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벌제 시대, 마케팅이 승부 가를 ‘열쇠’

[신년특집1 - 리베이트쌍벌제/시장형실거래가제 ①]

기사입력 2011-01-03 13:00     최종수정 2011-01-04 10:33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리베이트쌍벌제’ 와 ‘시장형실거래가제’ 이 2개의 키워드는 2010년 보건의료계와 약업계를 관통한 최대 이슈였다. 2011년에도 여전히 메가톤급 위력을 지닌 채 현재진행형이 되고 있다. 유통개혁을 통한 투명한 의약품거래질서 확립과 적절한 약가인하 기전을 통한 보험재정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정부정책 의지는 여전히 실험이 진행중이다. 이 와중에 보건의료계와 업계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으로 의약발전과 보건산업은 퇴보와 함께 붕괴직전이라는 볼멘소리를 쏱아내고 있다. 2대 핵심키워드와 관련된 현안분석과 관련단체 및 업계의 목소리를 정리 해본다.

----- 글싣는 순서 -------
1. 이슈분석
2. 저가입찰과 의약품공급
3. 제약 도매업계
4. 약사회
5. 의료계
------------------------

2010년 11월 28일, 국내 제약산업에 ‘이정표’로 기억된다. 이 날은 리베이트 근절에 강한 의지를 보여 온 정부가 추진해 온, 주는 자(공급자)와 받는 자(의사 병원 약국) 모두 처벌하는 ‘리베이트 쌍벌제’ 법이 발효된 날이다. 쌍벌제 법 발효로 국내 의약품 시장은 2011년 일대 변화를 맞게 됐다.

그간 제약 도매업계 및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에도 리베이트 근절이 만만치 않았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받는 쪽에 대한 처벌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해 왔다.

의약분업 이후 ‘처방권’이라는 ‘절대 권력’을 가진 의사가 의약품 처방에 대한 대가를 요구할 경우, 제약사로서는 거부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전사적인 색출 작업으로 유력 제약사들이 속속 리베이트에 연루되며 제약산업 자체가 여론에 안 좋은 모습으로 비춰지면서도 리베이트는 계속 등장했다.

‘리베이트=매출’이라는 공식이 성립될 정도로 만연했던 국내 의약품시장에서 매출 유지 및 성장을 위해 제약사 스스로 제공한 측면도 있지만, 받는 쪽의 요구도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강한 처벌을 동반, 모두에게 적용하는 쌍벌제가 시행되며 리베이트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졌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강력한 법이 없는 상황에서 매출에 대한 욕망, 받는 쪽의 요구 등으로 간헐적으로 노출됐지만 쌍벌제가 이러한 모든 것을 일시에 해결하는 시금석이 됐다는 평가다.

쌍벌제에 따른 투명화로 국내 제약산업계는 연구개발 매진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됐다. 사실 여부를 떠나 리베이트로 투입된 돈이 2조원이라는 분석이 제시되는 상황에서, 이 자금이 연구개발 쪽으로 돌려지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쌍벌제 여부를 떠나 제약시장이 글로벌로 편입됐다. 제품력으로 승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리베이트를 차치하고 연구개발과 혁신은 이제 제약사들이 생존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고 진단했다.

실제 제약사들도 연구개발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제약사들마다 연구개발비를 대폭 늘려 잡는 추세다.

쌍벌제는 글로벌로 눈을 돌리는 계기도 한층 앞당겼다는 평가다. 많은 제약사들이 동남아 위주의 수출 전략에서 벗어나 세계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유럽 등과 ‘이머징 마켓’으로 눈을 돌리며,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선진 외국 의약품시장 진출은 경쟁력 있는 제품이 좌우한다는 점에서,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여전히 있다. 수출도 중요하지만 아직 세계적인 신약이 없는 국내 제약사들에게 내수 시장은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등재약경제성평가, 저가구매인센티브제도 등 다양한 기전을 통해 약가인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구개발 자금을 갖추기 위해서는 내수도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실제 국내 제약사들은 쌍벌제 시행을 찬성하면서도 제네릭이 쌍벌제 시행으로 이전처럼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오리지날 신약과 경쟁력 상실을 가장 우려해 왔다.

다른 관계자는 “주지 않고 주려고 해도 받는 쪽이 처벌을 염려해 받지 않는 것이 정상적인 것임에도 제약사들에게는 고민거리가 된다. 과연 의사들이 제네릭을 처방할 것인가 하는 걱정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제네릭의 동등한 약효, 건강보험재정을 생각한 의사의 판단 등에 따른 처방이 이뤄지기 만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내수시장에서의 제네릭 입지가 약화되고 이는 그대로 제약사들의 매출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는 시각이다.

특히 제네릭 약화 요인이 될 법이 작동한 상태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요구하는 한미FTA가 발효되면 내수 시장에서 입지가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다.

이 때문에 제약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 마케팅 전략 개발로, 업계에서는 올해 이 부문에서 제약사들의 경쟁력에 확연한 차이가 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마케팅에서도 외자제약사에 뒤처지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간 ‘영업-국내 제약사, 마케팅=다국적제약사’로 표현될 정도로, 마케팅에서는 다국적제약사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

이에 따라 현재 많은 제약사들이 더 많은 방문을 통한 제품 알기기, 의사들과 친분 쌓기, 리베이트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차별화된 서비스, 직원들 사기진작 등 '노력'으로 커버할 수 있는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코마케팅 코프로모션도 급속히 떠오를 전망이다. 당장 지난해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제약사 간 특정 제품의 코마케팅 및 코프로모션 제휴가 크게 늘었다.

약가인하의 시대에 성장한계를 우려하는 다국적제약사들과 토종 제약사들의 뜻이 맞아 떨어지며 빠르게 전개되고 있고, 상당수 제약사들이 전략적 제휴를 추진 중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제약사들 경우, 외국으로부터 특화 제품 도입도 크게 느는 추세로, 더욱 확대될 전망. 

이 관계자는 “글로벌 스탠다드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졌는데 아직은 우리보다 유구한 제약산업 역사를 가진 외국 제약사들의 마케팅 역량을 따라 잡을 수 없지만 서로 위기를 느끼고 있다”며 “제약사끼리 손을 잡거나 시장성 있는 제품을 외국으로부터 단독 도입하는 전략을 포함해 차별화되고 특화된 전략들이 속속 나올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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