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9주년 특집] 불꽃 튀는 국내 당뇨약 시장…승자는 누구?
완제의약품 품목허가 16.8% 점유
동맥경화용제 이어 두번째로 많은 335품목 허가
입력 2023.03.30 06:00 수정 2023.03.3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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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제약사가 당뇨병치료제 경쟁에 뛰어들면서 의약품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매출 1000억원 이상의 당뇨병신약들의 특허 만료가 도래하면서 그야말로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당뇨병치료제 시장 지속 확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2021년 기준 품목허가된 완제의약품 중 당뇨병치료제는 335품목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1992품목 중 16.8%를 차지하는 수치로, 동맥경화용제 377품목(18.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세 번째로 많이 품목허가된 혈액응고저지제(160품목, 8.0%)와 비교하면, 당뇨병치료제 품목허가 수는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약효군별 허가·신고 품목 수 현황(취소·취하 품목 포함).

여기에 올해 포시가 시리즈, 자누비아 시리즈 등, 국내 블록버스터 품목의 특허가 만료되는 만큼,당뇨병치료제 품목허가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미 포시가 및 자누비아 시리즈 후발의약품으로 허가된 품목만 400여 개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당뇨병 환자가 증가하면서 당뇨병치료제 생산량은 매년 최고치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2022 생산금액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당뇨병치료제 생산량은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21년 당뇨병치료제 생산금액은 4974억원을 기록, 전체 치료제 중 14번째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020년 생산금액 4728억원 대비 5.2% 증가한 수치며, 2019년 생산금액 4140억원에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산 당뇨병 신약의 등장과 1000억원 매출 저력

국산 최초 당뇨병 신약은 엘지화학의 '제미글로정'이다. 제미글로정은 2012년 6월 27일 국산 신약으로 품목허가된 제품으로, 최근까지 높은 생산금액과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매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산 신약 대다수가 품목허가돼도, 실제 임상에서 사용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국산 당뇨병 신약 현황 및 생산금액.

제미글로정은 2021년 기준 전체 전문의약품 생산금액 29번째로 높은 품목으로 나타났다. 제미글로정은 2021년 생산금액 489억원을 기록했고, 특히 2020년 생산금액 433원 대비 12.9%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제미글로 매출액은 2003년 출시 첫해 56억원을 시작으로, 2016년 500억원, 2019년 국산신약 최초로 1000억원 매출을 달성하며 국산 신약을 대표하는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다. 엘지화학은 제미글로가 2022년 기준 약 13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또한 종근당의 당뇨병 신약 '듀비에정'도 200억원에 가까운 생산금액을 보였다. 듀비에정은 2013년 7월 4일 품목허가됐다. 듀비에정 2021년 생산금액은 18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2020년 생산금액 247억원에서 27.0% 감소했다.

당뇨 신약 중 세 번째로 높은 생산금액으로 집계된 품목은 동아에스티의 '슈가논정'이었다. 슈가논정 2021년 생산금액은 154억원으로, 2020년 110억원에서 38.9% 증가했다. 슈가논정은 2015년 10월 2일 품목허가된 제품이다.

한편 약 7년 만에 당뇨병용제 분야에서 신약이 나왔다. 대웅제약은 2022년 11월 30일 당뇨병 신약 '엔블로정'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당뇨병 신약개발이 오랜만에 성공한 만큼, 엔블로정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엔블로정은 신장의 근위세뇨관에 존재하면서 포도당의 재흡수에 관여하는 SGLT-2(Sodium Glucose Co-transporter 2) 수송체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포도당을 직접 소변으로 배출시킴으로써 혈당을 감소시키는 기전을 갖고 있다.

특히 엔블로정은 제24회 대한민국신약개발상(KNDA: Korea New Drug Award) 신약개발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이 시상식은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이 주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행사로, 공신력 있는 행사다.

대웅제약은 올해 상반기 엔블로정을 국내 발매할 계획이다. 이로써 당뇨병치료제 시장에 수많은 제네릭과 신약까지 등장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뇨병치료제 대세 개량신약

당뇨병치료제 시장이 주요 시장으로 자리 잡으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그러나 국내 의약품 시장이 제네릭 싸움이 주인만큼, 기업들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약, 개량신약 개발 등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특히 기업들은 개량신약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나섰다.
 

△생산실적 상위 30위 당뇨병용제.

HK이노엔(씨제이제일제당)이 가장 처음으로 당뇨병 개량신약 경쟁에 서막을 울렸다. HK이노엔은 2013년 6월 17일 보글리보스와 메트포르민 복합제인 '보그메트정' 0.2/250mg 및 0.2/500mg을 개발, 용법개량을 인정받아 개량신약으로 품목허가 받았다.

