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정맥류는 미용적 불편에 그치지 않고 무거움·부종·피부 궤양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성 질환이지만, 치료 기술이 빠르게 진화한 덕분에 외래 30분 내 해결 가능한 시대가 열렸다. 그럼에도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는 여전히 100년 역사를 지닌 경화요법(sclerotherapy)이다. 글로벌 시자조사업체 아미마크(IMARC)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하지 정맥류 시술 중 약 70 %가 경화요법으로 이뤄지고 있다
경화요법, 시장의 ‘스테디셀러’가 된 이유
경화요법은 손상된 정맥에 소듐 테트라데실 황산염(STS) 등 경화제를 주사해 내벽을 화학적으로 손상시킨 뒤 압박 요법으로 폐쇄·흡수시키는 방식이다. 미국 UCSF Health는 ‘다리에 나타나는 정맥·모세혈관 이상을 개선하는 가장 흔한 치료’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시술 간소함 △비용 효율성 △유연한 적용성 등 때문인데, 경화요법은 국소마취가 필요 없고 주사기·경화제·탄력 밴드 정도만 있으면 된다. 또한, 고가의 레이저·고주파 장비가 필요 없어 개발도상국에서도 접근성이 높다. 아울러 거미정맥 같은 표재정맥부터 근막 아래 굵은 정맥, 정맥 기형까지 폭넓게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국내외 가이드라인은 2 mm 이하 표재정맥에 1차 치료로 권고하며, 최근에는 기포(foam) 경화요법이 약물과 공기를 혼합해 약물 체류 시간을 늘리고 치료 성공률을 80 % 이상으로 높였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기술 진화에도 변치 않는 ‘퍼스트 라인’
레이저·고주파 등 열 폐쇄(ablation) 기법은 크게 각광받고 있다. 고주파(RFA)와 레이저(EVLA) 모두 95 % 이상의 정맥 폐쇄율을 보이며, 최근 메타분석에서는 RFA가 장기 폐쇄율과 합병증 면에서 근소하게 앞선다는 결과도 제시됐다.
10년 추적 연구에서도 EVLA는 재발률 5 % 이하로 안정적 장기 성적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경화요법이 ‘시장 1위’를 지키는 이유는 명확하다.
특히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국가·영역에선 비용이 치료 선택의 ‘3대 변수’(효과·안전성·비용) 중 우선순위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경화요법 → 필요 시 열 폐쇄 보강”이라는 단계적(hybrid) 치료 모델이 여전히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수술·보존 요법의 현재 위치
전통적 정맥 결찰·스트리핑 수술은 굵은 복재정맥(>10 mm) 추적 시 여전히 고려되지만, 회복 기간·흉터 부담으로 점차 열 폐쇄술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대신 미세 정맥 절제술(phlebectomy)을 경화요법과 병용해 미용적 결과를 높이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한편, 의료용 압박 스타킹은 모든 단계에서 기본 처방이다. 하지 근육펌프 작용을 보조해 통증·부종을 완화하고, 시술 후 재발률을 의미 있게 낮춘다는 근거가 축적됐다.
글로벌 시장 동향과 R&D 포인트
IMARC·SkyQuest 등 시장조사업체는 하지 정맥류 치료 시장을 연평균 6 % 이상 성장하는 ‘블루오션’으로 평가한다.
경화요법이 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열 폐쇄술은 기술 고도화·소형화로 빠르게 격차를 좁히는 중이다. 나노레이저, 1940 nm급 고출력 레이저, 마이크로파·스팀·접착제(ablation without heat) 기술 등도 상용화 단계에 올라섰다.
미 FDA·유럽 CE 인증 흐름을 보면, ‘시술 시간 단축’과 ‘통증 최소화’가 핵심 키워드다. 국내에서는 환자맞춤형 압박복, 초음파 가이던스 자동주입 시스템 등 주변기기 스타트업이 활발한 투자 유치를 받고 있다.
