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처리특례법’ 연구용역 착수…정부 서두르지만 ‘4월 총선’에 하반기 가능성 농후
복지부 박미라 과장 “정부 의지 갖고 신속 추진…총선 변수 있지만 5월말까지 논의할 것”
입력 2024.02.29 06:00 수정 2024.02.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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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박미라 의료기관정책과장. ⓒ전문기자협의회

의료사고에 따른 의사들의 사법위험을 낮추기 위한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안’이 정부의 신속한 추진 의지와는 달리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 연구용역에 착수한 것에 이어, 오는 4월 치르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21대 회기 내 해당 법안을 논의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박미라 의료기관정책과장은 28일 전문기자협의회를 만나 “정부는 해당 법안을 매우 중요한 건으로 보고 신속하게 추진하고자 한다”며 “현재 연구용역 착수에 들어갔고, 저희가 국회에서 논의하고 법이 만들어진 이후에도 하위 법령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안에서 의료계와 충분히 소통하고 싶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해당 법안과 관련, 예산 지원 검토와 함께 무과실(불가항력적) 의료사고 국가보상에 대해서도 저변을 넓힐 생각이 있다고 전했다. 이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담긴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강화 방안 중 ‘소아진료’에 대해서도 적용 확대를 검토한다는 의미다.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담긴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강화 방안에는 △무과실 분만 사고 피해자 보상금 국가지원 확대(70→100%) 후 현실에 맞는 보상금 한도 설정 △소아진료 등 불가항력 의료사고 유형‧사례 의학적 입증 시 적용 대상 확대 검토 등이 있다.

이 중 무과실 분만사고 피해자 보상금 국가지원 확대는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보상금 한도 설정을 높이는 문제는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반대로 ‘국가보상제 적용 대상 소아진료 확대’ 방안은 어디까지를 무과실 의료사고로 볼 것인지에 대한 기준 마련을 위해 정부가 관련 학회에 의견을 물었으나, 향후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미라 과장은 “무과실로 판단돼도 의사들이 보상 조정에 응하는 경우가 많아 이와 관련해서도 정리할 수 있으면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아직 확정된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과장은 “하위 법령 만들 때 의료계와 소통해서 범위를 정할 생각”이라며 “법안에는 모두 의료인으로 돼 있다. 보험료 부담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의료계 내부에서도 어디서부터 적용해야 할지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적정 보험료, 보험가입 대상, 보험료 납부 주체 등도 모두 연구용역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박 과장은 “필수의료 4대 패키지 중 제도 개선이 요구되는 이 특례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의료계에게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절차에 들어오라는 것이 꼭 조정에 응하라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절차에 들어와서 사건에 대해 감정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조정 절차가 회부됐을 때 의사가 부동의를 원하면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정에 응하지 않더라도 특례 적용대상에는 해당하며, 다만 절차 개시에는 응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필수의료 패키지에서 중재원 제도 혁신이 중요한 건 감정이 환자든 의사든 동의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객관적이고 균형되게 나와야 해서다”라며 “지금은 이 감정 절차에서 미흡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상반기 내 중재원과 혁신TF를 꾸려 혁신안을 만들기로 했다. 감정 제도는 공정성이 보장되고 당사자 모두가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신뢰도를 갖춰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회와 법안 제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보험제도 정착과 중재원 혁신을 모두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종합보험공제의 경우 피해 전액을 보상해주는 개념이므로 민간 보험사보다는 안전공제회 같은 공적 기관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박 과장은 “환자와 의료계 모두에게 혜택을 주려면 국가가 손해를 보더라도 자금을 투입할 수 있게 공적으로 관리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그는 “책임보험은 무조건 가입해야 하지만, 종합보험은 선택이다. 이 정도의 특례를 받고 싶으면 가입하라는 뜻인데 강제화할 순 없다”며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간호사가 대상이고, 이 안에서도 어느 범위까지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 지는 분쟁조정법에서 하위법령을 정하는 과정에서 의료계와 논의하며 확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간에 총선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정부는 최대한 신속하게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총선이 40여일 남은 상황에서 해당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국회를 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례법 제정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법을 만드는 것인 만큼 공청회와 심사 방식 등에서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기 때문. 또 현재 여야 모두 선거 출마를 앞두고 공천과 탈당 등 진통을 반복하고 있어 법안 논의를 진행하기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오는 5월말까지 특례법과 관련해 충분히 논의하되, 그래도 쟁점이 해소되지 않으면 의료개혁특위에서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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