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순풍에 돛 단 '질병관리청 승격'

'복수차관제' 등 위기 속 보건의료 정책 강화 필요성 강조

기사입력 2020-05-11 06:00     최종수정 2020-05-11 07:20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오랫동안 정책 현안으로 오르내렸던 '질병관리본부 청 승격'과 '복지부 복수차관제'가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해 전문성·독립성을 강화하고, 국회 동의를 통한 복수차관제 도입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질병관리청 승격, 복수차관제, 감염병 전문병원·국립감염병연구소 등 공공보건의료체계와 감염병 대응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 두개 현안은 보건의료계에서 새로운 이슈가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요구돼 왔던 사안이었다.

질병관리본부 청 승격은 2015년 공론화된 이후 최근까지도 끊임없이 그 필요성이 언급돼 왔다.

2015년 메르스 발생 이후 신종 감염병 대응에 대한 정부 능력 강화가 요구되면서 질병관리청 승격 내용을 담은 '국가 감염병 관리체계 개선 촉구 결의안'이 통과됐으나 적용되지 않았고, 2017년에도 질본 청 승격을 담은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정춘숙 의원)'이 발의됐으나 본회의 통과까지 가지 못했다.

그러나 감염병 대응을 위한 질병관리본부 독립성·전문성 강화 필요성은 지속적인 공감을 안고 정책의지가 이어져 왔다.

2017년 법안 발의 당시에도 전문위원실 검토(박수철 수석전문위원)에서 "질병관리본부가 차관급 소속기관으로 격상됐으나, 중앙행정기관 지위를 보유하지 못해 전문가 양성이나 감염병 발생 시 실효적 권한으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제기됐다"며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중앙행정기관화해 방역관리 업무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제고하려는 개정안의 입법취지는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가장 최근인 올해 4월 28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박능후 복지부 장관 답변을 통해 긍정적 기류를 확인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의 질병관리청 승격에 대한 질의에 대해 박능후 장관은 "질병관리본부 독립성·전문성 강화는 복지부나 질병관리본부나 이견이 없다. 외형적 형태가 청이 되늰 것도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2017년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등 주요 정당들이 공통적으로 질병본부의 전문성·독립성 강화가 포함된 공약을 발표한 바 있으며, 올해 4월 진행된 제21대 국회의원선거(21대 총선)에서도 주요 정당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한 공약이기도 했다.

청와대 추진 의지가 더해진 만큼 질병관리청 승격은 좀더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질병관리청 승격 추진 기조 속에 질본 독립성·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인되기도 했다.

10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사진>은 청 승격과 관련된 질의에 대해 "아마 국회에서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가 돼야 된다는 전제가 있고, 구체적으로 어떤 질병관리청 조직을 만들지 시행방안 점검·검토가 준비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와 함께 "독립성, 전문성을 강화하는 제일 중요한 방법은 결국 사람이 일을 하기 때문에 인력의 전문성과 전문분야 다양화"라며 "저희가 부족했던 많은 부분들을 보충할 수 있는 좋은 인력을 확보하고, 좋은 인력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를 할 수 있게끔 그런 시스템과 조직을 잘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의 차관을 보건 차관, 복지 차관으로 확대하는 '복수차관제'의 경우에도 비슷한 시기부터 꾸준히 공론화되면서 그 필요성을 인정받아 왔다.

현재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부 5개 부처가 복수 차관을 두고 있는 가운데, 복지부는 소관법령이 300여 개로 부처 중 3위, 예산은 57.7조원 규모로 전체 2위(2017년 기준)임에도 효과적인 정책 분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같은 지적은 2017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기동민 의원에 의해 제기됐는데, 이에 박능후 장관은 "어떻게 설정할지에 따라 다르지만, 양 부서를 전담할 차관이 한명 더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답변해 이미 복지부 내부에서의 필요와 방향성은 정해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이뤄진 제21대 총선에서도 민주당의 보건의료 총선 공약에 '복수차관제'가 포함돼 추진 가능성이 높은 정책으로 점쳐지는 상황이었는데, 대통령 발언을 통해 공식화되면서 이 역시 정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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