의료 기술 발전은 ‘더 빠르고 안전한’ 새로운 치료법을 끊임없이 내놓지만, 경화요법은 여전히 글로벌 퍼스트 라인으로 굳건하다. ‘가장 오래된 것이 가장 새로운 것’이라는 투자 격언처럼, 저비용·고효율이라는 본질적 가치는 시간이 지나도 유효하다. 다만 정맥 크기·해부학·환자 선호도에 따라 맞춤형 치료 설계가 환자 만족도와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높인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향후 인공지능 기반 초음파 이미지 분석, 로봇보조 카테터 시스템이 상용화되면 ‘정맥 지도’를 실시간으로 그려 경화제와 레이저를 정밀하게 혼합·투여하는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하지 정맥류 치료 시장은 ‘100년 스테디셀러’와 ‘신흥 테크놀로지’가 공존하며, 웰에이징 산업의 또 다른 성장 드라이버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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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정맥류는 미용적 불편에 그치지 않고 무거움·부종·피부 궤양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성 질환이지만, 치료 기술이 빠르게 진화한 덕분에 외래 30분 내 해결 가능한 시대가 열렸다. 그럼에도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는 여전히 100년 역사를 지닌 경화요법(sclerotherapy)이다. 글로벌 시자조사업체 아미마크(IMARC)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하지 정맥류 시술 중 약 70 %가 경화요법으로 이뤄지고 있다
경화요법, 시장의 ‘스테디셀러’가 된 이유
경화요법은 손상된 정맥에 소듐 테트라데실 황산염(STS) 등 경화제를 주사해 내벽을 화학적으로 손상시킨 뒤 압박 요법으로 폐쇄·흡수시키는 방식이다. 미국 UCSF Health는 ‘다리에 나타나는 정맥·모세혈관 이상을 개선하는 가장 흔한 치료’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시술 간소함 △비용 효율성 △유연한 적용성 등 때문인데, 경화요법은 국소마취가 필요 없고 주사기·경화제·탄력 밴드 정도만 있으면 된다. 또한, 고가의 레이저·고주파 장비가 필요 없어 개발도상국에서도 접근성이 높다. 아울러 거미정맥 같은 표재정맥부터 근막 아래 굵은 정맥, 정맥 기형까지 폭넓게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국내외 가이드라인은 2 mm 이하 표재정맥에 1차 치료로 권고하며, 최근에는 기포(foam) 경화요법이 약물과 공기를 혼합해 약물 체류 시간을 늘리고 치료 성공률을 80 % 이상으로 높였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기술 진화에도 변치 않는 ‘퍼스트 라인’
레이저·고주파 등 열 폐쇄(ablation) 기법은 크게 각광받고 있다. 고주파(RFA)와 레이저(EVLA) 모두 95 % 이상의 정맥 폐쇄율을 보이며, 최근 메타분석에서는 RFA가 장기 폐쇄율과 합병증 면에서 근소하게 앞선다는 결과도 제시됐다.
10년 추적 연구에서도 EVLA는 재발률 5 % 이하로 안정적 장기 성적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경화요법이 ‘시장 1위’를 지키는 이유는 명확하다.
특히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국가·영역에선 비용이 치료 선택의 ‘3대 변수’(효과·안전성·비용) 중 우선순위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경화요법 → 필요 시 열 폐쇄 보강”이라는 단계적(hybrid) 치료 모델이 여전히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수술·보존 요법의 현재 위치
전통적 정맥 결찰·스트리핑 수술은 굵은 복재정맥(>10 mm) 추적 시 여전히 고려되지만, 회복 기간·흉터 부담으로 점차 열 폐쇄술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대신 미세 정맥 절제술(phlebectomy)을 경화요법과 병용해 미용적 결과를 높이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한편, 의료용 압박 스타킹은 모든 단계에서 기본 처방이다. 하지 근육펌프 작용을 보조해 통증·부종을 완화하고, 시술 후 재발률을 의미 있게 낮춘다는 근거가 축적됐다.
글로벌 시장 동향과 R&D 포인트
IMARC·SkyQuest 등 시장조사업체는 하지 정맥류 치료 시장을 연평균 6 % 이상 성장하는 ‘블루오션’으로 평가한다.
경화요법이 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열 폐쇄술은 기술 고도화·소형화로 빠르게 격차를 좁히는 중이다. 나노레이저, 1940 nm급 고출력 레이저, 마이크로파·스팀·접착제(ablation without heat) 기술 등도 상용화 단계에 올라섰다.
미 FDA·유럽 CE 인증 흐름을 보면, ‘시술 시간 단축’과 ‘통증 최소화’가 핵심 키워드다. 국내에서는 환자맞춤형 압박복, 초음파 가이던스 자동주입 시스템 등 주변기기 스타트업이 활발한 투자 유치를 받고 있다.
의료 기술 발전은 ‘더 빠르고 안전한’ 새로운 치료법을 끊임없이 내놓지만, 경화요법은 여전히 글로벌 퍼스트 라인으로 굳건하다. ‘가장 오래된 것이 가장 새로운 것’이라는 투자 격언처럼, 저비용·고효율이라는 본질적 가치는 시간이 지나도 유효하다. 다만 정맥 크기·해부학·환자 선호도에 따라 맞춤형 치료 설계가 환자 만족도와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높인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향후 인공지능 기반 초음파 이미지 분석, 로봇보조 카테터 시스템이 상용화되면 ‘정맥 지도’를 실시간으로 그려 경화제와 레이저를 정밀하게 혼합·투여하는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하지 정맥류 치료 시장은 ‘100년 스테디셀러’와 ‘신흥 테크놀로지’가 공존하며, 웰에이징 산업의 또 다른 성장 드라이버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