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바이러스에서 처음 발견된 이중나선 RNA (double-stranded RNA, dsRNA)는 바이러스 복제의 부산물로 여겨져 왔다. dsRNA가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 세포에 존재하면 내재 면역 반응 단백질에 의해 인식되어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세포사멸을 유도한다.
바이러스 dsRNA에 의해 매개되는 신호 전달의 흥미로운 점은 면역 반응 단백질이 특정 서열이 아닌 이중나선 2차구조와 같은 RNA의 특정 구조를 인식하다는 것이다.
즉, 바이러스에서 유래되지 않은 이중나선 RNA도 인간 세포에 존재하게 되면 면역 반응 단백질에 의해 인지되어 염증반응 및 세포사멸을 일으킬 수 있다.
dsRNA가 항바이러스성 신호 전달을 통한 면역 반응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행된 연구들에 의하면 인간 세포는 다양한 세포 환경에서 항바이러스성 기계(antiviral machinery)를 조절할 수 있는 자연적인 내인성 dsRNA (endogenous cellular dsRNA)를 발현한다는 증거가 보고되고 있다.
내인적으로 암호화된 dsRNA의 축적은 자가면역 및 노화 관련 황반변성의 발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치매와 관절염과 같은 다양한 퇴행성 질환에서도 dsRNA를 인지하는 선천성 면역 반응 단백질의 활성화가 지속적으로 보고되어 내인성 dsRNA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dsRNA는 화학요법 치료에 대한 세포 반응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DNA를 탈메틸화(demethylation)시키는 약물을 처리하는 경우 내인성 dsRNA의 전사가 활성화되고 이는 항바이러스성 기계를 활성화시켜 암 세포사멸에 이르게 된다.
이에, 연구팀은 dsRNA의 발현량 측정을 통해, dsRNA 과발현과 관련된 다양한 질환을 진단할 수 화합물을 개발하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dsRNA 검출 물질은 dsRNA의 RNA base pair를 인지하여 dsRNA와 결합하고 protonation이 일어나 물질의 빛 흡수 성질이 변하는 원리를 기반으로 한다.
이를 활용하여 화합물의 빛 흡광도를 측정하고 그 변화를 분석하면 서열에 상관없이 세포 전체의 dsRNA의 발현을 측정할 수 있다.
연구진은 개발된 dsRNA 결합 물질을 활용하여 암 세포가 특이적으로 더 높은 내인성 dsRNA의 발현을 보인다는 특성을 확인했다.
또한, 실제로 dsRNA의 발현 조절을 기반으로 한 항암제에 대한 세포 반응성 예측이 가능하며, 자가면역 질환인 쇼그렌증후군에서 더 높은 dsRNA의 발현 또한 확인하였다.
연구진이 개발한 dsRNA 검출 물질을 활용하면 환자 조직에서 암 세포와 정상세포 구별, 항암제 반응성 예측, 더 나아가 자가면역질환 진단에서 dsRNA라는 병태생리적(pathophysiological) 바이오마커 제시가 가능하여 다양한 질병의 진단 및 치료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 나아가, 내인성 dsRNA가 관여하는 퇴행성 질환 및 자가면역 질환에서 dsRNA라는 완전히 새로운 약물 표적 물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