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의약정보] 신라젠, 혁신 항암제 신약개발 명가로 발돋움
신약 파이프라인 다변화 및 실제 임상 진행 등, 신약개발 기업으로 체질 개선
입력 2024.04.05 06:00 수정 2024.04.0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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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 기사는 약업신문이 매월 1일 발간하는 의약학 전문잡지 ‘DI+의약정보’에 선공개 및 개제된다.

 

회사 소개

김재경 대표.©신라젠

신라젠은 혁신 생명공학 기술을 기반으로 항암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현재 △항암바이러스 (Oncolytic Virus) 기반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과 △유사분열체크포인트억제제(Mitotic Checkpoint Inhibitor)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구축, 투트랙으로 신약개발을 진행 중이다.

신라젠은 최대주주 엠투엔과의 협력을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 다변화 및 임상시험 진행 등, 신약개발 전문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엠투엔은 2021년 7월 진행된 신라젠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서 20.75% 지분율을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엠투엔은 2023년 12월 기준 신라젠의 지분율 18.23%를 보유하고 있다.

신라젠은 신약개발 집중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용인시 광교 지식산업센터에 기존 연구소보다 두 배가량 큰 연구소를 구축, 확장 이전했다. 신라젠은 경영 정상화와 연구개발 집중화를 위해 부산 사무실도 폐쇄했다. 또 미국 자회사 신라젠바이오테라퓨틱스도 현지 임상시험·인허가·사업개발 등에 집중하기 위해 인력을 확충하고 기존 샌프란시스코 사무소 인근으로 확장 이전했다.

신라젠은 항암바이러스 파이프라인으로 자체 개발한 백시니아 유전자 재조합 SOLVE®(Selective Oncolytic Vaccinia Engineering) 플랫폼 기술이 접목된 '펙사벡(Pexa-Vec)'에 대해 다양한 암 적응증으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또 GEEV®(Genetically Engineered Enveloped Vaccinia)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SJ-600 시리즈', 'JX-900 시리즈'도 구축했다. 이 중 SJ-600 시리즈는 임상시험 진입을 위한 전임상시험이 한창이다.

여기에 신라젠은 차세대 항암제로 각광받고 있는 유사분열체크포인트억제제를 다음 성장동력으로 선정, 신약후보물질 'BAL0891'을 확보했다. 신라젠은 유핵세포의 분열 과정 중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인산화 효소 Threonine tyrosine kinase(TTK)와 Polo-like kinase 1(PLK1)를 저해, 암세포의 세포 주기 방해를 통한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방식은 혈류를 통해 전신에 있는 전이암까지 직접 도달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심부에 있는 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라젠은 글로벌 최대 암연구학회인 AACR(미국암연구학회) 2024에서 주요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 결과를 발표했다. 펙사벡의 임상시험 결과를 비롯해 SJ-600, BAL0891 전임상 결과 등, 총 4건의 연구 성과를 글로벌 기업과 공유했다. 신라젠이 개발 중인 전체 파이프라인의 연구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신라젠은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약 파이프라인 소개

 

펙사벡(Pexa-Vec)

SOLVE 플랫폼 기술(펙사벡) 모식도.

펙사벡은 종양 선택성과 항암 효능이 강화를 위해 엔지니어링 된 백시니아 바이러스(Vaccinia virus) 기반 면역항암제다. 현재 △신장암 △흑색종 △전립선암 △간전이성 대장직장암 등을 적응증으로 병용 및 단독요법 임상시험이 진행 및 진행이 완료됐다.

펙사벡은 신라젠의 유전자 재조합 기술 SOLVE 플랫폼 기술이 적용, △직접 종양용해 △면역반응 촉진 △종양혈관 폐쇄 특성이 있다. 특히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타깃하도록 엔지니어링돼 보다 강력한 항종양 효과를 낸다. 암세포의 비정상적인 신호전달에 따른 세포분열 촉진 경로 과활성화로 인한 높은 레벨의 TK(Thymidine Kinase)활성을 타깃, TK가 결여된 펙사벡이 암세포 내에서 원활한 복제를 유도해 궁극적으로 암세포를 파괴 및 용해하는 것이다. TK(Thymidine Kinase)는 세포 증식에 관여하는 조절 효소로 암세포와 같이 비정상적인 세포에서는 TK가 비정상적으로 과다 분비된다. 

