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성 저버린 다국적 제약 마케팅에 옐로카드
위험가능성 도외시 HRT 스캔들 계기 논란 재점화 전망
입력 2010.09.28 00:39 수정 2010.11.2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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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성을 저버린 유명 다국적 제약기업들의 마케팅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폐경기가 지난 여성들의 호르몬 대체요법제 (HRT - Hormone Replacement Therapy) 복용이 줄어든 것과 비례해서 유방암 발생률 또한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인과관계의 가능성을 재차 제시한 새 연구결과가 공개된 것은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캐나다 암학회의 프리트위쉬 드 (Prithwish De) 박사팀이 영국에서 발행되는 ‘The Journal of the National Cancer Institute’ 9월호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0~2004년 기간에 자국의 50~69세 연령대 폐경기 후 여성들의 유방암 발생률이 9.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관심이 끌리는 것은 동일한 기간 동안에 폐경기 후 여성들의 HRT 복용률이 12.7%에서 4.9%로 줄어든 것으로 드러나 상관성을 한층 유력하게 제시했다는 사실이다.

연구팀도 유방암 발생률이 줄어든 것과 HRT 복용률이 감소한 것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을 맺고 있다.

물론 HRT 복용과 유방암 발생 증가의 인과관계는 지난 2002년 7월 당시 원래 예정보다 훨씬 앞당겨져 조기에 종료된 [Women’s Health Initiative - WHI] 연구에서 가능성이 제기되어 처음 촉발된 이래 상반된 내용의 연구결과들이 연달아 발표되면서 논란을 달군 핫이슈이다.

그 동안 HRT 복용과 유방암 발생은 상관성이 없다는 내용으로 항간의 논란을 반박한 연구사례들이 발표된 것도 한 두건은 아니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번 연구결과는 한 유명 다국적 제약기업이 자사 HRT 제제의 안전성 정보를 사실보다 부풀릴 목적으로, 전문 학술지에 가짜 논문 제출을 제 3자에게 의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에 공개가 되었다.

그 경위는 이렇다. 미국 알칸소 (Arkansas) 주에 사는 도나 스크로긴 (Donna Scroggin)은 그녀의 폐경기 기간 투여받았던 HRT 제제의 부작용으로 유방암을 앓게 되자 유수 다국적 제약기업인 와이어스 (Wyeth)를 상대로 HRT 제제 프렘프로 (Prempro)의 부작용에 대한 ‘적절한 경고사항 정보제공의 부족’을 지적, 소송을 제기했다.

그 결과 2009년 와이어스는 그녀에게 350억원이 넘는 엄청난 보상금을 지급해야 했다.

그런데 금년 새로이 진행되고 있는 조사과정에서 와이어스가 ‘경고사항 정보제공 부족’ 그 이상의 행위에 대한 혐의가 밝혀지고 있다.

미국 조지타운 (Georgetown University) 대학의 애드리안 휴 버먼 (Adriane Fugh-Berman) 박사가 가상의 논문작성자들을 고용한 와이어스가 자사 HRT 제제의 위험요인 (risks)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기 위해 의사들의 실명을 도용해서 전문 학술지에 가짜 논문들을 제출했다고 밝힌 것이다.

휴 버먼 박사는 2009년 와이어스를 인수한 다국적 제약기업 화이자 (Pfizer)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한 14,000여명의 유방암 환우들을 대변하는 전문가 증인이다.

그는 소송 진행과정에서 공개된 화이자의 1,500개 내부 문건을 면밀히 살핀 결과 HRT 제제와 관련한 수십 편의 논문들이 가상의 작성자들에 의해 제출된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가짜 논문들이 출현한 시점이 2002년 발표된 WHI 자료가 나온 후라고 말했다.

휴 버먼 박사는 조사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전혀 근거 없는 인식 [심혈관계 질환의 사전 예방]은 제약회사가 상업적인 목적으로, 의학 문헌 내용에 대한 수십 년간 진행된 기민한 영향력 행사 정책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화이자는 서면으로 제출한 성명문에서 “휴 버먼 박사에 의해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제출 논문에서 아무런 [학술적인] 오류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휴 버먼 박사는 이러한 반박에 대응해서 “부작용 위험요인에 대한 부분을 편파적으로, 의도적으로 축소하는 동시에, 근거가 불명확한 “혜택” (benefit) 부분을 의도적으로 반복하고 강조하는 점이 문제“라면서 제약기업의 비 윤리적인 태도를 냉철하게 지적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하나의 신약을 개발해서 내놓기까지 평균적으로 10여년 동안 10억달러가 넘는 어마어마한 R&D 비용이 들어간다고 한다.

따라서 제약기업 입장에서 볼 때 엄청난 R&D 투자액을 회수하는 일은 절실한 문제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드러난 HRT 제제를 포함해 위험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비 윤리적인 마케팅을 강행하고, 시판후 조사 (PMS)에는 소홀한 다국적 제약기업들의 행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다.

때마침 미국 옥타파마 (Octapharma)는 자사 면역치료제인 옥타감 (Octagam) 5%의 자발적인 전량회수 및 시판철회를 결정하고 23일부터 발효시켰다. 혈전으로 말미암아 혈관이 막히는 혈전색전증 (thromboembolic event)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자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완벽하게 시정하기 위해 취해진 조치였다.

암젠 (Amgen)도 빈혈치료제 에포젠 (Epogen)과 프로크리트 (Procrit) 물약병에 유리조각이 들어 있어 특정 로트 (lot)의 리콜 단행을 25일 발표했다. 특히 암젠은 “대부분의 유리조각은 눈에 띄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밝히면서도 막대한 손해를 기꺼이 감수하기로 했다.

다국적 제약기업들이 소탐대실을 원하지 않는다면 깊이 새겨 두어야 할 귀감사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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