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에서의 약사, 장점 있지만 중요한건 '자기역량'"
진로설명회서 약사 역할 화두…'면허증'보다 '사회성' 강조도
입력 2019.09.09 06:00 수정 2019.09.09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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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로서 제약사에 입사하는 것은 어떤 이점이 있을까?'ㅡ 약대생들의 질문에, 현장의 선배들은 '분명 이점이 있다'고 답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중요한건 '자기 역량'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7일 이대 삼성교육문화관에서 열린 'PPL 제5회 제약설명회'에서는 제약계 각 분야의 연사를 통해 현장에서의 경험을 공유하고 제약진로를 준비하는 약대생에 대한 조언의 자리가 마련됐다.

채민정 BML 대표
BML(Bio Marketiong Lab) 채민정 대표는 "회사를 다니면 자신의 업에 대해 스스로 정해 일해야 한다"며 "같은 업무라도 넓다면 매우 넓고, 좁다면 한없이 좁아진다. 우리의 일(제약 마케팅)은 항상 다른 부서와 협력해야하기 때문에 일의 범위가 매우 모호한데, 일의 정의를 넓게할 수록 내 일이 되고, 남의 일로 둘수록 무임승차(free ride)되기 쉽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자신과 제품을 파는 일이기 때문에 프리젠테이션 스킬은 말할 것도 없이 중요하다"며 "보스로 모셨던 분들은 사적으로 만나면 내성적인 분들이 많았지만 무대에 서면 마케팅을 잘 했다. 성격보다 노력이 작용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채민정 대표는 약사로서 마케팅 PM이 될 때의 장점도 있다고 언급했다. 채 대표는 "학부 때 배운 많은 것들이 연관돼 있기 때문에 강점이 많다"며 "(제약사에 입사한 약대생이) 제약사에서의 커리어는 없겠지만, 약리학, 약물 등 모든 것이 관련있고 제약사는 R&D에서 개발된 약을 판매하기 때문에 마케팅은 개발자-판매자 중간에서 역할아하는 만큼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애보트 임윤아 상무는 "BD(사업개발) 부서는 마케팅이 할만한 먹거리를 분석해 가져오는 일을 한다"며 "지금 우리에게 어떤 먹거리가 있는지, 향후 어떤 먹거리를 가져올지, 어디에서 찾아올지 등을 결정하기 때문에 모든 부서와 협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본사 차원에서 개발하고 있는 제품, 기존 글로벌 지사에 있지만 국내에 없는 제품 등을, 외부로부터는 임상시험계획 승인리스트, 개별 제약사 제안 및 애보트로의 직접 컨텍, 특허마뇰 리스트 등을 확인해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한다는 것.

임윤아 한국애보트 상무
임 상무는 "BD를 위해서는 '비지니스에 대한 감각과 배고픔'이 필요하다. 누가 뭘 시켜서 일을 하면 이미 늦었기 때문에 본인이 주도적으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며 "다만 BD는 내부적으로 입사 이후 어느정도 필요한 경험을 쌓은뒤 가능하고 채용인원이 제한적이므로 바로 들어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임윤아 상무는 제약 진로를 생각하는 약대생들에게 영업 업무를 추천하기도 했다.

임 상무는 "거의 대부분의 제약사는 부서구조나 인력규모 때문에라도 신입사원으로 영업사원을 많이 뽑는다. 입사 가능성을 따져서라도 영업은 반드시 하거나 가능한 하기를 권한다"며 "일부 안좋은 일이 전부 사라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제약분야 영업은 본인이 생각하는 스타일의 영업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어느정도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약학전공자로서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약국에서 근무했던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하기도 했다.

임 상무는 "약대생으로 (제약사 근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물었는데, 약국에서 근무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면서 "9개월간 약국에서 경험한 업무가 제약사에서 처음 마케팅을 맡았을 때 경쟁력을 유지하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 경우 약국에서 근무하기 전까지 약사 면허가 있음에도 약 제형 구분을 헷갈렸는데, 약국 경험으로 환자를 직접 만나면서 다양한 치료군 영역에서 다양한 의약품을 직접 알 기회가 중요했다"며 "(제약사 업무에서) 어떤 제품이나 대상군이 나올 때에 큰 윤곽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박종덕 코오롱제약 개발본부장
코오롱제약 박종덕 개발본부장은 제약업계 약사의 기능을 인정하면서도, 근본적으로 인성을 강조하며 '제약사'라는 조직에 녹아들 것을 조언했다.

박 본부장은 약대생들에게 "약사가 의약품 개발에서 왜 필요할까?"라고 물으면서 "약효나 약의 정확한 효능과 독성, 부작용 등은 다른 직역에서도 가능하고, 이상사례 예측은 의사가 더 잘한다. 정확한 사용방법·효능확인은 약제학을 통해 공통적으로 배우고 있다"고 운을 띄었다.

이어 "약사법에서는 의약품이 제대로 개발·생산돼 퀄리티를 담보하는 문서화(Validation)작업을 하는 기능을 약사가 하도록 하고 있다"며 "약사의 역할은 제조 과정에서 재현성을 보고 항상 똑같은 결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전문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다만 현재 약사들이 회사를 다니면서 상위집단처럼 있으면서 지시하는 입장이 되고 회사사고를 못하고 커뮤니케이션을 못하는 부분이 있어 약사법에서 정해놓은 직무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며 "그래서 약사들이 환영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제약사에서는 분명 밸리데이션으로써의 약사 업무를 필요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 한편 인성을 갖고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야한다는 것이다.

박종덕 본부장은 "제약사에서 왜 약사가 필요한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약사를 다니면서 약사로서 기능을 갖고 있다는 것도 중요하고, 이런 직무를 봉사적 입장으로 일을 하면 좀더 제약사에서 환영받고 산업계에서 환영받는 약사가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약대생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약사 면허증'에 자부심을 갖지 말고, '가치'에 자부심을 갖고 활동하길 바란다"며 "자부심과 인성을 갖고 제약사라는 조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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