또한 펙사벡은 GM-CSF(과립구대식구집락자극인자)를 발현해 항종양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특징이 있다. GM-CSF는 면역세포가 생산하는 사이토킨(Cytokine)으로 백혈구 생성을 촉진하는 단백질을 말한다.

 

·적응증 1 : 신장암

펙사벡 신장암 적응증 임상 1b/2a상 디자인 및 결과 요약.

펙사벡은 신장암(신세포암, RCC) 적응증으로 미국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Regeneron Pharmaceuticals)의 항 PD-1 면역항암제 ‘리브타요(Libtayo, Cemiplimab)’와 병용투여로 임상시험이 진행됐다. 신라젠과 리제네론은 지난 2017년 신장암 임상 관련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임상에 협력해 왔다. 현재 해당 임상 1b/2a상은 완료돼 임상시험결과보고서(CSR)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FDA에 제출됐다. 임상 1b/2a상은 전이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신장암이 있는 환자 95명을 대상으로 한국, 미국, 호주 총 20개 병원에서 내약성, 안전성, 유효성이 평가됐다.

해당 임상에선 펙사벡과 리브타요 병용요법의 MTD(최대 내성 용량)·MFD(최대 실행 가능 용량) 및 고형암 반응평가기준(RECIST 1.1)에 따른 전체 반응률(ORR)이 1차 지표로 평가됐다. 임상 결과, 벡사벡과 리브타요의 병용요법은 수용 가능한 수준의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고, 용량제한 독성(DLT)은 발생하지 않아 최대 내성 용량이 1x10^9 pfu로 결정됐다. 또 전체 반응률과 생존율에서도 고무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특히 환자들의 면역관문억제제(ICIs)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효과가 나타났다.

'용량 결정 파트 1(Part 1)’에선 TEAE(치료유발 이상사례) 3등급 이상 대상자는 50%(3/6명)로 나타났다. SAE(중대한 이상반응)는 50%(3/6명)로 보고됐다. 이 중 펙사벡과 관련된 TEAE(치료유발 이상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평가 결정 파트 2(Part 2)’에선 TEAE(치료유발 이상사례) 3등급 이상 대상자는 45.5%(40/88명)로 집계됐다. SAE(중대한 이상반응)는 38.6%(34/88명)로 분석됐다. 이중 펙사벡과 관련된 TEAE(치료유발 이상사례)는 20.5%(18/88명), 리브타요와 관련된 TEAE(치료유발 이상사례)는 10.2%(9명)로 확인됐다. 특히 사망으로 이어진 TEAEs(5등급)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평가 결정 파트 2(Part 2)는 A, B, C, D 총 4개 코호트 군으로 구분돼 유효성 평가가 진행됐다. 임상 결과, 전체 환자 집단에서의 전체 반응률(ORR)이 △A군 13.3%(2/15명) △B군 12.5%(2/16명) △C군 23.3%(7/30명) △D군 17.9%(5/28명)로 나타났다. 중위 전체 생존 기간은 △A군 22개월 △B군 20.8개월 △C군 25.1개월 △D군 18.5개월로 분석됐다.

펙사벡 신장암 적응증 임상 1b/2a상 결과표.

C군에서 완전관해 1명, 부분관해 6명이 확인되는 등, 전체 반응률과 중위 전체 생존 기간 결과가 가장 우수했다. 특히 D군은 기존 치료제에 불응하는 환자에게서도 우수한 효과가 관찰됐다. D군은 전체 28명 중 22명이 세 차례 이상 약물치료를 경험한 환자고, 5명은 두 차례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로 구성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군에선 부분관해가 5명 확인됐다.