이어 엘지화학(엘지생명과학)이 2013년 7월 25일 '제미메트서방정' 25/500mg 허가를 시작으로 50/1000mg, 50/500mg, 25/1000mg 시리즈를 2016년 6월 30일까지 차례로 허가받아 제미메트서방정 시리즈 구축했다. 특히 제미메트서방정은 제미글립틴과 메트포르민 두 성분의 복합에다가 서방형 기술을 처음 적용한 제품으로 주목받았다.

한독은 두가지 성분과 두가지 방출 제형을 하나로 합친 당뇨 개량신약 '테넬리아엠서방정' 개발에 성공했다. 한독은 2015년 3월 31일 테네리글립틴과 메트포르민 복합제인 테넬리아엠서방정 10/750mg, 20/1000mg, 10/500mg을 허가 받았다. 

테넬리아엠서방정에 적용된 DRM(Dual Release Micro-coating) 기술은 서방성과 속방성 제형을 이중 방출형 약물 코팅을 통해 하나의 복합제에 구현한 한독의 특화 기술이다. 한독은 2009년 DRM 기술로 `아마릴-멕스서방정`을 개발, 대한민국신약개발상 기술상을 받았다.

이어 동아에스티는 2015년 12월 31일 '슈가메트서방정' 2.5/500mg, 2.5/800mg, 5/1000mg을 허가받았다. 종근당은 2016년 6월 30일 '듀비메트서방정' 0.25/750mg, 0.25/1000mg, 0.5/1000mg을 허가받고, 2016년 9월 1일 0.25/500mg을 추가로 허가받았다.

생산금액에서는 엘지화학이 당뇨병 신약에 이어 개량신량에서도 가장 높은 생산금액을 기록했다. 엘지화학의 제미메트서방정은 2021년 생산금액 904억원을 기록했고, 2020년 796억원 대비 13.7%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이어 한독의 테넬리아엠서방정은 2021년 생산금액 260억원으로 집계돼, 2020년 232억원 대비 12.1% 늘었다. 동아에스티의 슈가메트서방정은 2021년 생산금액 247억원으로, 2020년 141억원 대비 75.3% 증가했다. 

여기에 당뇨병 자료제출의약품도 대거 품목허가 됐다. 자료제출의약품은 신약이 아니면서 안전성·유효성 심사가 필요한 의약품을 말한다. 

2021년 기준 새로운 염 또는 이성체로 허가된 화학의약품 총 92품목으로, 이 중 당뇨병 자료제출의약품이 84품목(91.3%)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허가된 당뇨병치료제 중 다파글리플로진프로판디올수화물을 새로운 염으로 개발한 품목이 51품목(55.4%)으로 나타났고, 이어 △테네리글립틴브롬화수소산염수화물을 테네리글립틴이토실산염이수화물로 염을 변경한 품목이 10품목(10.9%) △빌다글립틴을 새로운 염으로 개발한 품목이 8품목(8.7%) △엠파글리플로진을 엠파글리플로진L-프롤린으로 개발한 품목이 8품목(8.7%) △시타글립틴인산염수화물을 시타글립틴염산염수화물로 염을 변경한 품목이 6품목(6.5%) △다파글리플로진프로판디올과 시타글립틴인산염수화물의 염을 변경해 복합제로 개발한 품목이 1품목(1.1%)으로 나타났다.

포시가(가다파글리플로진) 제네릭이 쏟아진다

최근 당뇨병치료제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포시가'의 제네릭이 대거 출시를 앞둔 것이다. 포시가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오리지널 제2형 당뇨병치료제로, SGLT-2 억제 계열의 당뇨병치료제다. 포시가는 2014년 9월 국내 출시됐다.

포시가의 2022년 기준 원외처방금액은 단일제로만 약 500억원을 기록했고, 포시가의 주성분인 다파글리플로진과 메트포르민의 복합제 '직듀오서방정'은 약 45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두 품목의 원외처방금액을 합하면 약 1000억원 수준으로, 명실상부한 국내 블록버스터 품목이다.

그러나 포시가의 아성이 곧 깨질 전망이다. 최근 포시가의 특허를 둘러싸고 아스트라제네카와 국내 제약사가 벌인 특허소송에서 국내 제약사가 최종 승리했다. 이는 2015년 3월 특허무표 심판 청구 이후 약 8년 만이다.

