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이 인삼을 원료로 만든 화장품도 중국과 이익을 공유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립생물자원관(관장 백운석)이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제10회 국제심포지엄’에서 아모레퍼시픽 R&D 소재연구팀 유세진 부장(기업기술가치평가사)은 “인삼은 고조선과 고구려의 영토인 백두산 주변 요동반도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이후 인삼은 한반도 남쪽까지 내려왔지만 현재 인삼의 원산지는 중국에 속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즉 역사적으로는 한국이 원산지이지만, 국가적으로는 중국이 현재의 원산지라는 시각이 대립한다는 의미다.
이어 유세진 부장은 “세계적으로 경제적 가치가 큰 인삼은 한국과 중국간 원산지 다툼이 일어날 수 있다. 인삼 이외에도 유용한 식물은 국가간 분쟁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은 고려인삼을 인정하지 않고, 허준의 ‘동의보감’도 중국의 전통지식에 포함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2014년 10월 12일 발효된 ‘나고야의정서’에 따른 논란이다. 나고야의정서에 따르면, 각종 생물유전자원과 전통지식을 이용하려는 국가는 해당 국가의 사전통보 승인 절차 및 적절한 이익 공유 등의 의무가 발생한다.
이와관련 국립생물자원관과 이화여대 산학협력단은 오는 13일 서울 마포구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 서울가든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나고야의정서 관련 한국과 중국의 국제협력 포럼‘을 연다. 중국은 지난 6월 8일 나고야의정서를 비준해 오는 9월 6일 공식 당사국이 된다. 한국은 나고야의정서를 비준하지 않았지만 이를 준수해야 한다.
이날 유세진 부장은 “각 국의 기관들이 사전에 이익공유 등을 조율해 상호 협력할 수 있게 만들어주면 기업은 리스크를 줄이고, 사업 전략과 제품을 구상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나고야의정서에는 이익공유에 관한 세부적인 로얄티 등이 포함되어야 기업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또 “한국 화장품산업은 크게 발전했지만 해외 생물자원을 직접 개발하기 보다 해외에서 개발된 원료를 수입하면서 국제적인 흐름에 뒤쳐져 있고, 생물다양성 거점 확보가 안되어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제 공동연구의 중요성-생물자원 발굴부터 산업화까지’를 주제로 한 ‘제10회 국제심포지엄’은 내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