신라젠은 해당 임상 결과를 2023년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Pexa-Vec and Cemiplimab(Libtayo) Combination Therapy in Metastatic or Unresectable RCC: Results from REN026 Study'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펙사벡 신장암 적응증 임상 1b/2a상 전체 생존기간 결과.

 

·적응증 2 : 흑색종

신라젠은 중국 리스팜(LEE'S Pharm)과 공동으로 펙사벡의 흑색종 적응증 임상 1b/2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21년 11월 환자 투약이 시작돼 현재 추적 관찰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임상은 1차 치료에 실패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흑색종 환자 46명을 대상으로 펙사벡과 리스팜의 항 PD-L1 '소카졸리맙(Socazolimab)'을 병용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소카졸리맙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로부터 재발성 또는 전이성 자궁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정식 승인받은 면역관문억제제다. 리스팜이 미국 소렌토로부터 라이선스 인했다. 소카졸리맙이 중국에서 항암제로 정식 인정받으면서 신라젠과의 병용투여 임상 결과도 긍정적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라젠은 펙사벡 단독으로 진행한 임상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된 바 있다. 신라젠에 따르면 흑색종 환자 7명을 대상으로 한 펙사벡 단독 요법 임상연구에서 완전관해 1명, 부분관해 1명이 확인, 질병통제율 71%를 기록했다. 특히 해당 연구에선 펙사벡 투여 부위와 다른 부위의 종양의 크기도 감소했다. 신라젠은 엔지니어링 된 백시니아 바이러스 치료제인 펙사벡의 특성에 따라 종양 특이적인 항종양 효과가 발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펙사벡은 지난 2020년 미국 FDA로부터 IIB-IV 단계 흑색종에 대한 희귀의약품지정을 받았다. IIB는 종양의 두께가 2.01~4mm로 궤양이 있는 상태 또는 종양의 두께가 4.01mm 이상의 상태를 의미한다. 신라젠은 펙사벡 희귀의약품지정을 통해 향후 FDA로부터 임상시험 비용 및 심사 기간 단축, 독점 기간 보장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적응증 3: 전립선암

펙사벡의 전립선암 적응증 임상 2상은 2023년 6월 환자 투약이 시작됐다. 해당 임상은 펙사벡 단독요법으로 호주 로얄 멜버른 병원(Royal Melbourne) 등, 총 6개 기관에서 30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임상은 전립선암에서의 펙사벡 술전요법(Neoadjuvant Study of Intratumoural and Intravenous Pexastimogene Devacirepvec (Pexa-Vec) in Prostate Cancer Prior to Radical Prostatectomy)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가 목적이다.

임상 2상은 신장암 임상과 유사하게 여러 코호트로 나눠 진행된다. 전립선암 임상은 3개 코호트로 나뉜다. △코호트1은 전립선 제거 수술 최소 4주 전에 MRI 가이드로 전립선에 펙사벡을 1회 투여받게 된다. △코호트2는 MRI 가이드로 전립선에 펙사벡을 2주 간격 총 2회 투여받는다. △코호트3은 펙사벡을 1주 간격으로 총 2회 정맥주사 방식으로 투여된다.

신라젠은 세 적응증 외에도 펙사벡의 항암효능이 기대되는 적응증으로 대상으로 다양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신라젠은 2015년 9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유럽 트랜스진(Transgene)과 간 전이성 대장·직장암(CRLM) 환자를 대상으로 펙사벡 술전요법(수술 전 정맥투여를 통한 보조요법) 임상시험도 진행했다.

신라젠은 최근 해당 임상시험 종료 후 장기추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임상 참여자 총 9명 중 5명이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생존했고, 특히 간 전이성 대장직장 환자 3명에게서 완전관해가 확인됐다. 특히 임상 참여자 중 원발암 및 전이암인 환자는 수술 없이 펙사벡 술전요법만 진행했음에도 3년경과 시점에서 생존이 확인됐다. 해당 결과는 2022년 1월 AACR Cancer immunology research 저널에 'Neoadjuvant Intravenous Oncolytic Vaccinia Virus Therapy Promotes Anticancer Immunity in Patient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SJ-600 Series

SJ-600 시리즈 작용기전 모식도.

