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케어 위험' SNS 가짜뉴스에 미국 뷰티업계 '심각'
"선크림 불신이 피부암 위험 키운다"
입력 2026.06.10 06:00 수정 2026.06.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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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피부과학회(AAD)가 지난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서(구글번역본). ⓒAAD 홈페이지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미국 퍼스널케어 업계가 자외선 차단제를 둘러싼 가짜뉴스와 공포성 메시지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SNS에서 선스크린 유해론과 태닝 미신이 확산되는 가운데, 민간 환경단체의 엄격한 자체 평가 기준까지 논쟁에 불을 붙이면서 소비자의 자외선 차단 습관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퍼스널케어제품협회(PCPC)와 소비자헬스케어제품협회(CHPA)는 최근 공동 성명을 내고, 선스크린 안전성에 대한 자극적 주장과 오해를 부르는 정보가 공중보건에 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두 단체는 미국 환경단체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가 발표한 '2026 선스크린 가이드'가 일부 제품만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처럼 읽힐 수 있다며, 선스크린 사용 회피로 이어질 가능성을 지적했다.

EWG의 가이드는 미국 내에서 유통되는 2700여개의 자외선 차단제를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광범위한 UVA·UVB 차단력, SPF 표시, 성분 안전성, 제품 유형, 미네랄 필터와 화학적 필터의 차이 등을 종합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문제는 EWG가 조사 대상 제품 중 550개만 자체 기준에 부합한다고 발표했다는 점이다. PCPC와 CHPA는 이 같은 메시지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규제 체계 안에서 관리되는 선스크린 제품 전반에 대한 소비자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야프 베네마(Jaap Venema) PCPC 수석과학자는 "제한된 수의 자외선 차단제만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제안하는 것은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위축시킬 수 있으며, 반복적으로 햇빛에 노출되는 사람들의 공중보건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계가 이처럼 강경하게 대응하는 배경에는 이미 시장에 퍼진 SNS발 '선크림 포비아'가 있다. 미국피부과학회(AAD)가 지난 5월 피부암 인식의 달을 맞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온라인상의 잘못된 정보로 인해 미국인 1600만명 이상이 피부암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 미국 성인의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온라인에서 자외선 차단제 관련 허위 정보를 접했다고 답했다. Z세대에선 그 비율이 64%에 달했다. 미국 성인의 21%, Z세대의 36%는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인플루언서를 피부관리 조언의 주요 출처로 삼는다고 답했다.

소비자의 자신감과 실제 지식 수준 사이의 간극도 컸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67%는 자신의 자외선 차단 습관을 '좋음' 또는 '매우 좋음'으로 평가했지만, AAD가 실시한 자외선 차단 안전 퀴즈에서는 미국인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C학점 이하를 받았다. 18세에서 29세 사이의 Z세대 응답자 중 3분의 1은 D학점이나 F학점의 낙제점을 받았다.

가장 널리 퍼진 가짜뉴스는 '자외선 차단제의 화학 성분이 피부에 흡수돼 암을 유발한다'는 주장이다. 화상을 입지 않을 정도의 태닝은 안전하다거나, 본격적인 휴가 전 미리 피부를 태우는 베이스 태닝이 향후 피부 손상을 막아준다는 미신도 웰니스 트렌드로 포장돼 확산되고 있다.

시각적인 미의 기준도 선스크린 불신과 태닝 선호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설문 결과 성인의 83%가 자외선 노출을 '건강해 보이는 광채'와 연관 지었으며, 55%는 태닝한 피부가 전반적으로 더 건강해 보인다고 답했다.

미국피부과학회 무라드 알람(Murad Alam) 회장은 "잘못된 정보가 유해한 태닝 미신을 강화해 소비자들이 자외선 노출 위험을 과소평가하게 만든다"며 "어떤 형태의 태닝이든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을 의미할 뿐 안전한 태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소셜 미디어의 가짜뉴스와 공포성 메시지가 결합하면서 일상적인 자외선 차단제 사용률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선케어 카테고리는 피부 노화 관리, 색소침착 예방, 메이크업 베이스 기능까지 흡수하며 뷰티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매일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미국 성인은 전체의 12%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암재단 제인 유(Jane Yoo) 대변인은 "미국에서는 매년 다른 모든 암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사람이 피부암 진단을 받는다"며 "자극적인 헤드라인과 오도된 주장은 이미 심각하지만 충분히 예방 가능한 공중보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뷰티 시장 확장을 노리는 K-뷰티 기업도 현지 상황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SNS발 가짜뉴스와 성분 불안이 커지는 환경에서는 과학적 근거를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전달하는 역량이 더 중요해졌다.

스콧 퍼니스(Scott Furness) CHPA 과학·규제 담당 수석부사장은 "가장 좋은 자외선 차단제는 매일 사용하고 지시에 따라 덧바르는 제품"이라며 "우리는 소비자 선택을 지원하고 일상적인 자외선 보호 습관의 중요성을 강화하는 과학 기반의 대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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