대법원 특별2부는 2월 2일 아스트라제네카가 국내 제약사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국내 제약사가 포시가 두 개의 물질특허 중 존속기간이 2024년 1월까지 였던 물질특허(C-아릴 글루코시드 SGLT2 억제제 및 억제 방법)를 무효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사는 포시가의 나머지 하나의 물질 특허의 존속기간이 끝나는 오는 4월 8일부터 제네릭을 시판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해당 무효화 소송에 참여한 기업만 18곳으로, 국제약품, 종근당, 동아에스티, 한미약품, 보령, 동화약품, 삼진제약, 대원제약, JW중외제약, 일동제약, 경동제약, 알보젠코리아 등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현재까지 포시가 관련 제네릭을 품목허가 받은 기업만 약 90곳으로 알려졌다. 또 품목으로 따지면 약 400여 품목이 허가됐다. 그야말로 포시가 제네릭이 쏟아질 전망이다.

한편 동아에스티는 프로드럭(Pro Drug) 전략을 통해 포시가 제네릭 시장 선점을 꾀했지만, 아스트라제네카가와 벌인 특허 소송에서 패소하며 전략에 문제가 발생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12월 다파프로를 출시, 다른 제네릭 대비 약 4개월 빠르게 시판됐다. 이번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당장 판매는 어렵게 됐지만, 물질특허가 끝나는 4월 8일부터는 다시 판매 재개가 가능해, 업계에서는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다파글리플로진의 물질특허가 무효화되면서, 다파글리플로진을 주성분으로 하는 복합제 '직듀오서방정' 제네릭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최근 당뇨병치료제 처방은 단일제보다 여러가지 계열을 병용투여하는 것이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각기 다른 계열의 단일제를 처방하거나, 다른 계열 성분이 함유된 복합제를 처방해 당뇨병 치료 효과를 한 층 끌어올리는 것이다.

당뇨병용제 병용요법 현황

당뇨병학회가 지난해 10월 4일 발간한 '2022 당뇨병 팩트 시트'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당뇨병치료제 단일요법은 22.2%로 집계됐다. 2제 병용요법은 39.8%, 3제 병용요법은 38.0%로 병용요법이 더 높았다. 특히 지난 2011년과 비교해 보면, 단일요법 27.6%, 2제 병용요법 46.9%, 3제 병용요법 25.5%로, 2제 및 3제 병용요법이 대폭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당뇨병용제 병용요법 현황.

성분별 처방률은 2019년 기준 메트포르민 계열이 87.5%로 가장 높고, 이어 DPP-4 계열이 63.9%로 지속해서 상승세를 보였다. SGLT 계열도 2014년 0.6%에서 2019년 10.8%로 급성장함에 따라 해당 계열 약물에 대한 병용요법과 복합제에서 치열한 경쟁이 전망된다.

자누비아(시타글립틴) 제네릭도 대거 출격 준비 중

자누비아는 MSD의 오리지널 제2형 당뇨병치료제로, DPP4 억제계열의 당뇨병치료제다. 자누비아는 2008년 12월 국내 출시됐다. 자누비아의 2021년 기준 원외처방금액은 자누비아 약 400억원, 자누메트 약 700억원, 자누메트엑스알 약 480억원으로 나타났다. 자누비아 시리즈 원외처방금액은 1500억원 규모로, 국내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평가된다.

자누비아의 물질특허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제약사들은 자누비아 제네릭 출시에 막바지다. 자누비아 물질특허는 오는 9월 1일 만료되며, 자누비아의 기타 결정형특허, 염·수화물특허 등은 국내 제약사와 MSD의 법정 공방 끝에 대법원 판결로 모두 무효화됐다. 

자누비아 단일제는 종근당, 한미약품, CJ헬스케어, 제일약품, 경동제약, 유유제약 등 총 11곳에서 우선판매품목허가권을 획득했다. 또 자누메트 복합제는 종근당, 한미약품이 동일한 성분으로 우판권을 획득했고, 삼진제약, 제일약품, 경동제약 등은 시타글립인삼염으로 우판권을 받았다.

그러나 대원제약이 시타글립틴염산염수화물과 메트포르민염산염 콜로이드성이산화규소를 개발, 또 다른 방법으로 자누메트의 특허를 회피했다. 이에 우판권을 획득하지 못한 제약사가 대거 대원제약 위수탁에 참여하면서, 우판권을 획득한 기업과 제네릭 양강구도를 이루게 됐다. 현재까지 제약사 최대 100여 곳에서 자누비아 시리즈에 대한 제네릭 품목을 허가받았다.
 

△DDP-4억제제 시장점유율(UBIST 자료 기준).

또한 보건복지부가 최근 다양한 당뇨병치료제 병용요법에 대한 급여를 확대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제약사는 당뇨병치료제 병용요법 시장 선점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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