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독감 유행, 일반용 검사키트 허용 필요?…"신중해야 할 문제!"
독감 키트, 코로나19 키트보다 사용 어려워…"가짜 음성 결과, 결국 병원 치료만 늦출 수 있어"
전문가 사용·일반인 사용 사이 신뢰도 차이 큰 코로나19 키트, "다시 전문가용으로 허가해야" 제언도
전문가용이지만 온라인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는 독감 키트 제제 필요성도 제기
입력 2025.01.15 06:00 수정 2025.01.15 06:01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스크랩하기
작게보기 크게보기
전국적으로 독감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독감 자가 검사키트를 허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대해 식약처를 비롯 의료계는 신중하게 다가가야 할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사진은 식약처 전경. © 약업신문

독감의 유행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독감의 여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독감 검사키트를 일반인들도 사용할 할 수 있도록 허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을 비롯해 전문가들은 해당 사안은 신중하게 다가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독감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질병청은 2016년 이후 질병청에서 운영하는 의원급(300개소) 인플루엔자 표본감시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질병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최근 9주간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 12월 29일부터 1월 4일까지 의원급 외래환자 1000당 99.8명을 기록했다. 이는 표본감시체계가 구축된 2016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코로나19 이후 감염병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현재, 코로나19 확산 당시처럼 독감을 집에서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자가검사키트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안상훈 국민의 힘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에서 “독감 진료를 위해 2시간 넘게 대기하고, 비급여인 독감검사를 3만원 넘게 지불해야 한다”며 “3000원 내외의 자가진단키트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일반인들도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전문가들은 이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집에서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개인 사용 체외진단 의료기기’에는 콜레스테롤 측정 제품, 혈당 측정 제품, 임신 진단 검사 제품 그리고 코로나19 진단 키트 등 4가지 종류가 있다.

여기에 독감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독감 키트를 포함시키자는 것이 안 의원의 주장인데, 이는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사실상 코로나19 자가 키트도 전문가용 키트 없이는 확진으로 판정하지 않는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는 설명.

서울시내과의사회 곽경근 회장은 “편의상 자가 진단이 허용된 것일 뿐 코로나19도 정확한 진단은 결국 전문가용 키트를 활용해야 한다”며 “더욱이 자가 검사 양성은 병원에서 음성이 나오기는 힘들지만, 자가 검사에서의 음성은 병원에서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는 흔히 발생한다”고 말했다.

즉, 집에서 활용하는 자가 검사 키트는 활용도 면에서 편의성이 높지만, 전문가 키트보다 정확도는 낮다는 것.

더 나아가 정확한 사용방법에도 차이가 있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의 경우 비강만 찌르면 되지만, 현재 판매중인 전문가용 독감 키트의 경우 비인두까지 깊숙하게 찔러야 하는데, 이는 일반인이 집에서 하기에는 매우 어렵다”며 “만약 비강만 찔러서 독감 음성 반응이 나왔는데, 이를 믿고 병원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치료 시기를 놓칠 위험이 높을뿐 아니라 감염병 전파를 막는데도 방해가 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역시 식약처와 비슷한 입장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 역시 전문가용 독감 키트를 일반인들이 쉽게 사용하는 것에 대해 ‘장기적인 고려가 필요한 사항’이라면서 “식약처, 관계 전문가들과 논의해 향후 방향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체외진단의료기기법 상 독감 진단 키트는 모두 ‘전문가용’으로 분류된다. 즉, 키트는 병원이나 의료기기 판매 업체만 주문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정작 판매 제한 등에 대한 규제가 없다보니 온라인 등에서 일반인들도 쉽게 구매가 가능하다.

이에 대해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약국에서 판매되지 않고는 있지만, 온라인 등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는 만큼, 사실 상 일반인들에게도 풀린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제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독감 키트에 대한 자료는 아직 없는 상황이지만, 코로나19의 경우, 신속항원 검사를 전문가가 사용할 때와 일반인이 사용할 때 신뢰도 부분에서 약 30~40% 차이가 난다는 연구가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상황이 긴박함에 따라 일반용으로 허가가 나왔지만,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도 다시 전문가용으로 허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실제로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 캐나다 등도 독감 진단 키트는 전문가용으로 허가했고, 코로나19 당시 치료제가 없는 신종 팬데믹이라는 이유로 미증유의 국가 비상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예외적으로 자가 검사용 키트를 허가한 것이다.

의료계에서도 반대라는 입장이다. 오 처장의 설명과 마찬가지로, 독감 자가 검사 키트가 확대될 경우, 가짜 음성(False Negative)가 발생해도 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아 치료 기회를 놓치고, 오히려 감염병이 더 확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체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인기기사 더보기 +
인터뷰 더보기 +
[인터뷰] 꿈을 현실로...의료 IT의 미래를 열다
폐쇄공포증 환자도 ‘MRI 촬영’ 편하게…촬영시간 확 줄인 ‘AI 영상복원 솔루션’
“정밀의학 초석 'WGS' 시대 개막…디지털이 바꾸는 의료 패러다임”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정책]역대급 독감 유행, 일반용 검사키트 허용 필요?…"신중해야 할 문제!"
아이콘 개인정보 수집 · 이용에 관한 사항 (필수)
  - 개인정보 이용 목적 : 콘텐츠 발송
- 개인정보 수집 항목 : 받는분 이메일, 보내는 분 이름, 이메일 정보
-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 기간 : 이메일 발송 후 1일내 파기
받는 사람 이메일
* 받는 사람이 여러사람일 경우 Enter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 (최대 5명까지 가능)
보낼 메세지
(선택사항)
보내는 사람 이름
보내는 사람 이메일
@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정책]역대급 독감 유행, 일반용 검사키트 허용 필요?…"신중해야 할 문제!"
이 정보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
스크랩한 정보는 마이페이지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