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목소리에도…'ICER값 밴드화' 등 항암제 접근성 요원

공단·심평원 "약제비 증가 부담 · 사회적 어려움으로 신중검토해야"

기사입력 2020-10-20 15:54     최종수정 2020-10-20 16:15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강진형 참고인(서울성모병원 교수, 국회 전문기자협의회 제공)▲ 강진형 참고인(서울성모병원 교수, 국회 전문기자협의회 제공)

국감에서 의료현장 목소리를 통해 항암제 환자 접근성 확대에 대한 요구가 제기됐으나, 정부에서는 건보재정을 이유로 어려움이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서울성모병원 강진형 교수는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나와 환자 신약 접근성 관련 의견을 피력했다.

강진형 교수는 "시판허용을 받아도 건강보험 적용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서 신약을 쓰지 못하고 암 환자 상태가 악화되는 사례가 많다"며 "부작용이 덜하고 효과 좋은 신약이 물론 좋지만, 건보가 신약접근성을 보장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효과가 우수한 항암제가 나와도 급여권으로 들어오지 못하면 처방이 되지 않는데, 경제성 평가를 인정받아야만 하기 때문에 급여가 지연되고 있다. 신약이 건보에 등재되려면 심평원 경제성평가를 통과해서 공단과 약가협상을 해야하는데 이 과정이 오래 걸린다"라며 "현재 경제성평가는 비용효과성에 초점을 맞춰 경직돼 있다. 항암제 급여등재에 350일이 소요된다고 하나 관련 자료 준비시간을 고려하면 환자 체감 시간은 더욱 길어진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무소속 이용호 의원의 위험분담제(RSA) 도입 효과에 대해 "RSA 덕분에 초반에는 신약 등재 속도가 빨라졌다고 하지만, 임상현장에서의 체감도가 떨어진다"라며 "특히 면역항암제는 RSA 접근도 힘들다. 항암제 절반 가량이 RSA를 통해 등재되는데 한계가 있다. 유일한 보완책이었으나, 이제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강진형 교수는 "경직된 경제성평가 제도를 유연히 적용해야 한다"라며 "비용효과증명을 위해 설정되는 ICER값이 암, 희귀질환에 한해서라도 신약혁신성을 고려해 밴드 형태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강 교수는 "민관학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실효성 있는 접근성 강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건보 재정이 한정돼 있다는 사실은 국민 모두 알고 있지만, 코로나19 대응에 건보재정이 투입되며 신약 대응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선등재-후평가'는 정책연구를 위해서라도 꼭 국회에서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왼쪽부터)김용호 의원, 김용익 이사장, 김선민 원장(국회 전문기자협의회 사진 제공)▲ (왼쪽부터)김용호 의원, 김용익 이사장, 김선민 원장(국회 전문기자협의회 사진 제공)

그러나 2개의 제안에 대해 건보공단과 심사평가원은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건보공단 김용익 이사장은 "환자들에게 최적의 약제를 공급하려는 현장 노력에 감사드린다"면서도 "신약 등재와 급여는 조심스레 접근해야 한다. 자칫 너무 몰리는 협상을 하게 되면 약가의 설정에서 공단이나 정부쪽에서 비싼값으로 설정하는 어려운 입장에서 서게된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환자 상황에는 안타깝지만, 공단은 최선의 협상해야할 책무도 있어 어려움이 있다"라며 "'선급여-후기준 방식'도 검토는 해보겠지만, 약가설정에 대한 우려가있고 건보재정 문제가 있기 때문에 조심스레 접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심사평가원 김선민 원장은 "희귀질환 중증 암환자 마지막 희망인 국가 항암제 접근성 문제를 사회적으로 같이 풀어여한다는 점에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ICER는 투입 대비 효과의 차이를 수치로 표현한 것으로, ICER값 계산에서 신약등재 여부를 결정할 때 고가항암제 뿐 아니라 다양한 신약을 고려하게 된다"고 전제했다.

김 원장은 또한 "최근 항암제의 경우 평균 수명 1년 연장을 위해 10억이 넘는 비용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다른 질환이나 다른 약제를 써야할 환자들을 고려하면 반드시 사회적 합의를 거쳐 지나야할 부분"이라며 "중증·희귀질환자 접근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사회적 어려움이 있음을 양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등재기간 오래걸리는 점은 식약처 허가기간 중 급여적정성을 함께 평가하는 연계제도를 시행중이고, 매우 희귀하거나 대체제 없는 약은 경제성 평가를 면제하고 약가협상 생략할 수 있는 제도도 운영중"이라며 "앞으로도 신약 접근성 확대 위해노력하겠지만, 워낙 최근 신약이 고가항암제이므로 심평원 혼자 정하긴 어렵다. 관련기관 의료계와 협력해 다양한 방안 모색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용호 의원은 "환자 입장에서는 신약 써보고싶은, 건강을 위해 생명을 위해 필요한 욕구를 갖고 있다. 재정만 고려하면 대책이 나오겠는가"라며 "환자 현장의 목소리라는 말씀을 드린다. 좀더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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