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동맥고혈압, 다학제적 조기 진단…생존기간 3배까지 연장
폐로 가는 동맥의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사망률·악화율 높아 조기진단 必
김상은 기자 kims@yakup.com 플러스 아이콘
입력 2021.12.09 06:00 수정 2021.12.0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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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동맥고혈압은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공급하는 폐동맥의 혈압이 상승하는 치명적인 희귀 질환이지만 치료 적기를 놓치는 환자가 많아 주의를 요하고 있다.

조기 진단 후 치료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으나 희귀질환 특성상 인지도가 낮고, 폐동맥고혈압을 단정 지을 수 있는 증상도 없어 진단까지 약 2년이 소요된다. 방치하면 호흡 곤란 및 우심부전으로 인한 돌연사 위험이 높을 뿐만 아니라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평균 생존 기간은 2~3년으로 짧다. 

폐동맥고혈압의 대부분이 원인을 밝힐 수 없는 특발성 폐동맥고혈압이지만, 자가면역질환이나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 결합조직질환 관련(이차성) 폐동맥고혈압이 동반될 위험이 있다. 그 중 특히 전신경화증 환자의 약 7~12%, 루푸스 환자의 1~5%에서 폐동맥고혈압이 함께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허진욱 교수는 “결합조직질환 관련 폐동맥고혈압은 특발성 폐동맥고혈압보다 사망률, 악화율이 높아 더욱 면밀한 관리가 필요한 치명적인 질환”이라고 설명하며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이 숨참, 호흡곤란 등 폐동맥고혈압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확인되면 신속하게 검진받고 진단 시 빠르게 치료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폐동맥고혈압 진단 시 폐동맥의 혈압을 낮춰 주는 치료를 진행하는데, 경구제로는 엔도텔린 수용체 길항제 (Endothelin receptor antagonist; ERA), 포스포디에스터라제-5 억제제 (Phosphodiesterase type 5 inhibitors, PDE5i), 프로스타사이클린 제제 (Prostacyclin, PC) 세 종류가 있다. 최근 미국 및 유럽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에 병행요법을 권고하는 내용이 논의되고 있다.

▶결합조직 관련 폐동맥고혈압, 국내 발병률 및 치명률 높아 주의 필요

더욱 주의가 필요한 것은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한 결합조직질환 관련 폐동맥고혈압은 특발성 폐동맥고혈압보다 예후가 나쁘다는 점이다.진단도 쉽지 않아 진단까지는 최대 4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생존율 또한 폐동맥고혈압 중 가장 낮다.

특히 전신경화증, 전신 홍반성 루푸스 등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결합조직질환 관련 폐동맥고혈압은 국내 폐동맥고혈압 환자 중 약 49%로, 거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국내 외 △미국(30%) △중국 (19%) △일본 (25.4%) 등과 비교하면 국내의 발병률이 상당히 높은 경향성을 보인다. 

국내 폐동맥고혈압 등록 레지스트리(KORPAH)에 등록된 환자 297명의 사망률을 살펴보았을 때, 결합조직질환 관련 폐동맥고혈압 환자가 가장 높은 사망률(18.8%)를 보이며, 이어서 특발성(8.1%), 선천성(3.9%)으로 나타났다. 치료제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고, 결합조직질환 관련 동반질환 및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나쁜 예후의 원인으로 꼽힌다.

▶ “치명적”‥ 조기 진단 통해 적극적 치료하면 생존율 3배까지 올려

폐동맥고혈압은 진행성 난치 질환인 만큼 조기 진단을 통한 적극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다양한 약제가 개발되며, 생존율이 약 3배까지 높아졌고, 병용요법을 통해 기대 생존율도 7.6년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허진욱 교수는 “생존 기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진단을 받고 적극적인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진료과인 류마티스내과, 심장내과,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영상의학과 등을 포함하는 다학제 환경에서는 스크리닝, 진단, 환자 전원 등 폐동맥고혈압을 위한 협업이 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환자의 진단 및 치료 또한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신경화증 동반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생존기간을 관찰한 연구 결과, 체계적인 추적 검사를 받은 환자는 관찰 기간 8년 동안 64%의 생존율을 보였으나, 단순 치료만 받은 환자의 생존률은 17%에 그쳤다. 

해외에서도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검진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증상의 유무와 관계 없이 폐동맥고혈압 고위험군인 결합조직질환 환자에게 연간 검진을 권고하며, 유럽심장학회(ESC)/유럽호흡기학회(ERS)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폐동맥고혈압 관련 증상이 없는 전신경화증 환자에게 매년 심장 초음파, 폐확산능검사(DLCO), 바이오마커 검사를 권고한다.

하지만 국내 보험급여 기준 상 조기에 약제를 적용하거나 검사비용을 보험급여로 처리하기에 심사기준이 까다로워 현실적으로 조기 치료가 개입되려면 제도상의 조정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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