SJ-600 시리즈는 신라젠이 자체 개발한 GEEV 플랫폼 기술이 적용됐다. GEEV는 백시니아 바이러스에 선천면역시스템을 회피할 수 있는 단백질을 바이러스를 표면에 발현시키는 기술이다. 

SJ-600 시리즈는 기존 항암바이러스 대비 5분의 1 용량으로도 기존 항암제 동등 이상의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기존 항암 바이러스는 인체 중화항체로 인해 항암효능을 유지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SJ-600 시리즈는 보체조절 단백질(CD55)을 발현하는 유전자 엔지니어링을 통해 보체조절 단백질을 바이러스 외피막에 발현시킴으로써 중화항체에 의한 무력화 극복과 보체의 공격 회피를 가능하게 했다. 

즉, SJ-600은 혈액 내에서 우수한 안정성으로 종양세포에 더욱 효과적으로 도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종양세포를 더 효과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보체조절단백질 ‘CD55’를 바이러스 표면에 발현시켜 정맥투여에서도 효과가 유지되도록 했다. 보체란 항원 항체 복합체와 비특이적으로 결합한 후 감염, 염증 반응, 면역 반응을 통해 면역계 활성을 촉진하는 혈청 단백질 성분의 총칭을 말한다.

SJ-600 시리즈의 보체 안전성 및 저항성 연구결과.

신라젠은 전임상시험에서 SJ-600 시리즈가 보체 공격 억제 단백질 CD55의 발현을 확인했다. 폐암 모델에선 종양 성장 억제 효과를 입증했고, 유방암 모델에선 종양 직접 주사 대비 정맥투여에서 종양 성장을 더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

신라젠은 AACR 2024에서 SJ-600 시리즈 연구결과 두건을 공개했다. 첫 번째 연구는 면역적격(Immunocompetent) 유방암 마우스 모델에서 SJ-600 시리즈 반복 투여 시의 항암 효능을 평가한 연구다. 연구 결과, SJ-600 시리즈는 반복 투여 시 중화항체 형성으로 항암 효능이 감소할 수 있는 기존 항암 바이러스와 달리, 중화반응을 회피해 반복 정맥투여 시에도 항암 효능을 유지하는 것이 증명됐다.

또한 신라젠은 간 전이 대장암 마우스 모델에서 정맥투여 가능한 SJ-600 시리즈가 전이성 악성종양에도 항암 효능을 낸다는 연구결과도 발표했다. 해당 연구결과에 따르면 SJ-600 시리즈를 정맥투여 했을 때, 뚜렷한 항암 효능이 확인됐고 특히 전이암에서도 종양 내 면역 환경을 면역관문억제제에 반응하는 ‘Hot tumor’로 변화시켰다.

SJ-600 시리즈 전임상시험 연구결과.

 

BAL0891

BAL0891 작용기전 모식도.

BAL0891은 신라젠이 2022년 스위스 제약기업 바실리아(Basilea)에서 도입한 항암제다. 유사분열체크포인트억제제로 종양세포에 비정상적인 세포 분열을 유도, 종양세포의 사멸을 유도하고 증식을 억제하는 작용을 나타낸다. 

BAL0891은 현재 First-in-Class(계열 내 최초)로서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다.

신라젠은 2021년 12월 BAL0891의 FDA 임상 1상 승인 이후, 2023년 4월 임상시험계획(IND) 변경 승인을 신청해 삼중음성유방암(TNBC)과 위암(GC)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용량 확장 임상시험을 추가했다. 이로써 처음 계획보다 96명이 늘어난 총 216명으로 시험 대상자를 확대했다.

BAL0891 비임상시험 연구 결과는 AACR 2024에서 공개됐다. 연구를 진행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비뇨의학연구실 함원식, 박지수 교수는 BAL0891이 타깃하고 있는 TTK와 PLK1 효소가 다수 비뇨기과암 세포주 및 환자 조직에서 유의하게 발현됐고, 해당 세포주들에서 BAL0891은 우수한 항종양 효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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