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소아약제‧서방형 제제’ 中서 통한다…“쓴맛 완화‧복합 제형기술 경쟁력”
중국, 바이러스성 간염·항종양, 희귀질환 관련 연구개발 강화…노인질환·어린이 전문의약품 관심 고조
입력 2025.01.17 06:00 수정 2025.01.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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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중국 시장의 비중.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내 제약사의 소아용 약제와 취약계층을 위한 복합 제형 등이 글로벌 의약품 시장 중 두 번째로 큰 중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주요 요인으로 파악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16일 발간한 ‘중국 제약산업 현황 및 중국 진출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제약기업의 경쟁력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은 건강의료 분야에서 AI의료, 세포‧유전자 치료제, 바이오의약품, 중의약의 재조명이 4대 이슈가 됐고, 코로나19 의약품 수요는 감소한 반면 신약 연구개발 투자가 증가하는 특징을 보였다.

해당 년도의 제약산업 규모는 약 1조3000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5.2% 감소했고,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 영업수익도 전년대비 4% 감소했다. 이윤은 4127억2000만 위안으로 16.2% 감소해 3개 지표에서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제약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기업 이윤이 감소하면서 전년대비 적자 기업 수도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2022년 의약품과 의료기기 판매량이 대폭 증가한 점을 감안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보면 2023년 제약기업의 영업수익과 이윤은 각각 13%, 19.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 소비 현황의 경우, 중국은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7.0%를 차지하는 2대 시장으로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상위 10개국이 전체 의약품 시장의 74.1%를 차지하는 가운데 미국이 44.4%로 비중이 가장 높다.

중국 상장 제약기업의 2023년 신약개발 투자 규모는 1192억 위안을 기록했고, 같은 해 국가의약품심사평가센터(CDE) 신약 임상시험 신청 건수는 1241건으로 전년대비 31.7%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제약기업은 시장 수요 측면에서 소아용 의약품과 새로운 제형의 의약품, 미용 관련 의약품에서 경쟁력을 지닌다는 것. 중국 정부가 바이러스성 간염과 항종양, 희귀질환과 관련한 연구개발을 강화하는 한편, 노인 질환 의약품과 어린이 전문 의약품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인구당 병상 수가 크게 부족하고, 특히 노인과 어린이 등 병원 접근성이 낮은 취약계층을 위한 정부 지원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가속화되는 고령화도 노인 질환 치료제의 수요가 증가하는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경구용 및 부착형 치료제 등 거동이 불편하거나 기억력이 저하되는 노인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제형의 의약품 수요도 존재한다.

소아용 의약품 수요는 여전히 많다. 한국‧일본의 소아 전문 의약품은 아이들이 선호하는 향‧맛으로 조제하고 포장도 아이들에게 친근한 캐릭터 등을 사용하는 반면, 중국은 중의약으로 된 소아용 의약품이 많아 어린이가 섭취하기 힘들어 하고, 소아전문병원에서 일반 성인 의약품 섭취량을 조절해 아동에게 처방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서다.

보고서는 한국의 소아용 의약품이 진출할 수 있는 이점이 많다고 분석했다. 국내 제약사는 쓴맛을 완화한 아동용 서방형 제제나 노인, 만성질환 환자 등 장기간 약을 복용하거나 다량의 약을 복용해야 하는 취약계층을 위한 복합 제형 등 기술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소아용 의약품의 중국 내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이 힘든 점은 단점으로 꼽았다.

반대로 혁신의약 분야는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기업과 협력을 원하는 한국 기업 중 자사 제품의 가치를 너무 높게 잡아 협상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제약산업의 규제정책 정보가 미흡해 시판 허가 취득을 위한 서류 보완 등에 많은 시일이 소요되거나, 시판 허가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해 의약품 진출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어서다.

그러면서도 고령화에 따른 의약품 수요 증가와 혁신 의약품 연구개발 지원 등은 기회 요인으로 꼽혔다. 중국 의약품 규제 당국은 의약품 인허가 절차 간소화 시범 시행, 혁신약, 희귀성 질환 치료제 등을 대상으로 가속 심사 정책, 임상에 시급히 필요한 의약품의 수입 간소화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외국기업에 인체 조직세포, 유전자치료제의 시범적 대외 개방, 외국인 독자 병원 설립이 이뤄지면서 외국기업의 시장 진출 기회도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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