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분업, 리베이트ㆍ불투명 유통구조에 퇴색

[2010 신년특집] 분업 10년, 변화상과 과제-미비점과 보완책

기사입력 2010-01-05 15:45     최종수정 2010-01-06 14:19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재정운영ㆍ향후대책

의약품 오남용 감소를 주요 목적으로 하여 의사 처방에 따른 약사 조제라는 전문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건강을 향상시키겠다는 취지를 내세워 지난 2000년 7월부터 시행되어 온 의약분업제도가 곧 있으면 10주년을 맞게 된다.

의약분업 시행 이후로 병ㆍ의원에서 처방전을 발행 받아 약국의 조제를 받는 환자의 일부 불편 증대, 의사와 약사간 처방담합, 불법대체조제 및 불법임의조제 등의 문제가 제기되어 오긴 했으나, 의사의 전문적 진단ㆍ처방으로 약사의 조제 서비스를 받게 됨으로써 선진화된 의약서비스 전달체계가 구축되었다.

대표적 오ㆍ남용 의약품으로 꼽혔던 항생제와 스테로이드 제제의 처방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로 살펴보면, 의사의 처방 건당 항생제 처방 품목 수는 의약분업 직전인 2000년 0.90개에서 2004년 5월 0.51개로, 전체 처방전 중에서 항생제 처방전의 비율도 2000년 5월 54.7%에서 2004년 5월 38.8%로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자들이 처방전을 발부 받아 약사의 복약지도를 통해 자신이 복용하는 약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어 환자의 권리가 신장되었으며, 이를 통해 자신의 건강에 대한 관심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이러한 의약분업제도의 긍정적인 성과 외에 다음의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무엇보다 의약분업제도 시행 이후로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급증하였다.
의약분업 시행으로 환자는 처방을 받기 위해서 의료기관을 반드시 거쳐야 하며, 당시 보험적용률이 높지 않았던 약국의 서비스가 보험급여화되어 건강보험급여비를 증가시킬 수밖에 없었다.

의약분업 전후(2000∼2001년)의 건강보험 재정 증감을 분석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총 건강보험 재정지출은 약 4조5,000억 원이 증가하였다.

이 중에서 의료기관 외래방문 증가에 따른 진료비 증가분 2,882억 원, 처방료와 조제료 신설에 따른 증가분 5,952억 원, 의약분업에 따른 수량증가 요인과 수가인상의 복합요인 4,576억 원, 의약분업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수가현실화에 따른 수가인상요인 1조269억 원으로 약 2조4,000억 원이 의약분업제도의 정책비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의약분업 직후에 수 차례의 보험재정 위기가 발생하였다. 의약분업 이후의 보험급여비 증가는 의료수가 인상과 의료이용 증가, 약국 서비스의 보험제도권 진입과 약국 조제료의 신설에 기인한 부분이 크고, 의료기관의 ‘고가약처방’도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의약분업 이후 증가한 보험급여비 지출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어 정부와 보험자는 다각도의 재정안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수행하여 왔다.

2002년 ‘국민건강보험재정건전화특별법’에 의한 정부지원금 확대가 있었다. 또한 현행 행위별수가제의 대안적 지불방안으로 2002년부터 현재까지 7개 질병군 대상으로 요양기관 선택제 방식으로 포괄수가제(DRG)가 운영되어 왔다.

그리고 2006년 발표된 5.3.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통해 선별등재목록이 도입되어 임상적 유용성과 경제성이 있는 의약품만을 보험자가 상환하게 되었으며, 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협상방식을 활용하여 신약의 약가를 결정할 수 있게 되어 보다 적극적인 보험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와 보험자의 노력을 통한 제도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행위별수가제로 인한 지속적 보험급여 지출증가, 상대적으로 높은 제네릭 약가와 리베이트 제공 등의 불투명한 유통구조로 인해 보험자가 과다한 진료비와 불필요한 약제비를 부담하고 있어 의약분업제도의 긍정적 성과가 퇴색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의약분업의 성과를 제대로 달성하고 평가받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에 기반하여 행위별수가제에 기반한 현행 지불제도를 조속히 개편하고, 보험약가제도 합리화를 통한 약제비 절감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향후에도 정부와 보험자의 적극적인 역할이 모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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