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로 최근 한·중 관계가 긴장감이 돌고 있으나 우리나라 화장품의 중국 성공 신화는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 수입 화장품시장에서 매출 상위권을 독식한 유럽과 미국 브랜드들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반면, 국내 업체들의 매출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KOTRA가 공개한 이지리테일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중국 수입 화장품시장에서 랑콤이 매출 35억 위안으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에스티로더(34억 위안)와 디올(22억 위안), 샤넬(18억 위안)이 2~4위에 올랐다. 하지만 전년 대비 성장률은 회의적인 상황이다. 랑콤이 2.0%, 디올이 7.0% 증가했으나 에스티로더는 -3.0%, 샤넬은 -1.5%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에서 서서히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유럽과 미국의 화장품과 달리 한국 화장품은 가파른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다. 국내 관세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의 수출총액은 29억3,477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2.9%가 늘어났다. 이 중 중국 수출액은 11억9,500만 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상승폭은 99.9%였다.
중국에서 위생허가를 받은 한국 화장품도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화학금융실험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2년 3,089개에 불과했던 누적 개수가 2015년 18,311개로 늘어났다.
국내 화장품업계 선두주자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도 승전보를 울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10년간 중국에서 해마다 40%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2015년 전체 그룹 매출은 5조6,6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중국을 포함한 해외 화장품사업 매출액은 1조2,57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4.4% 늘어났다.
중국 성공의 일등공신은 이니스프리다.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16억 위안의 매출로 중국 수입 화장품시장 5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은 무려 166.7%다. 설화수 역시 2015년 3억8,000만 위안의 매출을 기록하며 인기를 이어갔다. 전년 대비 102% 증가한 액수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후와 오휘, 더페이스샵을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성장이라는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에도 중국 매출이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LG생활건강은 올 상반기 리엔과 숨37을 중국 시장에 진출시키며 현지 비즈니스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스맥스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코스맥스는 2004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11년 연속 매해 4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코스맥스 중국법인은 2,152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오는 8월 상하이 제2공장이 준공되면 연말 생산량은 5억5,000만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흐름에 따라 한국 화장품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앞으로 대폭 상승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 화장품기업들의 지속적인 발전과 함께 중국 고급 화장품시장 확대 및 한·중 FTA 정식 발효도 호재다.
이와 관련해 KOTRA 이맹맹 칭다오무역관은 “한국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이유는 우수한 제품력, 광고 효과와 함께 중국으로 유입되는 한류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이런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중국 수입 화장품시장에서 다수의 국내 브랜드가 상위권에 오를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