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y in the Sky with Diamond
홍정욱 전 의원의 딸이 마약류를 인천 공항을 통해 밀반입하려다 적발돼 재판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기사에 따르면 그는 2018년 2월 부터 미국 등지에서 LSD 2장, 대마 카트리지 6개, 향 정신성 의약품인 각성제 아데롤 등을 3차례 구입한 뒤 10차례 투약하거나 흡연한 혐의도 받았다. 홍양은 재학중이던 미국 한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택배로 마약을 구매한 뒤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마는 워낙 유명한 마약이고 아데롤은 걸 그룹 박봄에 의해 익히 알려져 있는 마약이지만 LSD는 조금 생소하다. 무엇인지 알아보자.
1967년에 비틀즈는 'Lucy in the Sky with Diamond'라는 노래를 발표했다. 비틀즈가 이 노래를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마약 LSD를 떠올렸다. 왜냐하면 노래 제목을 줄이면 LSD였고 LSD를 복용하는 이유가 바로 다이아몬드를 쥐고 하늘을 나는 루시같은 느낌을 가지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곡을 만든 존 레논은 이 곡이 어린 아들 줄리안의 친구 루시에 대한 감정을 표현한 노래라고 주장했지만 이 곡은 가사 내용으로 봐도 LSD복용 후 느낌을 적은 것이라고 충분히 오해를 받을만한 곡이다.
1970년에는 LSD관련 대형사건이 일어났다. 캘리포니아 락 콘서트장 상공에 큰 비행기가 나타나더니 곧이어 비행기에서 'Orange Sunshine' 이라고 불리던 LSD packet 수만장이 뿌려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스티커 형태로 만들어진 LSD를 혀에 붙이고 음악에 맞춰 춤추며 열광적으로 환호하였다. 이 행사를 기획한 히피단체는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며 세상에 행복을 전파하자는 의도로 LSD 를 뿌렸다고 한다. 대량의 LSD는 이 주장에 전적으로 동조하는 젊은 화학자 팀 스컬리가 제조하였다. 그는 얼마 후 체포되었다.
LSD는 Lysergic acid diethylamide 의 약자로 마약의 일종이다. LSD는 호밀 등에 기생하는 맥각 곰팡이에서 추출되는 물질로 40-500 마이크로 그램의 소량으로도 효과를 나타낸다. 이 약을 복용하면 무지하게 자신감이 생기고 엄청난 행복감 등 세상에 대한 극도의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된다. 하지만 이런 좋은 효과(good trip)를 계속 맛보기 위해 반복적인 복용을 하다 보면 환각작용 등에 따른 불안감, 걱정거리 증가, 급격한 감정 변화 (bad trip) 등의 역효과를 더 자주 경험하게 된다.
LSD의 환각 작용 등은 약을 다시 복용하지 않아도 어느날 갑자기 다시 발생 (flashback)할 수 있어 한번 발을 잘못 들이면 평생 환각과 우울증으로 고생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LSD는 소위 치료 효과가 전혀 없는 1등급 마약으로 분류되어 미국에서 이 약을 사고 팔거나 복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통계에 의하면 현재 10~25세의 미국 청년 중 8.3%가 복용 경험이 있다고 알려졌고 특히 고등학생들도 2% 정도가 복용 경험이 있다고 한다.
홍양은 풀려 나왔지만 LSD의 flashback의 위험에서는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LSD의 flashback은 스트레스나 피로감, 환각 상태의 떠올림 등으로도 재현될 수 있으므로 본인이나 가족들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그가 히피들의 50년 전 주장에 동조하더라도 재 복용은 절대 안 된다는 건 상식이다.
이덕근약사는 서울대 약학대학을 졸업한후 동화약품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워싱턴 소재 CVS Pharmacy에서 Chief Pharmacist로 재직중이다. 이 약사는 지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본지에 '닥터리의 워싱턴 약사일기'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연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