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산업, 증거 중심서 ‘데이터 기반’으로 패러다임 변화

진단·치료 등에서 의사결정 보조 솔루션 및 공급자 역할 수행

기사입력 2020-08-03 06:00     최종수정 2020-08-03 07:10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의료 산업 패러다임이 다수의 환자에게 입증된 누적된 통계적 치료법을 우선 적용하는 ‘표준화된 증거 중심 의학’에서 통합된 대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데이터 기반 의료’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최근 발간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의 월간 이슈리포트 No. 73에서는 ‘인공지능의 혁신 특성과 한국 스타트업 사례 연구’를 주제로 한 강송희 선임연구원의 기고가 게재됐다.

한국은 1970년 이후 OECD 국가 중 기대 수명이 가장 획기적으로 개선된 터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 영향 요인 중에서는 교육·소득 수준의 증가, 생활·위생 환경의 개선 뿐 아니라 보건 의료 시스템 및 정책의 획기적인 개선이 주목받았다.

하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전 세계 평균보다 3배 이상 빠른 고령화 속도, 2015~2020년 합계출산율 기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이는 초고령화·저출산 시대로 돌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의료비 지출을 포함한 노년부양비의 부담이 급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데다, 그 짐을 짊어질 주체가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 생산인구 감소에 따른 저성장 추세, 제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로 인해 생산·노동환경이 변화하는 등 거시적인 사회경제적 제반 환경 변화의 방향성 또한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표준화된 증거 중심의 의학(Evidence-based Medicine) 패러다임도 함께 변화하고 있다. 환자마다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환경, 유전 요인과 질병 경력, 건강 생활 습관 등을 사전적으로 인지해 맞춤형 치료 및 복약 지도를 하는 맞춤 의학(Personalized Medicine), 나아가 분자 프로파일링 기술을 임상병리학에 도입한 정밀 의학(Precision Medicine)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예방 및 조기 관리 중심의 의료 체계 전환은 예방(Preventive), 예측(Predictive), 참여(Participatory), 맞춤(Personalized)의 4P 전략으로 디지털 기술을 중심으로 추진돼 의료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또 전통 의료사업 모델이 프로세스별로 분화, 연계됨으로써 맞춤 의료 기기(Point of Care), 원격의료·약국, 정밀의료·진단, 예방을 위한 건강관리 등의 새로운 니치가 생성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밀의료·진단 분야에서는 특히 제 3차 병원 중심으로 외국계 SW 기업, 국내 SW 및 통신기업, 스타트업의 인공지능 활용 의료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데이터와 관련해서는 관계부처, 공공기관, 유관 학계, 의료계, 전문가, 창업가를 아우르는 보건의료빅데이터 추진단을 통해 2017년부터 다양한 데이터를 표준화, 연계, 비식별화하는 기술 과제를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의료 산업에서의 진단 행위는 의료 기기로부터 생성된 의료영상, 생체 신호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학적 지식과 임상 경험에 근거한 의료진의 판단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이러한 의학적 판단의 대부분은 의료진의 지식과 경험, 임상 환경에 의존적이고, 따라서 의료진 간의 판단 일치도 뿐 아니라, 동일 의료진의 판단에 대한 일관성이 높지 않은 문제가 있다.

또한 의료 기기의 보급 및 검사 건수의 증가에 비해 의료진의 수가 부족하여 갈수록 의료진의 판독 부담이 가중되고 있으며, 따라서 의료 서비스의 표준적인 품질 관리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각 진단의 영역에서 숙련도가 높은 전문의 수는 수요에 비해서 늘 모자라며, 공간적으로는 지방이나 섬 등의 외지, 시간적으로는 심야나 주말 등의 수요에 대해서 대응을 하지 못하는 한계 또한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개별 증례에 기초한 근거 중심 의학이 통합된 대량의 데이터에 기초한 데이터 기반의 의료로 변화해 가고 있다.

일례로 진단을 보조하는 의료 인공지능 솔루션이 개발 중이며, 대량의 판독 데이터를 인공지능 모델에 학습시켜 의료진의 일관되고 정확한 의학적 판단을 지원한다. 또 소프트웨어 의료 기기로서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없이 의료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품질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을 향상시킨다.

이 같은 기술적 역량은 기술 기회가 높고 결합적인 지식기반의 알고리즘을 활용해 기술·도메인 전문성을 갖고 데이터를 확보한 후, 모방이 어렵고 복잡도가 높은 상세 모델링에 전문화된 의료영상 인공지능 기술이 핵심적이라 할 수 있다.

즉, 대량의 의료 데이터에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검진, 진단, 치료 등의 여러 영역에서 의사결정 보조 솔루션 개발 및 공급자로 자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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