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이상 약 먹는 노인, 사망확률↑...인식 개선·제도인프라 확충해야
심평원, TV캠페인 및 DUR 시스템 개선 등 제언
입력 2023.01.25 06:00 수정 2023.01.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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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절한 다약제를 사용한 노인들의 사망 확률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1.32~1.3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의 부적절한 다약제 감소를 위해 국가 차원의 실효성 있는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윤상헌, 김동숙, 채정미, 최연미, 조호진 연구팀은 ‘노인의 부적절한 다약제 사용 관리 기준 마련’ 연구보고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다약제는 여러 약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의약품의 개수만으로 적절 또는 부적절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약제 개수가 많아질수록 약물과 약물의 상호작용 가능성이 높아져 개수를 기준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현실을 감안해 10개 이상의 약제를 복용하는 경우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2021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16.5%로 향후에도 계속 증가해 2025년에는 20.3%에 이르러 초고령사회에 도달한다. 2067년에는 46.5%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인 인구가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만성퇴행성 질환 유병률이 증가할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장기 복용하는 약몰의 수가 많을 뿐 아니라 다양한 처방기관에서 다수의 악제에 노출됨에 따라 종합적인 약물 사용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다약제 사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10개 이상의 약을 90일 이상 복용한 환자는 전체의 17.6%로 평균 281일동안 복용했다고 설명했다.
 
잠재적 부적절 약물목록에 속하는 77개 성분의 약물을 복용한 환자는 총 68만4538명으로 전체 다약제 복용환자의 44.7%였다. 특히 1세대 항히스타민제, 항우울제 사용이 많았다.
 
DUR 병용금기 의약품을 복용한 환자는 총 2만1991명으로 전체 다약제 복용 환자의 1.4%를 차지했다.
 
동일 날짜에 동일 효능군에 속하는 의약품을 처방받은 환자는 101만4021명으로 전체 다약제 복용 환자의 66.2%에 해당했다. 해열, 진통, 소염제, 호흡기계용제, 소화성궤양용제 중복 처방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 건강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을 보정한 뒤 부적절 다약제 사용과 부정적 건강결과 간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다약제 사용 그룹에서 입원, 응급실 방문, 사망할 확률이 1.32~1.35배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국내 노인 다약제 관리의 문제점으로 통합적·주기적 노인 약물관리 기전 부재와 노인의 부적절한 다약제 관리 인식 부재를 꼽았다.
 
연구팀은 “현황 파악을 위한 제도적 장치 등이 미비하며 우리나라 노인들도 약물을 줄여야 한다는 기본인식이 부족하다”고 전한 뒤 “일부 의사들은 이전 약물 처방을 복사해 붙여넣기 식으로 처방하는 경우가 있어 처방형태 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노인 약물 사용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국가 차원의 실효성 있는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단기적으로는 인식 개선 캠페인 실시 및 노인의학 전문가 양성, 장기적으로는 제도 및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것.
 
연구팀은 “다약제 사용 자체가 하나의 질병이 될 수 있다는 인식 제고를 위해 TV 등 노인들이 접하기 쉬운 매체를 통해 다약제 복용의 위험성을 알리는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 호주 등 사례를 참고해 노인 통합적 진료와 처방을 수행하는 노인의학 전문가를 양성하고 노인주치의 제도 시행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도 및 인프라 확충과 관련해서는 현재 DUR 시스템을 환자단위 통합시스템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개인별 복용 약제의 개수가 10개 이상이 되면 알림메시지를 띄워주는 절차 등을 마련하고 여러 의료기관을 방문할수록 다약제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환자의 다기관 방문 관리에도 적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노인의 부적절한 다약제 감소는 실질적으로 처방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의사와 약사 간 협업 뿐 아니라 환자와 의사, 환자와 약사 간 충분한 의사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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