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정바이오 “애플은 창고에서 시작했지만, 신약개발은 불가능하다”
천병년 대표, 민간 최초 신약클러스터와 랩클라우드로 제2의 모더나 육성 목표
입력 2023.05.25 06:00 수정 2023.05.2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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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바이오신약클러스터는 신약개발 과정의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우수한 아이디어와 열정이 있는  벤처·스타트업들에게 우정바이오신약클러스터는 신약개발 성공의 발판이 될 것이다.”

우정바이오 천병년 대표.©우정바이오

우정바이오는 민간기업 최초로 신약개발에 필요한 첨단 시설과 서비스를 한데 모았다. 2021년 10월 경기도 화성시 동탄2 테크노밸리에 개소한 우정바이오신약클러스터(우신클)가 그것이다. 우신클은 정부가 글로벌 바이오 원천연구 및 공공인프라 지원을 위해 마련한 생명공학연구원과 우위를 가리기 어려울 만큼 뛰어난 시설이다. 

한국바이오협회 회원사인 우정바이오는 우신클을 통해 협회와 함께 바이오 벤처·스타트업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우정바이오는 우신클 개소 후 2022년 매출 469억원 기록, 안정적인 사업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약업닷컴(약업신문)은 경기 화성시 우정바이오 본사에서 최근 천 대표를 만나 우신클의 경쟁력과 향후 비전에 대해 들었다.

우정바이오신약클러스터 소개 부탁드린다.

우정무역을 통해 사업할 당시, 미국과 유럽 등 신약개발 선진국에 구축된 신약 클러스터와 공유 실험실, 상업화와 연계된 신약개발 생태계가 국내에도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꼈다. 민간기업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필생의 꿈이었고, 국내 신약개발 벤처·스타트업의 성장과 바이오헬스산업 발전에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 온힘을 다했다.

우신클은 지하 6층부터 지상 15층까지 연면적 2만3000(7000평) 이상의 대규모 연구개발 복합단지다. 우정바이오는 우신클을 통해 △랩클라우드(Lab Cloud) △비임상 CRO △분석평가(안전성·유효성) 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다.

신약개발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특히 신약개발과 같은 고도의 규제 산업은 연구, 임상, 법률, 특허, 투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해야 성공할 수 있다. 우신클은 ‘오픈 이노베이션 스마트 바이오 연구 플랫폼’을 모토로 연구개발에서 사업화까지 다양한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목표로 삼고 있다.

유망한 기술과 역량을 가졌음에도 막대한 초기 자본이 필요한 신약개발 분야 특성상에 사라지는 기업을 무수히 봤다. 우신클을 통해 국내 신약개발 벤처·스타트업의 성장과 바이오헬스산업이 발전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신약개발 벤처·스타트업이 우신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우신클은 신약개발 벤처·스타트업에게 최신의 시험장비, 동물실험 서비스, IND 진입에서 큰 이점을 줄 수 있다. 신약개발 스타트업 3곳 중 1곳은 1년을 넘기지 못하며, 나머지 1곳도 5년을 버티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는 신속한 결과 도출 및 데이터 확보를 통해 초기 투자와 시리즈 A 투자 단계로 진입하지 못한 결과다.

우신클은 민간 클러스터 특성상 신속성이란 큰 강점이 있다. 신속한 전임상시험을 통해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IND에 진입하는 시기도 앞당길 수 있다. 이는 곧 투자유치와 직결되고 생존율과 신약개발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다.

보스턴 랩 센트럴을 모티브로 랩클라우드를 구상했다고 들었다. 랩클라우드 소개 부탁드린다.

미국이 신약개발 강국이 된 것은 활발한 오픈이노베이션과 신약개발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국내도 이러한 환경 조성이 절실하다고 느껴 보스턴의 랩 센트럴을 모티브로 국내 환경에 최적화한 랩클라우드를 구축하게 됐다.

랩클라우드는 연구에 필수적인 실험실과 장비와 같은 인프라를 비롯, 사무실을 제공한다. 특히 랩클라우드는 벤처·스타트업의 인큐베이팅부터 엑셀러레이팅에 필요한 프로그램까지 제공해 창업, 오픈이노베이션, 상업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랩클라우드는 큰 초기 비용이 필요한 신약개발에 나선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돼 줄 것으로 확신한다.

