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연구개발 과제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 결과. 사업화 주체의 역량이 충분하고 차별화된 원천기술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성과가 미흡한 과제들은 이들 요소가 부족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 김법민 단장은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바이오헬스 포커스 2025’에서 ‘의료기기 연구개발과 국가의 지원 전략’을 주제로 다루며 이같이 전했다.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은 2020년 의료기기 연구개발(R&D) 전주기에 걸쳐 특화된 지원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출범했다. 사업단은 지난 5년간 총 437개 과제를 지원했으며, 2023년부터는 매년 10개의 대표과제를 선정해 올해까지 총 30개 과제를 뽑아 표창했다.
김 단장은 성공적인 과제의 주요 특징을 분석한 결과 △임상적 미충족 수요 부합 △차별화된 원천기술 확보 △사업화 주체의 역량 등 세가지 요인이 핵심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김 단장은 “연구 목표와 미션이 명확하며, 임상적 미충족 수요에 부합하는 것은 의료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이를 처음부터 명확히 정의하고 수행된 과제들은 성공 가능성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두 번째로 차별화된 원천기술 확보가 중요하다면서 “보유 기술의 원천성 및 임팩트는 과제 선정과정에서 확인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를 위해 심사패널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사업화 주체의 역량이 꼽혔다. 그는 “기업이 연구개발 과정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도권을 확보하는지가 성공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며 “기업이 처음부터 주도하는 과제와 다른 기관이 주관하다가 기업으로 넘어가는 경우를 비교해보면, 전자의 경우 성공률이 월등히 높았다”고 전했다. 특히 “핵심 기술이 대학‧연구소‧병원 등 비영리 기관에 있는 경우, 초기 단계부터 기술 이전 및 사업화 전략을 명확히 수립하지 않으면 연구 성과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 중간탈락 과제, 실패요인 살펴보니
사업단은 현재까지 단계평가와 특별평가를 통해 연구성과가 미흡한 총 41개 과제를 중단시킨 바 있다. 이들 과제를 대상으로 실패 요인을 분석한 결과 △사업화 전략 부재 △기술적 차별성 부족 △의료기기 연구개발 특수성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이 작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단장은 “연구개발 이후 시장진입 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하지 않고, 단순히 기술 개발에만 집중하는 경우, 특히 경쟁 기술과 시장 현황을 충분히 분석하지 않거나 ‘좋은 기술이면 팔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의존한 과제들은 대부분 실패로 이어졌다”며 사업화 전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기술적 차별성 부족에 대해 “선정과정에서 철저히 검증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제한된 시간에 이를 충분히 판단하기 어려운 현실적 한계가 있다. 미국 NIH, NSF에서 시행하는, 연구개발 계획서를 심층적으로 검토하는 방식이 국내 연구 환경에서는 어려움이 있다”며 “의료기기 각 세부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 풀을 풍성하게 만드는 작업도 매우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의료기기 연구개발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 부족 역시 실패 요인으로 언급됐다. 그는 “의료기기 연구개발은 일반 공산품과 달리 전임상시험, 임상시험, 인허가 과정 등 추가적인 절차가 필요하다. 예상하지 못한 임상시험 요구가 발생할 경우, 연구 일정과 비용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사전 대비가 부족한 경우 과제 수행이 어려워진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자본잠식, 연구윤리 해이, 과제의 목표가 사업화가 불가능한 방향으로 진척되는 경우 등도 실패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김 단장은 임상시험 필수 여부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에는 의료기기와 의약품의 특성을 동시에 갖는 융복합 의료제품이 등장함에 따라, 이들 제품이 의료기기로 분류될 지, 의약품으로 간주될 지에 대한 규제 당국의 판단이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예로, 약물을 전달하는 마이크로니들 패치나 약물 코팅 스텐트의 경우, 주작용이 의약품으로 판단될 경우 일반 신약개발과 유사한 긴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의료기기로 분류되더라도 특정 약물이 포함될 경우 추가적인 독성시험 등도 요구될 수 있어 2~3년의 예상치 못한 추가적 시간과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단장은 “의료기기 또는 융복합 의료기기는 연구개발 초기부터 식약처 등 규제기관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수적”이라면서 “의료기기산업은 대표적인 지식집약형 산업이고 적극적인 규제대상이기 때문에 국가 연구개발 지원은 산업 생태계 전반을 성장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정교한 지원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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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연구개발 과제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 결과. 사업화 주체의 역량이 충분하고 차별화된 원천기술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성과가 미흡한 과제들은 이들 요소가 부족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 김법민 단장은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바이오헬스 포커스 2025’에서 ‘의료기기 연구개발과 국가의 지원 전략’을 주제로 다루며 이같이 전했다.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은 2020년 의료기기 연구개발(R&D) 전주기에 걸쳐 특화된 지원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출범했다. 사업단은 지난 5년간 총 437개 과제를 지원했으며, 2023년부터는 매년 10개의 대표과제를 선정해 올해까지 총 30개 과제를 뽑아 표창했다.
