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우리나라 음주 문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혼자서 술을 마시는 ‘혼술’이 증가하고, 우울수준이 높아졌다. 집에서 마시는 ‘홈술’은 3배 가까이 늘었다.
보건복지부(장관 권덕철)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원장 조현장)은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국민의 음주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2021년 대국민 음주 실태조사’를 실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코로나19 이전보다 ‘음주수준 증가’ 13%
조사 결과 코로나19 이후 음주수준은 전반적으로 변화가 없거나(50.0%) 감소(37.0%)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빈도의 경우 코로나19 이전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사람이 26.7%에서 21.0%로 감소했고, 위험음주(고위험음주, 폭음)를 주 2회 이상 하는 사람도 10.3%에서 9.6%로 소폭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응답자 중 13.0%는 코로나19 이전보다 음주수준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조사 대비 음주량, 음주빈도가 감소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감소한 반면, 음주빈도가 ‘늘었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 높아져 국민의 음주수준이 다시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상대, ‘친구‧선후배’에서 '혼자'
음주상대는 코로나 19 이전 ‘친구 또는 선후배’와 주로 음주를 했으나 코로나19 이후 혼자 마시는 사람이 12.6%에서 29.2%로 증가했다.
음주장소는 자신의 집(홈술)이 23.3%에서 70.7%로 크게 증가했고, 혼술과 홈술을 동시에 하는 경우도 27.1%에 이르렀다.
주로 마시는 주류의 경우, ‘맥주’가 47.5%에서 51.9%로 가장 많이 증가했으며, ‘와인’은 0.8%에서 6.0%로 크게 늘었다.
주류 도수는 평균 15도 이하의 과실주, 무알코올 맥주가 59.1%에서 64.4%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응답자 44% "코로나19 이후 체중 늘어"
조사 결과 응답자 44.0%는 코로나19 이후로 체중이 증가했으며, 이 중 42.2%는 ‘평균 2~4kg’ 늘었다고 답했다.
체중 증가의 이유는 ‘일상생활 활동량 감소’가 47.1%로 가장 높았고, ‘배달음식 섭취 증가’도 16.6%로 나타났다.
특히 배달음식 주문 시 주류를 함께 주문해본 경험은 43.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전후로 전체 응답자의 27.4%는 우울수준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우울 수준이 높은 사람의 주요 특징으로는, 코로나19 이후 주로 혼술을 하거나 체중이 증가한 사람, 흡연자, 20대, 1인 가구, 저소득층으로 나타났다.
건강증진개발원 조현장 원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음주가 다시 증가하고 있고, 체중‧우울감 증가 등 국민 건강에 적신호가 나타나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며 “혼술‧홈술은 잦은 음주로 이어져 음주량을 증가시키고, 이는 알코올 의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체중, 우울감 증가 또한 다양한 질환과 사회적 폐해를 낳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증진개발원과 보건복지부는 국민에게 코로나19 이후 나타나는 음주폐해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 신체와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활동을 안내하겠다”며 “음주를 조장하는 다양한 마케팅, 드라마‧예능에서의 음주장면을 규제하는 활동을 적극 펼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건강증진개발원이 지난 7월 조사기관 갤럽을 통해 전국 20~69세 성인 1,057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후 음주행태변화 및 건강상태 등에 대해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