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뷰티 트렌드 중 하나는 ‘스마트뷰티’다. 2014년 부활에 성공한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최근에는 ‘뷰티 하빌리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뷰티’와 도구를 사용한 최초의 인간을 뜻하는 ‘호모 하빌리스’의 합성어다.
이런 가운데 이노인사이트라는 다소 생소한 회사가 뷰티 디바이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사물인터넷(IoT), 업무 효율화 지원 솔루션, 스마트 ICT 보안 솔루션에 기반을 둔 이노인사이트의 첫 뷰티 관련 제품은 ‘하우스킨’으로,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 앱과 연동되는 신개념 피부 유수분 및 산도(pH) 측정기다.
화장품 비즈니스가 국내 산업계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화장품 제조·판매사가 급증하면서 이노인사이트도 이런 흐름에 편승했을 거라는 선입견을 갖기 쉽다. 그러나 ‘하우스킨’을 개발한 조태형 부사장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모티브를 얻었다. 제품을 개발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화장품시장이 역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천운이었다.
“10년 넘게 개발자로 일하면서 깨달은 것은 억지로 만든 제품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저는 화장품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좀처럼 찾지 못하던 아내를 보고 적은 양의 샘플만으로는 판단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결국 자신의 피부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중요한데, 이를 측정할 수 있는 제품들은 피부과에서 쓰는 고가의 장비이거나 지나치게 저렴해 완성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하우스킨’은 정밀한 센서를 탑재해 피부 유수분과 산도를 전문기기 수준으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통한 연산 처리를 스마트폰에 맡겨 크기와 무게를 줄였다. 일반 소비자, 화장품 매장 판매원, 방판 카운슬러, 피부관리실의 에스테티션 모두가 간편하게 휴대하며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더불어 전용 앱을 통해 일회성이 아닌 체계적인 데이터 관리가 가능하다. 전용 앱은 피부 타입에 따른 관리 팁과 추천 제품까지 알려준다.
“‘하우스킨’의 차별점은 무엇보다 업계 최초로 산도 측정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산도를 정확하게 알면 여드름은 물론 아토피의 원인까지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하우스킨’은 여성은 물론 남녀노소 누구나 사용이 가능합니다. 개발자로서 바라는 것이 있다면 요즘 각 가정에 체온계가 있는 것처럼 이 제품이 우리 가족 뷰티·건강 지킴이로 자리잡는 것입니다.”
‘하우스킨’은 지난해 11월 정식 출시 이후 국내외 화장품·뷰티 관련 업체들로부터 구매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이노인사이트는 2월 1일 B2B용 영어, 중국어 앱과 B2C용 한국어 앱을 추가로 선보이는 동시에 공격적인 SNS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다.
한편 오는 4월에는 ‘하우스킨’을 축소한 형태에 UV 측정까지 가능한 웨어러블 제품이 공개된다. 이 제품은 목에 걸거나 손목에 차는 컨셉으로 뷰티 웨어러블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