김 단장은 성공적인 과제의 주요 특징을 분석한 결과 △임상적 미충족 수요 부합 △차별화된 원천기술 확보 △사업화 주체의 역량 등 세가지 요인이 핵심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김 단장은 “연구 목표와 미션이 명확하며, 임상적 미충족 수요에 부합하는 것은 의료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이를 처음부터 명확히 정의하고 수행된 과제들은 성공 가능성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두 번째로 차별화된 원천기술 확보가 중요하다면서 “보유 기술의 원천성 및 임팩트는 과제 선정과정에서 확인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를 위해 심사패널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사업화 주체의 역량이 꼽혔다. 그는 “기업이 연구개발 과정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도권을 확보하는지가 성공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며 “기업이 처음부터 주도하는 과제와 다른 기관이 주관하다가 기업으로 넘어가는 경우를 비교해보면, 전자의 경우 성공률이 월등히 높았다”고 전했다. 특히 “핵심 기술이 대학‧연구소‧병원 등 비영리 기관에 있는 경우, 초기 단계부터 기술 이전 및 사업화 전략을 명확히 수립하지 않으면 연구 성과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 중간탈락 과제, 실패요인 살펴보니
사업단은 현재까지 단계평가와 특별평가를 통해 연구성과가 미흡한 총 41개 과제를 중단시킨 바 있다. 이들 과제를 대상으로 실패 요인을 분석한 결과 △사업화 전략 부재 △기술적 차별성 부족 △의료기기 연구개발 특수성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이 작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단장은 “연구개발 이후 시장진입 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하지 않고, 단순히 기술 개발에만 집중하는 경우, 특히 경쟁 기술과 시장 현황을 충분히 분석하지 않거나 ‘좋은 기술이면 팔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의존한 과제들은 대부분 실패로 이어졌다”며 사업화 전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기술적 차별성 부족에 대해 “선정과정에서 철저히 검증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제한된 시간에 이를 충분히 판단하기 어려운 현실적 한계가 있다. 미국 NIH, NSF에서 시행하는, 연구개발 계획서를 심층적으로 검토하는 방식이 국내 연구 환경에서는 어려움이 있다”며 “의료기기 각 세부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 풀을 풍성하게 만드는 작업도 매우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의료기기 연구개발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 부족 역시 실패 요인으로 언급됐다. 그는 “의료기기 연구개발은 일반 공산품과 달리 전임상시험, 임상시험, 인허가 과정 등 추가적인 절차가 필요하다. 예상하지 못한 임상시험 요구가 발생할 경우, 연구 일정과 비용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사전 대비가 부족한 경우 과제 수행이 어려워진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자본잠식, 연구윤리 해이, 과제의 목표가 사업화가 불가능한 방향으로 진척되는 경우 등도 실패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김 단장은 임상시험 필수 여부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에는 의료기기와 의약품의 특성을 동시에 갖는 융복합 의료제품이 등장함에 따라, 이들 제품이 의료기기로 분류될 지, 의약품으로 간주될 지에 대한 규제 당국의 판단이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예로, 약물을 전달하는 마이크로니들 패치나 약물 코팅 스텐트의 경우, 주작용이 의약품으로 판단될 경우 일반 신약개발과 유사한 긴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의료기기로 분류되더라도 특정 약물이 포함될 경우 추가적인 독성시험 등도 요구될 수 있어 2~3년의 예상치 못한 추가적 시간과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단장은 “의료기기 또는 융복합 의료기기는 연구개발 초기부터 식약처 등 규제기관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수적”이라면서 “의료기기산업은 대표적인 지식집약형 산업이고 적극적인 규제대상이기 때문에 국가 연구개발 지원은 산업 생태계 전반을 성장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정교한 지원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