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협‧치협‧약사회‧조산협 줄줄이 타결…한의협 ‘눈물’, 의협 ‘고성’ 끝 결렬
병협 1.6%‧치협 2.5%‧약사회 3.6% 인상률 책정
의협‧개원의협 “공단 재정운영위 수가협상 결렬 의도적 조장” 규탄
입력 2022.06.01 09:53 수정 2022.06.02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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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병원협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조산협회가 오전 6시20여분부터 8시 30분까지 연달아 수가협상에 타결했다. 반면 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의사협회는 협상에 난항을 겪으며 결국 결렬을 선언했다. 좌훈정 대한일반과의사회장은 협상 과정 중간에 “이럴거면 차라리 일방적으로 통보하라”며 고성을 지르며 재정운영위원회를 직격하기도 했다. 결국 의사협회와 대한개원의협의회는 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의도적으로 결렬을 조장했다며 공동으로 공단을 규탄하고 나섰다. 한의사협회는 모든 보건정책에 한의계는 소외되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병원협회 수가협상단은 법정시한을 넘긴 6월1일 오전 6시27분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7번째 협상에서 3년만에 타결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이에 따라 수가협상에 참여한 보건의료 공급자단체 중 첫 타결 주자가 됐다. 인상률은 1.6%로 확인됐다. 

송재찬 단장은 “많은 아쉬움은 있지만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어서 타결에 합의했다”며 “저희나 공단 양측 모두 3년 연속 결렬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꼈고, 앞으로 제도개선을 위한 인식을 같이 하고 그에 대해 적극적으로 가입자와 소통해나가기 위해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건강보험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하는 점도 공단이 공감했고, 병원계가 요구하는 사항들에 대해서도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회원들에게 “협상단 대표로서 기대한 결과를 받지 못해 죄송하다”며 장기적으로 병원이 원하는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개선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 타결 주자는 오전 8시20분에 타결을 선언한 치과의사협회다. 치협 마경화 단장은 “이렇게 타결 여부를 늦게 결정하기는 처음이다. 여태까지 한것과는 양상이 다른 수가협상이었다”며 “어떤 숫자가 나와도 만족하지 못하겠지만 2년 연속 결렬을 통해 보이지 않은 불이익을 많이 받아온 터라 이번에는 ‘실익’에 포커스를 맞추고 사인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원래 원했던 숫자와 격차가 큰 만큼 내일부터 회원들한테 혼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치협의 수가 인상률은 2.5%다. 
 
 
세 번째 타결 주인공인 약사회 박영달 단장은 오전 8시27분 협상을 마친 후 “전체 요양기관들이 코로나19에서 공단에서 파악한 손실보상금이 3조9,000억원이며, 이 중 약국으로 지급된 보상금은 0.1%인 39억원으로 약국이 많이 소외된 셈이다. 실제로 약국의 손실피해가 0.1%만 있는 건 아니지만 잣대가 엄격해 약국에서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없었다”며 “약국의 특성상 다른 유형과 달리 새로운 상대가치나 방역 관련 백신주사 등을 통해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매커니즘이 없다. 또 처방전 수는 2019년 5억1,000만건에서 지난해 4억1,000만건으로 크게 줄었다. 이런 현실에서 수가협상을 통해 회원들한테 적절한 보상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밴드가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수고한 보건의료인들에게 적정한 분배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런 과정에서 이 시간까지 나름 노력했지만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수고한 회원들한테 충분한 보상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환산지수만 가지고서는 약사의 가치, 조제수가를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신상대가치를 개발해서 재정절감에 기여할 수 있고 약사여건 가치와 국민건강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공단과 의견 나눴다”고 말했다. 약사회는 이번 타결에 따라 3.6%의 수가 인상률을 적용받게 된다.  

마지막 타결 단체인 대한조산협회의 김옥경 회장은 오전 8시33분 협상 타결 직후 “작년부터 올해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병원이나 조산원이 굉장히 고생했다. 올해는 어떻게든 협상을 통해 보상을 하려고 늦은 시간까지 기다렸지만, 밴드 수치가 너무 적었던 탓에 지금까지 기다리다 만족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마무리했다. 모두 고생많으셨다”고 인사했다.  

반면 협상 과정 내내 무거운 표정으로 심상찮은 분위기를 드러낸 한의사협회와 의사협회는 결국 ‘결렬’ 선언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다.
 
결렬 선언 후 잠시 눈물을 보이기도 한 한의협 이진호 단장은 오전 8시55분 “한의계의 현실이 조금이나마 전달되고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안타깝게도 결렬됐다. 수가협상단장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협상 과정도, 결과도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 협상이었다. 원칙이 공통되게 적용되는 것이 아닌 답을 먼저 정해놓은 후 거기에 필요한 SGR 연구를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모순을 보게 됐다. 서로 거론했던 수치들은 현재 한의계 상황을 감안하면 가당치도 않은 수치다. 그래서 수가협상 내내 환산지수보다는 전체적인 보건정책에서 한의가 소외됐던 점들의 개선을 요구했다. 줄기차게 외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단장은 “거의 모든 한의사가 시행하고 있는 기계를 활용한 물리치료에 대한 급여 적용을 보건복지부는 몇 년째 손놓고 외면하고 있다”며 “각종 건강보험 시범사업들, 상병수당,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장애인주치의, 만성질환관리, 재활의료기관시범사업 다 빠져있다. 적용시켜달라. 보장성 강화도 적용시켜 달라. 수가협상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의협은 김동석 단장과 이필수 회장 등 협회 관계자들이 함께 결렬을 선언하며 ‘2023년도 의원유형 수가협상 결렬을 의도적으로 조장한 공단 재정운영위원회를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김 단장은 “의협은 협상 테이블에서 의원급이 타 유형보다 진료비 인상률이 높은 요인은 초음파 급여화 등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기인한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이에 코로나19 사태에서도 환자 진료에 매진한 의원급 의료기관의 희생과 높은 직원 고용율, 최근의 높은 임금 및 물가인상률을 반영해 수가인상률을 제시해 줄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협의 정당한 요청은 철저히 묵살됐고, 공단 재정운영위는 단지 진료비 증가율이높다는 이유만으로 어떠한 객관적 근거나 명분도 없는 2.1%를 수가인상률이라고 일방적으로 최종 통보해 결렬을 조장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한없이 가라앉고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 경영에 또다시 찬물을 끼얹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공단 재정운영위가 이번에 제시한 인상률은 유형별 계약이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인 바, 과연 공단 재정운영위가 국민과 의료계 위에 군림하려는 위원회인지 그 역할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며 분노를 넘어 모멸감마저 들 지경”이라고 일갈했다.
 
 
이에 따라 의협은 다음 단계인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향해 합리적 수준의 수가 결정과 수가결정구조의 합리적 개선을 요구했다. 협상을 결렬한 한의협과 의협의 수가 인상은 복지부 건정심에서 심의·의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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