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장품이 시장을 확대하려면 이슬람권이 중요합니다. 때마침 할랄 인증 화장품을 찾는 무슬림이 늘어나는데다, 글로벌 이슬람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수요가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글로벌 할랄 식품 시장은 다국적 기업이 장악하고 있지만, 글로벌 할랄 화장품 시장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한국 화장품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오는 7월 6~7일 서울 코엑스 B홀에서 열리는 ‘인-코스메틱스 코리아 2016(in-cosmetics Korea 2016)’에서 할랄 화장품 시장에 대해 발표하는 노장서 한국할랄산업연구원 사무총장은 “할랄 화장품 시장은 할랄 식품에 비해 시장이 성숙하지 않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이슬람 경제 현황 보고서 2014-2015(Thomson Reuters State of the Global Islamic Economy 2014-2015)'는 글로벌 할랄 화장품시장 규모가 2013년 400억달러(42조7,600억원)에서 2019년 730억달러(78조370억원)로 두 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의 할랄 인증 화장품시장이 커지면서 시세이도 등 글로벌 화장품 기업은 할랄 인증을 연이어 받고 있다.
노 사무총장은 “‘한국형 할랄 인증 표준’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형 할랄 식품 표준은 있지만, 한국형 할랄 화장품 표준은 아직 미비합니다. 말레이시아 할랄 화장품 표준 등을 참고해 만들면 글로벌 할랄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형 할랄 화장품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실제 할랄 화장품 인증 표준은 말레이시아가 2008년, 아랍에미레이트(UAE)가 2014년에 제정했다. UAE는 이슬람국가 중 최대 화장품 수입국이다.
‘한국형 할랄 인증 표준’ 제정에 앞서 기존 국가로부터 할랄 인증 획득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에서 완제품으로 할랄 인증을 받은 화장품기업은 탤런트화장품, 대덕랩코 등 4~5개사 정도다. 재료로 할랄 인증을 받은 기업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올 연말이 되면 국내 화장품 할랄 인증을 받은 업체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할랄산업연구원(원장 장건)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용역을 받아 올해 말까지 1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할랄화장품 인증 컨설팅 사업’을 진행해 할랄 인증을 도울 예정이기 때문이다.
할랄 화장품산업에 대한 기업과 정부의 관심도 늘고 있다. 한국할랄산업연구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지원받아 화장품 기업을 대상으로 마련한 ‘1차 할랄인증 및 할랄시장 심화교육’도 벌써 마감됐다. 이 교육은 올해 말까지 서울, 오송, 부산에서 모두 5차례 진행된다. 중소기업청은 해외수출을 위한 할랄 인증을 받은 기업에게는 그 과정에 소요된 비용을 지원해 준다.
할랄 화장품 인증이 어렵지만 않다. 인증 조건은 인증 기관마다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돼지 성분 등 금기시하는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CGMP 등 화장품 우수 제조 기준을 준수하면 된다.
“화장품 시장이 천연 원료를 추구하고, 알코올 성분을 배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다, 할랄 제품은 안전과 위생을 강조한다는 측면에서 한국의 기술력이나 시스템이면 할랄 인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할랄 화장품 인증은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제법 발생하지만 충분한 투자가치가 있습니다.”
노 사무총장은 할랄 화장품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기 위한 방안으로 말레이시아와 협력을 강조했다.
“화장품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이 할랄 인증의 공신력과 이슬람권 마케팅이 강한 말레이시아가 협력해 글로벌 할랄 화장품 시장을 함께 개척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공 사례도 있다. 말레이시아 할랄화장품 브랜드 ‘심플리시티(Simplysiti)’다. 시티누르할리자라는 말레이시아의 유명 가수가 만든 화장품 브랜드로 말레이시아에 400여개의 매점을 두고 있다. 이 브랜드는 한국으로부터 OEM으로 공급 받아 ‘메이드 인 코리아’를 강조해 성공을 거뒀다.
여기에다 말레이시아 셀랑오(Selangor)주는 쁠라우인다(Pulau Indah) 할랄허브 내에 ‘한국화장품·뷰티단지(Korea Cosmetic & Personal Care Park, KCPCP)’를 만들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오는 10월께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노 사무총장이 발표하는 할랄 화장품 시장 전망은 오는 7월 7일 낮 12시 ‘인-코스메틱스 코리아 2016’ 트렌드 세미나장에서 들을 수 있다. 온라인 사전등록자에 한해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한편, 노 사무총장은 고려대(경영학사), 연세대(경제석사)에서 공부한 뒤 태국 국립 씰라빠껀대에서 문화유산경영학 박사를 받았다. 현재 한국할랄산업연구원 사무총장과 한국산업표준 할랄식품 전문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