우신클 랩클라우드 전경.©약업신문
랩클라우드 내 분석실에서 연구원이 분석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다. ©약업신문
랩클라우드에는 연구개발에 필요한 여러 기기 및 분석실이 구축돼 있다.©약업신문

랩클라우드를 이용할 수 있는 자격이나 절차가 궁금하다.

신약개발 또는 관련 기술 및 사업을 하는 기업은 모두 가능하다. 현재 랩클라우드 입주기업을 모집하고 있고 약 30개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초기 인큐베이팅, 동물실험, 오픈이노베이션이 필요한 기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입주기업에겐 입주 멤버십 혜택을 부여해 연구·시설 인프라 이용, 경영·투자·특허 분야 1:1 멘토링, 투자설명회 개최 및 VC 투자 연계 지원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실제 우신클에 입주 또는 서비스를 이용받은 기업들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입주 기업 중에는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해 12월 시리즈B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동아에스티에 면역항암 신약후보물질 기술을 이전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계약 규모가 2000억원에 달한다. 또한 뉴로비스, 유스바이오글로벌, 메디픽 등도 벤처캐피털 투자유치 및 글로벌 진출 등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우신클 시험 서비스를 이용한 한 기업 중에는 신약후보물질의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프리 A 투자유치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또 다른 기업은 시험 결과를 근거로 창업, 최근 TIPS 국책연구과제 선정과 벤처캐피털의 투자도 유치했다.

신약 성공에서 비임상시험의 중요성은.

모더나의 창업자인 로버트 랭거(Robert Langer) 교수는 신약개발의 성공 조건으로 신약후보물질의 신속한 효력 확인과 기술사업화 단계로 진입할 수 있는 동물실험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비임상시험의 데이터는 신약 성공의 1차적 근거며, IND를 비롯 최종 NDA/BLA 단계에서도 품목허가에 매우 중요한 근거 자료로 사용된다. 비임상시험은 신약개발의 기둥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엄격해지는 신약개발 규정과 성공 불확실성은 우수한 비임상시험 데이터의 가치를 더 높이고 있다. 실제 투자유치와 글로벌 라이선싱 딜에서 비임상시험 단계의 데이터가 주요 결정사항으로 작용한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우신클 최첨단 실험동물센터 비바쉐어 전경. 케이스 내 마우스 모델이 사육 중이며 약 1만 마리 규모다.©우정바이오

신약개발 기업이 FDA, EMA 승인을 위해 국제적 유명 기관을 선호한다고 들었다. 우정바이오만의 경쟁력은 무엇인지.

우신클에서 시행된 비임상시험 데이터는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신뢰받을 수 있다고 본다. 

현재 국내 기관들의 수준이 국제 기관에 버금갈 만큼 발전했고, 특히 우정바이오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상회할 수 있도록 최첨단 시설과 관리 규정 준수, 국제 인증에 총력을 기울였다.

우정바이오는 국내외 동물실험 관련 인증을 획득, 글로벌 규제에 부합한 시설과 관리체계를 구축했다.©약업신문

우신클에는 대규모 최첨단 실험동물센터(비바쉐어)를 구축하고 AAALAC(국제실험동물관리평가인증협회)로부터 완전 인증(Full Accreditation), 식품의약품안전처의 KELAF(우수동물실험시설) 인증, GLP(우수실험실관리기준) 인증을 받아 국내외 규제에 부합하도록 했다. 

최근 신약이 탄생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위한 Germ-free(무균연구시설) 시설과 더불어 감염병 연구가 가능한 민간 최초의 ABL-3(생물안전 3등급) 시설 등이 구축돼 있다.

또한 우신클에선 수의사로 구성된 전임상시험 전문팀이 맞춤형 시험 디자인 설계와 퀄리티 높은 유효성, 안전성 평가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항암, 대사, 면역, 퇴행성 질환 등 다양한 분야 연구활동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분석센터에는 전문분석장비 LC-MS/MS, NMR, SPR, ELISA 등 최신 장비가  갖춰져 있다.

우정바이오는 실험동물센터 비바쉐어의 신뢰성 보장을 위해 영상 촬영을 하고 있다.©약업신문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린다.

우정바이오는 국내 기업이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역동적인 신약개발 생태계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국내 벤처·스타트업이 글로벌 빅파마로 성장하고,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이 탄생할 수 있도록 지원해, 궁극적으로 한국이 국제 바이오헬스산업의 강대국으로 발전하는 데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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