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국정감사] 질병청장, 유체이탈‧동문서답 답변에 사과 거부까지…“거취 논의해야”
전혜숙, 복지위원장‧양당간사에게 청장 거취 논의 요청…정춘숙‧신현영도 맹공
입력 2022.10.06 17:27 수정 2022.10.0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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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취임 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참석한 국정감사에서 태도와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질병청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임에도 질의마다 책임을 피하려는 유체이탈식 화법과 묻는 질문과는 다소 거리가 먼 엉뚱한 대답을 하는 동문서답식 답변, 코로나19 백신 접종 피해자가 정부를 대상으로 한 피해보상 소송에서 승소하자 즉각 항소한 데 대한 사과를 요구하자 침묵으로 일관하는 등 국민 정서상 이해하기 힘든 태도로 일관하면서다. 질병청장의 거취를 논의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면서 사태는 쉽게 진화되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6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의 국정감사를 이틀째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오후 질의에서는 화이자 1차 백신 접종 후 13일 만에 이상반응으로 사망한 36세 고 유난수 씨의 아내 최미리 씨가 참고인으로 참석했다. 참고인은 “지난해 9월 12일 남편 사망 후 같은 달 23일 보건소를 통해 피해보상 신청을 바로 했다. 인과성 여부는 늘 기다림의 연속이었고, 유독 남편의 결과는 늦어졌다. 그 과정에서 질병관리청은 남편의 인과성을 유가족에게 더 이상 통보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다 올해 3월 31일 남편의 인과성이 4-1이라는 통지를 받았다. 동시에 같은 날 심근염 인과성 인정에 따른 피해보상 신청을 다시 안내받았다. 피해보상 신청은 작년에 했는데, 중복된 신청을 3월에 또 하게 한 것이다. 이상해서 알아보니 저희 신청 건은 올해 3월 접수건으로 피해보상 순서가 한참 밀리게 됐고, 질병청은 아직도 작년 11월 접수건에 대한 심의가 이뤄졌으니 무작정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고 항변했다.

그는 “질병청은 피해보상 접수 후 120일 안에 반드시 결과를 통지해야 하지만 수개월이 지났음에도 묵묵부답 상태다. 이는 엄연한 직무유기”라며 “저는 인과성 인정을 받았음에도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억울하지만 남편은 돌아올 수 없으니 저라도 남편 몫까지 채워 아이들과 잘 살고 싶다. 신속한 인과성 인정에 따른 국가의 충분한 보상과 처우를 바란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백신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막대한 치료비와 병원비, 생활고까지 걱정하며 고통받고 있다”고 울먹였다. 

이에 대해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백경란 질병청장에게 “참고인이 받은 심의결과 안내 공문 2개를 확인한 결과 하나는 인과성 불인정, 하나는 인정이었다. 이게 정상적인 피해보상 안내인가”라며 “피해보상 체계가 부실하니 지자체가 뒤죽박죽 행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120일 심사기한도 지키지 않고 1년 넘게 판정을 미루는 이유가 뭔가”라고 따져 물었다. 

백 청장이 “전국민 대상 대규모로 접종을 진행하다보니 신고사례가 많아 지연되는 것 같다. 송구스럽다”고 답하자 강 의원은 “인원을 보충해서라도 제때 판정이 나오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지난해 10월 접종 후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A군의 경우 당시 질병청이 20일만에 인과성 없음으로 언론에 공개했다”며 공개 이유를 청장에게 되물었다. 

백 청장은 “(해당 내용을)언론에서 봤다”며 A군 부모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개한 이유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못해 답변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답했다. 

그는 질병청이 ‘인과성 없음’에 대한 언론 공개를 서두른 이유에 대해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해당 사실을)언론에서 봤다”며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백 청장은 최근 코로나 백신 접종 피해자가 질병청을 대상으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받자, 곧바로 질병청이 항소한 사실에 대해서는 “‘보고받기로는’ 인과성 관련 자료를 보충할 필요가 있어서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해 최종책임자로서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답변을 내놨다. 

강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곧바로 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어제 오늘 이틀간 국감하며 백경란 청장의 답변을 듣고 있는데, 앞서 강 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 중 하나가 ‘보고받지 않아 답변을 못하겠다’라는 말이 있었다. 직위를 책임지는 사람이 할 발언은 아니라고 본다. 이건 강건너 불구경이다”라며 “본인의 업무이면 ‘미처 파악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정확히 파악해보겠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A를 물으면 B나 C에 대해 말하고, 코로나 백신피해 국가 책임제가 윤석열 후보의 첫 번째 공약이었다는 것도 ‘언론에서 봤다’고 답했다. 질병관리청장 맞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민주당 전혜숙 의원도 “양당 간사님과 위원장님께 부탁드린다. 오늘 안에 만나서 굉장히 불성실한 질병청장의 답변 태도에 대해 논의해서 국감 종료 전 백 청장의 거취를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위원장인 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알겠다. 양당 간사님과 논의하겠다”며 “사실 저도 한 말씀 하려고 했다. 보고받은 바가 없고 언론을 통해 알았다는 식의 청장 답변이 사실이라면 청장에게 보고하지 않은 채 처리한 실무자를 밝혀야 한다”고 일갈했다. 

다음 질의 순서인 민주당 신현영 의원도 질의 시작 전 “질병청장은 유체이탈 화법을 빨리 교정하라”며 “백신피해자 법원 판결에 대한 항소를 ‘보고받기로는’이라고 인용했다. 항소를 본인이 결정한 것이 아닌가? 누가 결정했나”라고 따졌다. 

이에 백 청장은 “질병청 내부에서 논의했고, 말씀처럼 최종결정권자는 저라고 생각한다. 항소 결정에 대해 재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전혜숙 의원은 백 청장에게 “항소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다. 가족을 잃고 굉장히 아픈 사람들에게 정부가 끝까지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항소하는 것”이라며 정부를 대표해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백 청장이 묵묵부답으로 답변을 피하자 전의원은 “사과는 못하겠나? 그 태도가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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