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두카누맙, 위약대비 적정선 도달 못해 치료효과 미지수”

FDA 자문위원들 승인 반대…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효과 없는 치료제’는 최악”

기사입력 2021-06-16 06:00     최종수정 2021-06-16 06:54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이 치매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치료한다는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제시한 가운데 임상적으로 근거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아두카누맙의 FDA 승인 과정에 참여한 자문위원들은 베타아밀로이드 감소량이 위약군 대비 적정선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재차 FDA의 승인에 반대하는 의견을 표했다. 지난 3월에는 미국 FDA 자문위윈회 소속인 의사 3명이 의료협회지 JAMA에 아두카누맙의 효용성을 비판한 기고문을 올리면서 논란이 가속화됐다. 

FDA가 아두카누맙이 직접적으로 환자의 인지능력을 높이는 것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아밀로이드 플라그를 제거할 수 있는 지를 증명하는 조건으로 승인을 허가했지만 바이오젠의 임상결과는 이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바이오젠은 아두카누맙의 임상 3상에서는 실질적으로 이 약물이 치료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지만 발표한 임상 결과를 뒤집고 추가적인 임상 자료를 제출해 FDA의 조건부 승인을 받아냈다. 바이오젠은 임상 발표를 번복하면서 임상 3상에서 고용량 투여군이 대조군에 비해 임상치매척도(CDR-SB)로 평가한 치매 증상이 약 22% 만큼 완화됐다는 점을 들어 근거로 제시했다.

임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전문의들의 반박에도 FDA가 아두카누맙의 시판을 승인하자 이에 유감을 표하며 자문위원들이 연달아 사퇴했다. 지난 10일 자문위원이었던 데이빗 노프만 박사와 워싱턴 대학의 조엘 펄무터 박사가 사퇴한 데 이어 하버드 의과대학의 아론 케셀하임 교수도 자문위원직을 내려놨다.  

아론 케셀하임 교수는 사퇴에 앞서 지난 3월 JAMA에 기고문을 올린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그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나쁜 것은 효과가 없는 의약품을 내놓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아두카누맙은 매우 높은 가격으로 판매될 것이며 다른 곳에 쓰여질 자원이 낭비되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바이오젠은 현재 아두카누맙의 판매가격을 1회당 4312달러(약 480만원)로 책정했다. 연간 1인당 투여비용으로 계산했을 때 5만 6000달러, 한화로 6200만원 정도다. 병원에서 받는 정맥주사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외 비용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또 한 명의 자문위원회 소속인 전문의 케일럽 알렉산더 박사는 “FDA가 찬성 입장에서 내놓은 주된 주장의 근거는 치매 치료에 아직까지 ‘충족되지 못한 의료 수요’였다. 충족되지 않은 니즈(needs)는 중요한 상황적 요인일 뿐 임상적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현재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가운데 신경전달 물질을 타겟으로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제는 도네피질,리바스티그민 등으로 그 시장규모만 하더라도 30억달러(약 3조원) 이상이다.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치매 치료분야에서 치매에 근본적인 치료방법을 제시한다는 아두카누맙은 치매환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대안으로 다가온다. 

아두카누맙과 같이 현재까지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기전을 이용한 개발연구는 계속해서 시도돼왔다. 바피네주맙(화이자-존슨앤드존슨) 솔라네주맙(일라이 릴리) 베루베세스타트(MSD) 등 항아밀로이드 항체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은 이어져 왔으나 최종 관문을 넘지 못하고 번번이 무산됐다.

굴지의 다국적기업에서도 베타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삼은 치료제 개발에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포기를 선언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한 때 알츠하이머 연구 분야에서 견고하게 지지 받아온 ‘베타아밀로이드 증폭 가설’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이견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논박을 떠나 베타아밀로이드는 현재까지 유력하게 지목되는 원인물질일 뿐 손상된 뇌세포를 되돌릴 수 있는 근본적인 치매의 치료법을 두고 확실하게 밝혀진 원인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의료 전문가도 에두맙의 연구 결과가 명백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을지노원 신경과 김병건 교수는 “아두카누맙은 아밀로이드를 타겟으로 치매 진행 자체를 늦추는 기전을 내세운 치료제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방식”이라며 “아두카누맙을 사용해 아밀로이드 물질이 줄어들어도 그것이 치매 치료로 이어질 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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