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ㆍ약 당사자/약사회] '제도ㆍ전문성 강화' 동시에 고려할 사안

[2010 신년특집] 분업 10년, 변화상과 과제-미비점과 보완책

기사입력 2010-01-05 15:48     최종수정 2010-01-06 14:18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약사회

의약분업이 제도적으로 시행이 되고 나서도 정작 그 제도시행의 의미는 정확히 제시되지 못하였다.
항생제 사용의 억제라든지 약제비 절감 등 한 두 가지 측면에서의 의미에 의존하여 이를 해석하려 하였고 그 본질적인 의미는 정확히 짚어지지 못하였다.

이렇게 분업의 본질이 제대로 설명되고 평가되지 못한 사실이 현재까지 정책적 지향을 분명히 정리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의약분업의 의미는 그것이 제도적으로 세계에서 최초로 시행되던 시기의 그것과 같은 것일 수도 없다. 사회 전체의 성격이 이미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약분업의 논의를 하고자 한다면 그 전체를 아우르는 본질의 문제를 결코 생략할 수 없다.

근대적 의학 서비스 이행 촉진

의약분업은 의사와 약사라는 직업이 근대적인 직업으로 출현하게 된 시기의 시대성격을 배경으로 한다. 근대적 직업으로서의 의ㆍ약사는 전통적인 의ㆍ약사와 달리 대학 교육을 받은 전문직이라는 측면이다.

전통적인 의사는 환자의 병을 고치거나 고통을 경감시키고 그 대가로서 환자로부터 재화를 이전 받는다. 하지만 근대이후의 의사는 그가 학문적으로 정당화된 치료를 성실히 했다는 사실만으로 공적으로 조달된 비용을 지급받는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전- 근대의 본질적인 차이를 의미하는데 전통의학이 ‘주관적 治療感’에 기반하는 반면 현대 의학은 ‘과학적이고 표준화된 치료 자체’에 기반 한다. 의약분업은 이러한 치료의 패러다임의 전근대성을 지양하고 근대적 의-약사 서비스로의 이행을 촉진하는 중요한 제도적 계기가 된다.

정보 공유로 업무 소통에 초점

그렇다면 의약분업은 어떤 기전으로 이러한 근대성을 촉진하는가? 그것은 첫째, 치료정보의 하나로서 처방 정보가 약사와 공유되고 환자에게 공개된다는 것. 그것은 또한 간접적으로 타 의사와의 정보의 공유까지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확장된 정보의 공유는 환자의 임상적 치료감보다는 그것이 과학적으로 타당하고 최선의 치료방식인가에 근거하여 상호적인 업무의 소통을 하게 된다.

두 번째의  기전은 치료의 성과와 의ㆍ약사의 보수를 연계시키는  전근대성의 청산이다. 전통적인 의학에서는 의사가 치료를 위하여 어떤 수단을 사용하였는지 따지지 않았다.

의사의 보수는 받은 보수에서 사용한 재료비를 빼면 되는 것이었고 따라서 어떤 치료재료를 사용하는가가 의사의 보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의사가 치료를 할 때는 언제나 자신의 보수를 생각하고 어떤 치료방식을 선택할 것인가 환자의 지불능력은 어느 정도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근대적 패러다임에서 의사는 자신의 보수와 무관하게 치료재료를 환자의 치료적 필요에 의해서만 선택하고 의사의 보수는 오직 그의 시간과 노력의 투입에 의해서 평가되고 보상되는 방식으로 바뀐다.

의약분업은 이렇게 특정한 약을 사용하는 여부에 따라서 의사의 수입이 달라지는 전근대적 패러다임의 종료를 가져오는 기전이다. 어떤 치료재료를 쓰던 의사의 보수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의약분업의 제도원리이다. 세 번째는 분업을 통한 전문성의 강화와 그것을 통한 의ㆍ약사 서비스의 질적 제고이다.

한 사람이 진단부터 처방과 시술, 처방과 조제 그리고 그 처방의 검토나 타 기관의 치료영향까지 다 관리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추고 업데이트해야 할 뿐 아니라 설사 그렇게 한다 해도 그의 업무의 효율성을 매우 떨어져 몇 명의 환자를 보지도 못할뿐더러 자신의 체력마저 고갈시킬 것이다.

성분명처방 시행 ‘불가피’

의약분업은 아직도 자리 찾기가 진행 중이며  제도적인 개선점은 보다 분명한 자리 찾기에 맞추어져야한다. 의약분업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약사의 역할과 정부의 역할이라고 본다. 2차 DUR이 시행시점에 있지만 이런 제도적 방안은 어디까지나 보완이며 약사가 환자의 약복용을 ‘내 환자이고 내가 책임져야하는 약 사용’이라는 의식 하에서 정보의 검색과 적극적인 복약지도와 발언, 의사와의 대화를 수행하여야 한다. 또한 처방과 의사의 보수를 연계시키는 관행이 조기에 종식되지 않는 한은 성분명 처방의 시행 역시 불기피하다. 또한 약의 선택과 비용의 선택에서 환자의 철저한 소외 역시 개선되어야 한다. 환자는 치료의 과정에서 자신이 이해하고 참여할 권리, 감당할 수 있는 선택의 권한을 되찾아야 한다.

의약분업이 촉진할 것으로 기대되는 근대적 의ㆍ약사 서비스에 모든 사회구성원이 다 동의하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항생제, 스테로이드의 남용, 불필요한 약물의 과다사용, 중복 투약, 병용금기, 질병 금기 약의 부주의한 사용, 의사의 보수를 늘리기 위한 약의 과다사용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점이 사회적 합의로 형성되어 있는 한 의약분업은 성분명 처방, DUR 등의 제도적 방안과 의약사의 전문성 강화 및 업무의 질적 제고와 함께 강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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