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류의 다음 목표는 '불멸, 행복, 신성'
재미한인약사 이덕근, 인류의 다음 목표는 '불멸, 행복, 신성'
입력 2020.02.13 11:21 수정 2020.03.2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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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스 하비가 한 동안 보이지 않더니 진통제 Tramadol처방전을 들고 오셨다. 그동안 많이 아프셨냐고 물어 보니 인공 무릎관절 수술을 하셨단다. 아직 완전치 않지만 그 전에 괴롭히던 관절통증은 싹 없어졌다 한다. 한편, 아목시실린 항생제와 이부프로펜 진통제 처방전을 들고 온 미스터 콜은 치과에서 임플란트 수술 중인데 무려 9개의 이빨을 차례로 하나씩 심고 있다고 한다.   
 
차가 오래돼 망가지는 건 그 안에 부속품의 수명이 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속품을 교체하면 오래된 차도 쌩쌩 달릴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노화도 내부의 장기들을 새 것으로 교환할 수 있다면 상당히 늦출 수 있다. 미세스 하비의 성공적인 뉴관절 삽입이나 미스터 콜의 새로운 이빨은 이 분들의 수명을 상당히 연장시킬 것이다. 이러한  의학의 발전은 관절이나 치아뿐 아니라 심장이나 간, 콩팥, 심지어 뇌까지도 새로운 장기로 대체 가능할 날이 곧 올 것이라고 유발하라리는 예측하고 있다. 그  때가 되면 인간의 평균 수명은 100살을 넘어 150살에 이를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약국으로 전화 한 통이 울리더니 이름은 제니퍼인데 상담을 하고 싶다고 한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자기는 언제부턴가 울고 싶은데 울 수가 없다고 한다. 혹시 항 우울제  Zoloft의 부작용이 아니냐고 물어 온다. Zoloft의 항우울 작용은 소위 해피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양을 증가시키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그래서 약을 먹으면 우울에서 벗어나 마냥 행복하다. 문제는 슬픈일이 벌어져도, 예를 들어 가족의 사망소식에도 생각으론 슬픈데 실제로는 자연스런 슬픔의 감정이 약때문에 차단 된다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천부적으로 주어진 자유의지가 있고 그 자유의지에 의거해 모든 행동을 실행하게 된다고 우린 믿고 있었다. 근대 사상가나 종교 지도자, 철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로 그것은 진리로 인정되고 있었다. 하지만 위 예에서 보듯이 나의 의지(슬픔)가 케미칼(약)에 의해 다른 식(기쁨)으로 나타날 수 있다. 더구나 생명공학의 발전은 컴퓨터 공학의 발전과 어우려져 우리가 미처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과학자들은 우리 인간이 어떤 일을 행한 것은 뇌에서 일어나는 이런 저런 전기 화학적 과정들 때문이고 그런 과정을 만드는 것은 유전자의 우연한 돌연변이와 오래된 진화적 압력의 합작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유발 하라리는 여기에 덧붙여 '내가 특정한 소망을 느끼는 것은 내 뇌에서 일어나는 생화학적 과정들이 그런 느낌을 만들어내기 때문이지 그것은 결정론적이거나 무작위일 뿐 자유의지에 의한 것은 아니다.' 라고 주장한다. 

지난 수 천년간 우리 인류는 '기아, 역병, 전쟁'으로 고통을 받아왔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인류의 해묵은 문제들은 서서히 사라지거나 줄어들고있다. 인류의 다음 목표는 '불멸, 행복, 신성'이  될 것이다. '자유의지'라는 오래된 개념을 상실한 인류는 유전공학, 나노기술,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의 도움으로 어렵지 않게 이 목표에 도달할 것이다. 바야흐로 인류는 지금 '호모 사피엔스' 에서 그리스 신화의 신처럼 업그레이된 '호모 데우스'로의 변환을 모색 중이다.   

<필자소개>
이덕근약사는 서울대 약학대학을 졸업한후 동화약품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워싱턴 소재 CVS Pharmacy에서 Chief Pharmacist로 재직중이다. 이 약사는 지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본지에 '닥터리의 워싱턴 약사일기'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연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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