicare for All"
재미한인약사 이덕근, 한국형 건강보험 도입 공약 대통령후보 낙선
입력 2020.06.30 10:42 수정 2020.06.3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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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통령 경선 후보 였던 샌더스가 초반 세 곳의 경선을 승리 했을 때 의료보험 회사들, United health care, Cigna, Humana, 그리고  Aetna를 합병한 CVS등의 주가는 5일간 20% 가량 급락했다. 왜 그랬을까?

보도에 의하면 슈퍼전파자였던 신천지 31번 환자가 입원 67일만에 퇴원했는데 추정 치료비가 3000만원 정도라고 한다. 반면 미국 워싱턴 주의 한 병원에서 62일간 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마이클 플로르에게 병원은 13억원의 치료비를 청구했다. 한국의 신천지 환자는 정부나 지자체가 치료비를 전액 부담하므로 본인 부담액은 제로이다. 미국의 플로르씨는 65세 이상에게 지원되는 공공의료보험인 메디케어 대상이므로 13억원 보다는 훨씬 적은 비용 (추정치 800만원에서 1200만원)이지만 만만찮은 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해에 귀국했을 때 아내가 원인 모를 기침으로 고생해서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였다.한국 의료보험이 없어서 당연히 많은 비용이 청구될 줄 알았더니 2만원에 약값 5천원이 전부였다. 2만원에는 진료비와 후드 내시경비가 포함되었는데 만일 같은 서비스를 미국에서 받았다면 1000불이 넘게 청구될 것이고 보험커버 후에도 본인부담액은 최소 150불이상이었을 것이다. 

난 한 달에 의료보험비로 568 불을 내고 회사는 내 보험료로 1300불 정도를 부담한다. 즉, 1년이면 총 20000불이 넘는 돈이 의료보험회사로 지불된다. 거기에다가 매 번 의사를 만날 때마다 진찰료로 약 40불 정도의 본인 부담액을 지불하고 혈액검사라도 하면 검사 항목에 따라 다르지만 약 100불정도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다만, 플로르씨와같은 경우를 당했을 때 나도 13억원의 돈을 다 지불하지는 않고 그와 비슷하게 1000만원 정도를 부담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오바마 케어를 도입한 후 의료보험 사각지대였던 차상위 소득 대상자들의 보험가입이 상당기간 늘어났다. 하지만 이 보험도 가족플랜의 경우 한 달 보험료가 1500불에 달해 정부 보조를 받는 경우를 제외하곤 가입자 수가 매년 점점 줄어들고 있다.   

메디케어는 은퇴 후 의료보험을 상실하는 65세가 되는 노인들을 위해 1965년에 정식으로 도입되었다. 현재 미국인 6000만명 정도가 이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정부가 보조히는 공공의료보험이므로 월 보험료가 150불로 저렴하고 의료 서비스를 받을 경우 본인 부담액도 상대적으로 싸다. 하지만 이 가격도 저절로 나온 것은 아니다. 정부는 매달 130불정도를 메디케어용으로 내 월급에서 떼간다.  즉, 난 65세에 가입할 메디케어를 위해 매달 돈을 정부에 지불하고 이 자금으로 정부는 메디케어를 운영한다. 그러니까 나는 현재의 보험료로 회사 부담금 포함 년 20000불을 내고 미래의 보험료로 년 1500불을 지불한다.          

샌더스의 공약은 이 메디케어를 65세이상에게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모든 미국민에게 적용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혜택은 모든 국민이 보고 나 한사람에게서만 년 20000불을 가져가던 의료보험 회사들은 문닫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어느정도의 조정을 예상해도 난 회사 매칭 후 월  200불 정도의 보험료와 130불 정도의 메디케어 연금비 정도만 내면 될것이다. 즉, 샌더스는 미국에 한국과 같은 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낙선했고 "Medicare for All"은 그저 꿈으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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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이덕근약사는 서울대 약학대학을 졸업한후 동화약품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워싱턴 소재 CVS Pharmacy에서 Chief Pharmacist로 재직중이다. 이 약사는 지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본지에 '닥터리의 워싱턴 약사일기'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연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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