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세대 ClearRT 래디잭트 X9. 사진=고대안암병원
최근 들어 대학병원들이 과감한 혁신과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의료장비 보강 등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의료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 기존의 단점을 줄이고,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찾는 환자들도 늘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국내 최초로 5세대 ClearRT 래디잭트 X9 방사선 암 치료기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고대안암병원이 새로 도입한 5세대 ClearRT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동 인공 지능을 탑재한 기술로 가장 진보한 방사선치료장비다. 국내에서는 최초, 아시아에서는 7번째로 도입됐다. 병원에 따르면 지난 2월 7일 두경부암 환자가 이 장비로 첫 치료를 받았다.
5세대 ClearRT는 기존 모든 방사선치료기에서 사용하는 Cone Beam CT(CBCT)로 촬영한 영상이 아닌, Fan-beam CT로 촬영한 영상을 사용한다. 세계 최초로 도입한 Fan-beam CT는 저선량으로 고해상도의 영상을 보다 빠른 시간 내 획득한다. CBCT에 비해 해부학적으로 정확하며, 이미지 왜곡을 최소화해 보다 선명하고 균일성 있는 영상을 제공한다는 게 병원 설명이다.
영상획득시간 역시 이전에 비해 약 4배 빨라졌다. 영상획득시간의 단축은 치료에 필요한 총 치료시간도 줄였다. 치료시간이 짧아진 만큼 치료 중 환자의 움직임이 줄어 암 조직에만 집중적인 방사선 조사가 가능해졌고, 방사선량 전달 오차를 최소화할 수 있어 정상조직에 조사되는 방사선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병원은 강조했다.
일반 방사선 치료기보다 스캔 길이도 약 3배 이상 길다. 일반적인 방사선 치료기는 최대 40cm를 스캔할 수 있는 반면 5세대 ClearRT는 약 135cm를 스캔할 수 있다.
이남권 방사선종양학과 과장은 “5세대 ClearRT는 개별 환자에 맞춘 최적의 치료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방사선 암 치료기”라며 “최소의 선량으로 최상의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더 정확하고 정밀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 중입자치료센터에 설치된 입자가속기. 사진=연세의료원
연세대학교의료원은 올해 상반기 꿈의 암 치료라고 불리는 중입자치료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암 환자가 중입자치료를 받기 위해 해외 원정을 떠날 경우 소요되는 비용은 1억~2억원 수준이다. 이제 수 천만원에 치료가 가능할 전망이다.
중입자치료기는 중입자(탄소원자)를 빛의 70% 속도로 가속한 뒤 암환자 종양에 조사하는 방식이다. 중입자가 암에 닿는 순간 강력한 방사선 에너지를 방출해 암세포 DNA를 없앤다. 이때 암세포 주변 정상세포는 거의 파괴되지 않는다. 중입자는 양성자보다 질량이 12배 가량 무겁기 때문에 암세포에 전달되는 충격의 강도 역시 크다.
무거운 원자를 가속화해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큰 시설이 필요하다. 병원은 지하 50m 아래 직경 20m의 가속회로를 놓고 고정 치료실 1곳과 회전 치료실 2곳을 마련했다. 회전 치료실은 360도 회전하며 중입자를 조사하기 때문에 어느 방향에서든 환자 암세포에 집중 조사가 가능하다. 장비 도입에만 1500억원, 센터 건축 비용까지 더하면 3000억원을 투입했다
회당 치료 시간은 1~2분 가량이다. 통증도 없어 치료 후 바로 귀가할 수 있다. 특히 회전 치료실 2곳 보유는 연세의료원이 최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중입자치료가 가능한 병원은 10여 곳에 불과한데 회전형은 일본 2곳, 독일 1곳이며 3곳이며 모두 1대씩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Artis Q Ceiling System. 사진=한림대동탄성심병원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최근 전세계 최초로 소화기내과 전용 혈관조영장비를 도입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에서는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과 여러 종류의 초음파내시경 유도하 중재술을 시행 중이다. 이에 고난도 초음파내시경 중재술을 더욱 활성화하고 환자의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소화기내과 전용 혈관조영장비를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소화기내과에서 고난도 내시경 중재술을 위해 혈관조영장비를 영상의학과와 같이 사용하는 경우가 일부 있었지만 소화기내과에서만 사용하는 사례는 처음이다.
이번에 도입한 고성능 혈관조영장비 ‘Artis Q Ceiling System’은 내시경과 X-ray 촬영이 동시에 가능하다. 병원에 따르면 기존 장비보다 영상 처리 및 획득 시간이 빨라서 촬영 및 시술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6만5000가지의 색으로 3D 영상을 구현해, 뛰어난 고해상도의 영상품질을 다양한 각도에서 확인할 수 있어 정확한 시술이 가능하다.
방사선량도 최소로 줄였다. 환자의 체격을 확인한 뒤 최적의 선량을 계산해 매우 적은 방사선량으로 정확하고 안전하게 검사를 할 수 있다. 정교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적용한 어플리케이션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과 시술이 가능하다.
박세우 소화기내과 교수는 “고난도 초음파내시경 유도하 중재술 시 표적 장기 혹은 담관 및 췌관을 더욱 정밀하게 관찰해 합병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은 암이나 유전성질환 맞춤형 정밀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신형 유전자 진단기기를 도입했으며, 강동경희대학교병원은 기존 Revolution CT 장비를 Revolution APEX로 업그레이드했다고 전했다. 또 조선대학교병원은 최신 초정밀 혈관조영장비를 도입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한 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한 대학병원들의 과감한 투자와 노력들은 의료 질 향상 및 경쟁력 강화로 부추겨 환자들에게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