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브랜드숍 대항마 ‘편집숍’ 전성시대 열릴까
AP 아리따움 순항 속 LG생건·에이블씨엔씨 가세··· 유통 패러다임 변화에 촉각
입력 2016.04.21 17:00 수정 2016.04.22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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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브랜드숍이 여전히 유통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국내 화장품시장에 또 다시 편집숍 열풍이 불고 있다. 올해의 주역은 각각 더페이스샵과 미샤로 원브랜드숍 시대를 이끌었던 LG생활건강과 에이블씨엔씨다. 이에 따라 업계는 2016년이 원브래드숍에서 편집숍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원년이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에도 국내 화장품 유통시장의 화두는 편집숍·멀티숍이었다. 분위기는 충분히 좋았다. 특히 국내외 소비자들의 화장품 구매 패턴이 유통에서 브랜드로, 브랜드에서 제품으로 이동함에 따라 여러 브랜드의 주력 제품을 모아놓은 편집숍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벨포트, 라 페르바, 므아므아, 라티움, 판다코리아 등 대다수의 업체들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편집숍은 여전히 미완의 대기로 남았다.

이런 가운데 LG생활건강이 편집숍 부활의 불씨를 지폈다. 2015년 10월 투마루를 통해 신개념 뷰티 편집숍을 실험했던 LG생활건강은 지난달 네이처컬렉션을 전격 론칭했다. 후와 숨37을 제외한 나머지 브랜드들의 실적이 답보 상태인 만큼 LG생활건강은 네이처컬렉션을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일으키고, 2차적으로는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의 영토 확장에 제동을 건다는 전략이다.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다. LG생활건강은 최근 시내 면세점 3곳과 네이처컬렉션 입점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말 신라면세점 장충점 입점을 시작으로 5월에 오픈하는 동대문 두산타워 면세점, 신세계백화점 본점 면세점에 둥지를 튼다. 기존의 9개 투마루 매장이 빠른 시일 내에 모두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되며, 800여개에 이르는 보떼와 비욘드 매장도 직영점부터 순차적으로 리뉴얼된다. 해외 진출도 추진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싱가포르, 미국 등지에 단독 매장이나 숍인숍 매장 오픈을 검토 중이다.

에이블씨엔씨도 지난 12일 서울 대학로에 뷰티넷 1호점을 오픈하며 편집숍 시장에 가세했다. 미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어퓨와 자연주의 브랜드 스위스퓨어의 소비자 접점을 넓혀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게 에이블씨엔씨의 복안이다. 이들은 미샤, 어퓨, 스위스퓨어 외에 또 다른 신규 브랜드를 뷰티넷에 선보일 예정으로, 업계 일각에서는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경쟁력이 약해진 미샤의 기존 매장이 뷰티넷으로 간판을 바꿔달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LG생활건강과 에이블씨엔씨가 이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화장품 가맹사업이 완연한 레드오션에 접어든 와중에도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이 여전히 순항 중이기 때문이다. 휴플레이스가 전신인 아리따움은 2008년 출범 후 3개월 만에 1,000개 매장을 돌파했고, 해마다 30%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왔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아리따움은 최근 3년간 매장 수(가맹점, 직영점 합계)가 2013년 1,281개, 2014년 1,294개에서 2015년 1,350여개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서울 강남대로에 연면적 약 430㎡(약 130평)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아리따움은 나날이 그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화장품시장에 지속적으로 편집숍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화장품에 대한 세분화된 소비자들의 요구와 신속하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가 주된 이유라는 게 유통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행 1번가인 가로수길에 오피셜 할리데이, 르트와지엠, 팹스타일, 워드로브, 앤솔로지 등 다양한 편집숍이 성업 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대해 한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국내 주요상권에 원브랜드숍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단일 브랜드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매장 임대료가 갈수록 치솟고 있어 앞으로 편집숍은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미 시장에 안착한 아리따움과 올리브영 외에 네이처컬렉션과 뷰티넷이 어떤 성과를 거두냐에 따라 원브랜드숍에서 멀티 브랜드숍, 편집숍으로의 주도권 이동 시점이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선진국에서 세포라, 더글라스, 얼타, 사사 등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것만 보더라도 편집숍은 화장품 유통에 최적화된 모델”이라며 “무엇보다 최근 화장품시장에 다원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어 강소기업들의 히트상품을 오프라인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편집숍의 활성화는 국내 화장품산업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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