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정리' 필요한 약대생 실무실습…병원마다 제각각

약대교수·병원약사 등 현장 전문가 '통합적 기준 마련'에 한목소리

기사입력 2020-05-23 06:00     최종수정 2020-05-23 08:33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6년제 약대생의 실무실습을 위해 의료기관에서 저마다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어느 기관이든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표준 기준' 마련이 절실하다는데 의견이 모였다.

지난 22일 서울대병원 약제부가 개최한 'Pharmacist Leadership 1차 포럼'에서는 약학대학 통합 6년제 개편에 따른 의료기관 실습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서울대 약학대학 오정미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6년제 학제 개편에 따라 전문지식이 아닌 핵심역량 함량을 위한 실무교육으로의 개편이 필요하다"면서 "지속적이고 안정적 실무실습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실무실습 교육기관과 약대의 연계 시스템을 구축하며, 교육 질 향상을 위한 질 지표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는 약대의 의료기관 실무실습 현장 약사들의 체험을 기반으로 한 현행 실무실습 진단이 이뤄졌다. 

영남대병원 박소영 약제부장은 "프리셉터(실무실습 교육 약사)로 활동할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실무담당 약사의 교육 부담이 크다"며 "프리셉터 역량강화 교육과 연수 기회를 확대하고, 웹사이트 등 프리셉터의 사례를 공유할 수 있는 정기적 교류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기관마다 실습비 및 실습비 운영의 차이도 크다. 일테면 대학에서 실무교육비 지불 방법도 병원으로 지급하거나, 프리셉터에게 지급하거나, 약제부로 지급하는 등 제각각"이라며 "프리셉터 개별 지도료 지급 규정의 지정을 비롯해 학교부속병원/비부속병원 대학실습비 표준안, 대학 실습비 사용 가이드라인 등 교육비 금액의 표준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소영 약제부장은 "실습기관을 소속 학교로 실습생으로만 배치해 학교의 연장선처럼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실습기관에 기수별 각 학교 실습생이 골고루 섞이도록 배치해 '선-후배'가 아닌 '프리셉터-실습생'이라는 공적 관계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근무지 무단이탈, 실습 시 휴대폰 사용금지 등 실습 전 기본태도 교육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서울대병원 약제부 김영애 약사는 "실습 프리셉터 입장에서는 학생들이 원하는 실습과 프리셉터가 가능한 범위에서 괴리가 발생한다"면서 "약대생들은 임상 업무를 하고 싶어하지만, 상급종합병원 특성상 복잡한 중증환자와 팀의료가 고도로 활성화돼 있어 학생 역할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에 필수실습과 심화실습 병원의 역할분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약사업무와 병행하는 프리셉터가 학교마다 다른 진도를 고려하면서 실습하기 어려워 학교 차원의 보완책이 필요하고, 2013년 발간된 실무실습 프리셉터 매뉴얼도 학교·병원 현 상황을 반영해 개정해야 한다"며 "병원약사 근무환경과 적절한 처우를 고려해 프리셉터 경력을 인정하는 스페셜티 부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약사는 "실습 프로그램을 짜는 코디네이터 입장에서는 학교-병원이 1:1 개별적으로 진행하다보니 필수/심화 인원 및 프로그램 등 전체 실습 수요·공급 파악이 불가능해 조정이 어렵다"며 "조율·진행과정에서 각 학교마다 반복적 업무로 행정력이 낭비되는 만큼 온라인 프로그램을 신설하거나 주무기관을 신설하는 등 전체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의대 약대 심미경 교수는 "병원마다 사정이 달라 쉽지는 않겠지만 실습기간을 통일했으면 좋겠다"며 "기간 차이로 4주가 비면서 실무실습기간에 다른 일을 하지 못하고 노는 일도 발생하는데 개별적으로도 실습 주기를 맞춰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 병원약사회 등에서 통합을 할 수 없는가" 물었다.

더불어 "프리셉터의 명단도 병원마다 다른 양식으로 개별적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어려운 작업이겠지만 이를 통합해 학교마다 제공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제안하기도 했다. 

서울대 약대 이주연 교수는 "한국약학교육협의회 실무실습위원회 2014년 백서에서는 의료기관 필수 실무실습 문제로 △학생수 대비 실습기관 부족 △실무실습 기관과의 연결·관리 부족 △학사일정과 실무실습 시행일정 조율 어려움 △실무실습 사이트(장소) 분배 어려움 △심화실무실습 참여 저조가 언급됐는데, 현재에도 이러한 문제를 그대로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약대 임상약학 전공 교수와 의료기관 실무실습 기관과의 실질적 협력이 필요하다"며 "부족한 실무실습 사이트와 의료기관 약료사이트를 개발하고, 의료기관 프리셉터의 약대 교육에의 참여, 학생인력 활용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온라인 포럼에서는 전국약학대학학생협회(전약협) 송현규 회장(강원대 약대)이 플로어 참여를 통해 통합과 소통을 강조하기도 했다.

송현규 회장은 "실습은 결국 임상약사나 병원약사로 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척도로, 교육에 대한 평가와 성취도, 개선방향에 대해 꾸준히 학생과 소통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실무실습 편차가 워낙 커서 잘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과제로 대체되거나 몇 시간 밖에 하지 않는 곳도 있다. 교육에 대해 강의만 진행하는 곳은 약대생들이 회의감을 주기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송 회장은 "심화실습이나 필수실습에 원하는 기관에 기회가 열리는 부분이 약하다"며 "필수실습을 진행했던 학생이 아니면 심화실습에 참여할 수 없다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임상약사, 전문약사로 역할을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필수 실습으로 마무리되는 것들이 아쉬움이 있었던 점도 많은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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