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이비붐 세대 ‘의료용 마리화나’ 수요 붐
50개州 중 14개州 구역‧식욕부진 등에 사용 승인
입력 2010.10.1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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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화나의 핵심성분을 구성하는 카나비노이드계 물질들(cannabinoids)은 신경계 손상과 관련이 있는 통증을 비롯한 각종 통증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미국에서 베이비붐 세대 이상의 중‧장년층과 고령층을 중심으로 이른바 ‘의료용 마리화나’(medical marijuana)가 붐을 이루면서 화젯거리로 피어오르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50개州 및 컬럼비아 특별구(즉, 워싱턴 D.C.) 가운데 14개州에서 의료용 마리화나의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처방용 의약품으로 유통되고 있는 의료용 마리화나의 공식 적응증은 구역 및 식욕부진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심장병에서부터 구역, AIDS에 수반되는 소모증, 다발성 경화증, 급성 현훈(dizzy spells)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적으로 의료용 마리화나가 알음알음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과거에는 불법약물이라는 인식 속에 접근을 금기시해 왔던 지금의 고령층도 암과 알쯔하이머 등을 걱정하기에 이른 현실에서 상당수가 의료용 마리화나에 대해 한결 관대하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마리화나의 의학적 효용성을 입증한 연구사례들이 일부 공개되었던 것도 일반대중의 거부감을 더는 데 일정부분 기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카나비노이드계 물질들이 암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시키고, 다발성 경화증이나 파킨슨병의 앓는 환자들의 경련 증상을 경감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한 초기단계 연구논문들은 단적인 사례.

그 결과 마리화나 복용이 더욱 강도 높은 불법약물을 필요로 하는 상황으로 치닫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예전에 비하면 상당히 희석되기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일리노이州에 거주하는 한 70대 노부인은 “의료용 마리화나를 복용한 덕분에 현기증과 구역 증상이 거의 사라졌다”며 “법적인 문제에 직면케 된다면 복용을 포기해야 할 수 밖에 없겠지만, 의료용 마리화나를 모르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게 솔직한 고백”이라고 털어놓았다.

현재 일리노이州는 의료용 마리화나의 복용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료용 마리화나의 사용이 아직 크게 확산되어 있는 단계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약물남용‧정신건강서비스관리국(SAMHSA)가 지난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65세 이상의 고령자들 가운데 과거 마리화나를 피운 경험이 있는 이들은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

그러나 청소년기에 마리화나에 접촉했던 세대들이 중년기에 진입함에 따라 앞으로 의료용 마리화나의 사용은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데 대다수의 의료전문인들이 동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예로 50~65세 사이 연령층의 마리화나 경험률이 4%에 가까워 65세 이상 연령대에 비해 6배 정도나 높게 나타나고 있는 현실은 50~65세 연령대 중‧장년층이 과거 젊은 시절에 거쳤던 경험이 그대로 이러진 결과라는 것.

노스 캐롤라이나州 더럼에 소재한 듀크대학의 댄 G. 블레이저 교수(노인심리학)는 “고령층의 의료용 마리화나 사용은 향후 크게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미국 통증학회(APS)의 한 관계자는 “법적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고령층의 의료용 마리화나 사용이 인지기능 및 기억력 손상, 운동 조절능력 상실 등을 수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각별한 유의를 촉구했다.

다만 통증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료용 마리화나에 대해 매우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고 있음은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에서는 별도의 라이센스를 취득한 약국들에 한해 암, AIDS, 다발성 경화증, 신경계 장애 등으로 인한 통증과 구역 증상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지난 2003년부터 의료용 마리화나의 취급을 최초로 허용한 바 있다.

미국에서 의료용 마리화나의 사용이 어느 수준으로까지 허용되고, 확산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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